백투더퓨처 더 게임 시즌 피날레

게임라이프/소감 2011. 6. 28. 14:40 Posted by 페이비안
어릴 적 가장 좋아했던 영화 시리즈는 스타 워즈도 아니고 인디아나 존스도 아닌 Back to the Future 시리즈였다. 거짓말 좀 보태서 해적판 비디오, 정품 비디오, 케이블 방송 등등을 합해서 각 편마다 한 100번 정도는 본 거 같다. (특히 1편) 물 건너 유니버설 스투디오를 처음 구경 갔을 때에도 백투더퓨처 촬영 세트(확실하진 않지만 아마도 레플리카?)에 제일 감동했고, 드로리안을 타는 느낌을 주는 어트랙션이 아직 오픈하지 않았었다는 것이 가장 원통했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 자체가 가진 매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크리스토퍼 로이드나 마이클 J 폭스가 연기한 캐릭터들이 유쾌하고 매력적이었고, 거기에 각 시대별로 어레인지되는 마을과 사람들의 모습이 신기하고 재밌었기 때문이었던 거 같다. 물론 이야기 자체도 세 번이나 비슷한 내용이 변주됨에도 그 좌충우돌하는 전개가 흥미진진한 것도 있었고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야말로 미국적이고, 헐리웃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소년이 열광하기 무척 적합한, 그저 유쾌하고 발랄하고 행복한 별세계 이야기.

 
다만 백투더퓨처와 관련된 게임은 한번도 접해보지 않았는데, 워낙에 망작들이 대부분이라 한국까지 넘어오지도 못한 것 같고, 이번에 에피소드 형식으로 나온 백투더퓨처 더 게임은 원숭이섬 시리즈의 최신작을 꽤나 괜찮은 퀄리티로 뽑아낸 텔테일에서 만든 작품이라 처음부터 꽤 기대를 했었다.

첫번째 시즌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OUTATIME을 어제 막 마치고 난 소감으로는, 기대 그 이상이었다. 영화 플롯과 무대 그 자체가 텔테일 스타일 어드벤처에 딱 맞게 어울린다고 할까. 시대별로 나름의 특징을 압축하고 있는, 의도적으로 하나의 세트처럼 보이는 공간적 배경인 Hill Velly도 그렇고, 하나의 행동이 의도하지 않은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고 그걸 수습하느라 분주한 Marty McFly의 이야기도 그렇다. (참고로, 게임은 영화 3편 이후 (거의 직후)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아주 맨 처음은 1편의 회상씬 비슷하긴 하지만...)


20년 이상 지난 영화의 그 모든 디테일들이 거의 완벽하게 재현되어 있다는 점에서 뭐랄까 '정품' 마크 같은 걸 붙여주고 싶은 이런 게임에 그래픽이 어떻고 사운드가 어떻고 하는 것은 별 의미는 없을 거 같고, 소시적에 빨간 자켓과 체크 남방, 청바지에 나이키 신발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컴비네이션이라고 믿었었던 그대들 중에서 아직 이 게임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꼭 권하고 싶다.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바로 꼭 그대로의 세상에서 또 다른 새롭고 멋진 이야기가 20년 만에 당신을 만나길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PS. 마티의 목소리는 마이클 J. 폭스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맡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면 아마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의 연기를 보여준다.

PS2. 마이클 J. 폭스 목소리의 특별 출연은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멋진 보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