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 특집: 지난 10년을 규정했던 10가지 비디오게임 트랜드 (7)
글: 레비 부케넌 (Levi Buchanan)


게임기 메이커 삼파전

2001년 마이크로스프트가 Xbox를 통해 소니의 PS2와 닌텐도 게임큐브가 양분하고 있던 시장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발표되었을 때, 많은 게이머들은 누군가는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여러 세대에 걸쳐 콘솔 게임 시장의 1위와 2위를 제외한 게임기는 결국 사업을 지탱할 마켓 셰어를 확보하지 못하고 쓸쓸하게 퇴장당했기 때문이다.

16비트 게임기 시장에서는 NEC의 터보그라픽스-16(PCFX-16)이, PS와 N64가 경쟁했던 시장에서는 세가 세턴이 이러한 희생양이었으며 다음 세대의 선두로 치고 나갔던 드림캐스트 또한 나중에 등장한 PS2와 당시 확정되지도 않았던 닌텐도의 새로운 시스템에 밀려난 바 있다. 따라서 PS2가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고수하고 있던 당시 시장에서도 새롭게 등장하는 MS를 포함하여 소니, 닌텐도, MS 중 누군가는 그러한 씁쓸함을 맛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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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놀랍게도, 이번에는 시장에서 세 종류의 기기가 어떠한 형태로든 모두 살아남았다. PS2는 전세계적으로 1억2천만대를 팔아치우며 돋보이는 일등 게임기로 자리매김한 반면, Xbox와 게임큐브는 각자 고유의 영역을 확보하며 근접한 차이로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콘솔 경쟁 자체는 PS2의 일방적인 승리였지만, 제작사들은 어떤 콘솔로 게임을 발매하든 일정 수준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비디오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세 종류의 콘솔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현 세대의 게임기 역시 이러한 게임기 메이커 삼파전 양상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이번에는 닌텐도 Wii와 Xbox360가 선두에 서고 PS3가 상당한 차이를 따라잡는 모양새가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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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종류의 콘솔이 공존하는 비디오 게임 시장 역시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발자 커뮤니티의 핵심 인물들 중 갓 오브 워의 개발자인 데이빗 자페(David Jaffe), 투 휴먼의 개발자인 데니스 드약(Danis Dyack)은 하나의 콘솔로 통합된 비디오 게임 시장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게임기 제작사들의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닌텐도는 Wii의 눈부신 성공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마당에 자신의 콘솔을 포기할리 만무하고, MS 역시 Xbox360을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로 정착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심으로, 그간의 행적을 비추어보건데 소니가 그러한 류의 주장에 수긍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최소한 다음 세대에 이르기까지는 게임기 메이커 삼파전의 트랜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출처: IGN

본문에서 소개된 하나의 콘솔에 대한 데이빗 자페의 글의 요지는, DVD도 그렇고, VHS도 그렇고, TV도 그렇고, 하나의 규격을 가지고 많은 하드웨어 제작사들이 콘솔을 만드는데 유독 비디오게임기는 그렇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라는 내용이더군요. 이 부분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들이 댓글로 달리면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고요. (데이빗 자페 글 보러가기)

개발자가 하나의 게임을 2-3개의 게임기에 맞게 포팅하느라 고생하는 대신, 하나의 콘솔을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 보다 창의적이고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그의 주장에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갑니다만, 닌텐도가 슈퍼패미컴으로 독점하던 시장을 생각해보면... 글쎄요. 쓰레기 같은 게임들의 양산에다가 최신 기술을 반영한 차세대 게임기 개발은 계속 뒤로 미루어졌으며, 게임 소프트웨어 제작사들과 불평등한 관계까지... 닌텐도가 그 당시에는 그다지 게이머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기업은 아니었죠.

다양한 기종의 게임기가 공존하는 시장과 하나의 게임기 규격으로 통일된 시장, 여러분은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