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스타워즈 갤럭시즈는 시작부터 평탄치 않았다. 며칠 연속 서버가 뻗어버리고, 렉과 코드 에러가 난무하는 상황에 서비스 센터까지 부재하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졌다. 게이머들이 온갖 버그를 뚫고 겨우 등록을 마친 뒤에나 방문할 수 있었던 게임 속 세계는 그 어떤 스타 워즈 게임과도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라이트세이버도 없고, 우주선도 없으며, 행성들도 별들도 없었다. 이상한 생물들의 힙합 춤을 지켜봐야 체력이 회복되는 어이없음에 더해, 숨겨진 포스 스킬들이 있지만 아무도 어떻게 하면 이를 얻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러한 포스 스킬을 얻기 위한 절차는 클래스에 따라 랜덤으로 정해지게 되고, 아주 운좋게 이러한 절차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게이머조차도 수 개월에 걸친 노가다를 해야만 해야만 겨우 포스를 얻을 수 있었다. 우주 여행은 게임 발매로부터 1년 뒤, 점프 투 라이트스피드 확장팩이 등장한 이후에나 가능해졌다. 갤럭시즈는 스타워즈의 하드코어 팬들에게는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었지만 그 외의 게이머들에게는 전혀 스타워즈스럽지 않은 게임으로 치부되었다. 


가입자수의 감소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SOE 회장 존 스메들리(John Smedley)는 2년차에 접어든 게임을 전체적으로 다시 갈아엎어 제다이를 초기부터 선택 가능한 직업으로 만드는 등 대대적인 수정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는 갤럭시즈를 그나마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플레이하던 유저들에게 배심감만을 안겨주는 결과를 낳았다. 갤럭시즈의 사용자는 계속해서 줄어들었고, 꾸준히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은 수정이 이루어지기 전 버전을 자체 서버에서 즐기는 식으로 명맥을 유지하였다. 2005년 일본 서버가 결국 문을 닫게 되자 많은 수의 일본 유저들은 텅 빈 미국 서버로 넘어가게 되었다.

루카스아츠는 이러한 상황에서 일찌감치 발을 빼고 다음 게임을 준비하고 있었다.

새로운 시대, 훌륭한 게임

바이오웨어가 네버윈터 나이츠의 개발을 마무리지을 무렵, 루카스아츠의 회장인 사이몬 제프리(Simon Jeffery)가 스타워즈를 기반으로 한 RPG 시리즈의 개발을 요청하고자 바이오웨어와 접촉한다. 바이오웨어에서는 케이시 허드슨(Casey Hudson)의 총괄 하에 영화의 시기로부터 4000년 전, 제다이가 그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을 배경으로 잡고 게임의 개발에 착수한다. 이는 스타 워즈의 분위기를 유지함과 동시에 영화에 기반한 원전과는 거리를 둠으로서 스토리 전개에 충분한 자유도를 얻고자 함이었는데, 제프리는 팀원들에게 필요할 경우 별 하나를 통째로 날리는 전개까지도 가능함을 거듭 강조했다.

스토리는 기억을 잃어버린 제다이(원래는 다스 레번(Darth Revan))가 그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여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플레이어의 선택이 게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매커니즘 중 하나로 부각되는데, 이는 루카스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선과 악 사이에서의 선택이라는 큰 주제의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바이오웨어의 개발진들은 그들의 게임을 통해 플레이어가 스타 워즈 영화와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만들고자 하였다. 자신이 내리는 선택에 따라 그 결과가 대화의 분기와 행동의 변화를 통해 드러나게 되는데, 제다이는 충돌을 피해갈 수도 있고, 시스 로드는 의도적으로 다툼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발더스 게이트의 전략성을 3D로 펼쳐지는 빠른 액션과 접목시킨 전투 시스템에도 이러한 선택의 영향이 반영되도록 구성되었다. 이는 바이오웨어에게 있어서도 새로운 도전이었는데, 이 게임이 그들의 첫번째 Xbox 개발 작품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척이나 대담한 도전이었다. 


갤럭시에 집중되었던 게이머들의 이목은 순식간에 스타 워즈: 구공화국의 기사단(Star Wars: Knights of the Old Republic: KOTOR)으로 넘어갔다. 스파 포지(Star Forge)에 대한 주도권을 건 레번과 그의 과거 제자였던 다스 말락(Darth Makak)의 이야기는 게임 디벨로퍼 초이스 어워드, BAFTAs, 인터렉티브 어치브먼트 어워즈 등 각종 게임 관련 상을 휩쓸었고, 많은 매체에서 올해의 게임으로 꼽히는 영광을 얻었다. KOTOR는 발매와 동시에 모든 게임들이 본받아야 할 전설적인 작품이 되었다.

사이몬 제프리는 루카스아츠의 전통에 따라, 다음 해에 KOTOR의 속편을 발매할 수 있기를 원했다.


그러나 바이오웨어의 생각은 달랐다. 그들은 라이센스 게임 대신 자사가 보유한 컨텐츠를 활용한 게임을 만들고자 했고, 이에 따라 KOTOR의 개발이 끝난 직후 제이드 엠파이어(Jade Empire)의 개발에 들어간 것이다. 대신 발더스 게이트를 만들던 중심 인물들이 회사를 나와 설립한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를 루카츠아츠에 추천하고, 이들이 2004년 구공화국의 기사단 II: 시스 로드(Knights of the Old Republic II: The Sith Lords)를 내놓게 된다. 바이오웨어에서는 KOTOR의 오딧세이 게임 엔진을 넘겨주고 옵시디언쪽 프로그래머들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지원하여 보다 넓고 훌륭한 세계 속에서 보다 다양한 선택권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하였다.

KOTOR가 이미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한없이 높여 놓은데다가, 빠듯한 개발 일정으로 인해 옵시디언은 상당한 부담감 속에서 작업을 진행해야 했지만, KOTOR II 역시 많은 매체에서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될 정도의 높은 평가를 받는 게임으로 만드는데 성공해 낸다. 이보다 3개월 앞서 발매된 스타 워즈: 배틀프론트는 KOTOR II의 그늘에 가려지는 감이 없지 않았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성과 스타워즈 시리즈를 아우르는 선택 옵션들로 인해 나름대로 괜찮은 평가와 함께 속편까지 기획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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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러스 멕러린(Rus McLaughlin) / 번역: 페이비안 / 원문 게시일: 2008.9.10 / 출처: IGN Retro

* IGN.com으로부터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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