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개봉한 에피소드 III, 시스의 복수를 끝으로 영화로서의 스타 워즈는 공식적으로 종결되었다. 지난 20년 동안은 언젠가 다음 편 스타 워즈 영화가 개봉될 것이라는 사실 하나 만으로 스타 워즈와 관련 상품들은 팬들의 기대감과 주목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이러한 시대가 끝난 것이다. 게다가 우연의 일치일지 몰라도 스타 워즈를 기반으로 한 훌륭한 게임 시리즈들도 조용히 스러져갔다.

에피소드 I과 함께 화려하게 등장했던 레이서 시리즈는 잊혀졌고, 제다이 나이트 시리즈도 퇴장하였으며, X-윙의 전설은 2003년에 발매한 로그 스쿼드론 III와 함께 끝났다. 게다가 KOTOR III의 등장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남은 것은 갤럭시 시리즈의 몇몇 확장팩들, 그다지 언급할 가치도 없는, 영화에 끼워 팔고자 했던 타이-인 타이틀들, 제다이 어쎄신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름을 가진 게임을 비롯한 휴대폰 게임들 몇 개, 이식작 몇 편, 그리고 배틀프론트 II 정도였고, 이들 외에 오리지널 타이틀이 딱 두 개 있었다.

그 중 하나였던 리퍼블릭 코맨도 (Republic Commando)는 나름 괜찮은 수준의 팀 기반 슈팅 게임이었며, 에이도스와 공동으로 제작한 다른 하나로 개발 발표 때부터 그저 아이들이나 가지고 놀 만한 귀엽고 단순한 게임으로 치부되었던 게임이 있었다. 특히나 툼레이더 시리즈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던 시기의 에이도스라는 이름은 누구에게도 큰 설레임을 주진 못했고, 따라서 이 게임의 소식을 들은 많은 이들은 스타 워즈의 이름값을 가지고 단순히 돈벌이를 할 목적의 게임이 하나 더 등장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레고 스타워즈는 모든 이의 예상을 뒤엎는 훌륭한 게임이었다. 퍼즐, 플랫폼, 그리고 라이트세이버까지 스타 워즈 팬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모든 것이 담긴 이 게임은 아이들이 하기에도 적합하지만 어른이 하기에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수준의 난이도와 함께, 스타 워즈의 세계관을 재치있고 유쾌하게 살짝 틀어주는 전개로 개발자들 자체가 스타 워즈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작품이었다. 그들은 팬들에게 있어 스타 워즈가 어떤 의미인지를 잘 알고 있었고, 존 윌리엄즈의 장엄한 음악은 이 게임이 '진짜' 스타워즈 게임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에피소드 1,2,3에 등장하는 50명이 넘는 캐릭터들은 각자 독특한 능력을 지니고 있었고 게임 진행 중 원하는 대로 또는 필요에 따라 바꿔주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그 독특한 매력으로 레고 스타 워즈는 팬들에게 깜짝 선물이 되었으며, 이 게임에서 획득한 캐릭터들은 나중에 나오게 되는 레고 스타 워즈 II: 더 오리지널 트릴로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

더더욱 놀랍게도, 스타 워즈를 기반으로 한 세 번째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엠파이어 엣 워(Empire at War) 역시 매우 괜찮은 작품이 되었다. 개발사인 페트로글리프 게임즈(Petroglyph Games)는 과거 커맨드 & 컨쿼 개발에 참여한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들의 경험이 엠파이어 엣 워에 고스란히 녹아든 것이다. 비록 이 게임이 완벽한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드디어 스타 워즈 팬들은 자신들이 조작할 수 있는 데스 스타와 스타 디스트로이어가 등장하는 제대로 된 전략 게임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어서 스타 워즈: 리셀 얼라이언스(Star Wars: Lethal Alliance)가 DS와 PSP로 등장하였지만 지루한 액션으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고, 2007년에는 루카스아츠가 PSP용 배틀프론트로 스타 워즈 관련 게임을 단 하나만 발매하지만 이 역시 금새 잊혀지는 게임이 되고 말았다.

좋든 싫든, 조지 루카스는 그가 1977년부터 구상해왔던 거대한 이야기를 이미 끝마쳤고, 스타 워즈와 관련된 게임들 역시 같은 길을 걷는 것처럼 보였다.

인상적인... 가장 인상적인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루카스가 만들어낸 우주 서사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거대한 스케일이었다. 따라서 더 많은 이야기의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었다.

요다와 베이더가 그들의 라이트세이버를 들고 소울칼리버 IV에 등장하였는데, 이는 스타 워즈 시리즈가 마스터즈 오브 테라스 카시라는 괴작 이후 최초로 격투 게임에 진출한 사례가 되었다.


요다와 베이더가 특정 콘솔에만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스타 워즈: 더 포스 언리쉬드(Star Wars: The Force Unleashed)의 주인공은 모든 버전의 소울 칼리버 IV에 출연한다. 2004년부터 슈퍼 우키 게임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다스 몰 시뮬레이션, 밀수업자, 용병, 현상금 사냥군 게임, 스카이워커 가문의 마지막 계승자 등등의 전개를 거치다 최종적으로 다스 베이더의 숨겨진 제자에 대한 이야기로 가닥을 잡은 포스 언리쉬드는 오리지널 삼부작과 새로운 삼부작 사이의 시간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포스 언리쉬드는 라이트세이버 액션은 물론 포스 파워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스타 워즈 게임 사상 가장 몰입감 높은 열린 세계를 구성하고자 한 게임이다. 모든 가정용 게임기 기종은 물론 DS, PSP, 아이폰, 엔게이지 등 포스 언리쉬드는 거의 모든 플랫폼에 걸쳐 등장한다. 애니매이션 클론 워즈의 개봉을 앞두고 발매되는 Wii용 클론 워즈: 라이트세이버 듀얼은 위모트로 라이트세이버를 재현하는 게임이 될 예정이며, DS용 클론 워즈: 제다이 얼라이언스는 협력 플레이가 강조된 게임이 될 예정이다.

영화 스타 워즈는 막을 내렸지만, 스타 워즈 관련 게임의 등장은 아직까지 멈출 계획이 없는 듯 하다. 배틀프론트 III가 2009년 3월 출시 예정이라는 소문이 있으며 2007년 E3에서는 오랫동안 소문으로만 들리던 바이오웨어의 스타워즈 MMORPG 게임에 대해 EA 회장 존 리치티엘로(John Riccitiello)의 발표가 있었다. 바로 구공화국의 기사단 온라인의 등장이 공식화된 것이다. 발매일이 미정임에도 불구하고, KOTORO는 이미 많은 팬들의 기대 1순위 게임이 되었다.

두 세대에 걸쳐 많은 이들이 제다이의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자랐고, 이로 인해 스타 워즈는 전세계적인 강력한 영향력을 얻게 되었다. 스카이워커 가의 이야기는 현실의 역사 만큼이나 잘 알려져 있으며, 우주선과 무기, 그리고 스타 워즈의 컨셉을 설명하기 위한 단어들은 일상 속의 어휘가 되었다. 우리는 스타 워즈를 단순한 영화가 아닌 우리 자신의 삶과 연결된 개인적인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스타 워즈의 많은 것들은 우리 각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것이 화려한 액션이든 아름다운 풍경이든, 닭살 돋는 대사나 박진감 넘치는 모험이든, 혹은 이 모든 것이든 말이다. 이로 인해 우리가 생각하는 스타 워즈와 다른 새로운 어떤 것이 등장할 경우, 우리는 즉시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심지어 이 새로운 것이 조지 루카스 본인이 만든 것이라고 해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스타 워즈 같은 대중 문화의 아이콘을 바탕으로 한 게임 제작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자체도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팬들이 잘 알고 있고 이해하는 스타 워즈의 세계를 정확히 구성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때로 스타 워즈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었던 마법과도 같은 혁신, 상상력 그리고 열정이 게임에서도 발현되는 경우가 있었다. 마이크 할리, 레리 홀랜드, 그리고 케이시 허드슨과 같은 게임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들은 그들 스스로가 스타 워즈의 팬이었으며, 팬으로서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하였다. 이러한 도전이 성공했을 때, 스타 워즈 게임은 영화와는 또 다른 특별한 순간을 창출할 수 있었다. 포스가 우리와 함께 하는 순간, 우리는 단지 몇 시간 동안이라도 은하계 저편 아주 오래전에 일어났던 이야기 속에 빠져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끝)

글: 러스 멕러린(Rus McLaughlin) / 번역: 페이비안 / 원문 게시일: 2008.9.10 / 출처: IGN Retro

* IGN.com으로부터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


PS1. 원문 게시일 이후의 이야기는 차후에 기회가 있을 때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PS2. 재밌게 읽으셨다면, 스타워즈 게임들에 대한 myrrh님의 회상 포스트 시리즈도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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