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 특집: 지난 10년을 규정했던 10가지 비디오게임 트랜드 (8)
글: 레비 부케넌 (Levi Buchanan)


서양 게임 개발사들의 부흥

1984년에 미국에서 비디오 게임 산업이 몰락한 이후, 비디오게임 개발의 중심은 일본으로 넘어갔다. 8비트 게임기의 시대에 미국에서 플레이되는 비디오게임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개발된 것이었으며, 따라서 전반적인 비디오게임의 성격 자체를 일본 개발사들이 결정하였다. 패미콤, 메가드라이브, 그리고 슈퍼패미컴용으로 수천개 이상의 게임들이 일본에서 개발되어 미국에서 현지화되어 발매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플레이스테이션의 시대에서도 전반적으로 유지되었으나, 이 시점부터 미국, 캐나다, 유럽의 개발사들이 하나 하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툼 레이더를 포함한, PS 세대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게임들 중 일부는 이러한 서양 개발사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영국에 기반을 둔 레어는 닌텐도의 든든한 우군이 되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인섬니악과 너티 독은 소니 진영에서도 비교적 큰 규모의 세컨드 파티 개발사로 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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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로고들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동양과 서양 개발사 간의 시소 게임은 PS2 시대에서도 지속되었다. PS2와 Xbox, 그리고 게임큐브의 세대에서 스포츠 게임들을 제외한 최다 판매 게임 1위와 2위는 서양 개발사들에 의해 개발된 것들로, 바로 번지의 헤일로와 락스타의 그란 테프트 오토 III이다. 작년 EA에 합병된 바이오웨어와 팬데믹은 상당히 비중 있는 개발사로 성장하였으며, 프랑스에서 시작된 유비소프트는 전 세계에 개발 스투디오를 갖춘, 게임 업계의 강력한 플레이어로 대두되었다.

이번 세대의 히트 게임들 역시 많은 수가 일본이 아닌 지역에서 개발되었다. 유비소프트의 어세신 크리드는 250만개가 팔렸으며, 바이오웨어의 캐나다 스투디오에서 개발된 매스 이펙트 역시 백만개 이상 판매되었다. 바이오쇼크 또한 이레셔널 게임즈(현재 2K 보스턴)에게 큰 성공을 가져다 주었다. 헤일로 3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슈퍼 마리오 갤럭시, 젤다, 브레인 에이지 등 닌텐도 Wii의 히트작들은 여전히 대부분 일본에서 (역주: 일본 중에서도 거의 닌텐도에서 ^^;; ) 개발되었으나, Wii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잡았던 서양 개발사들은 이제서야 Wii라는 하드에 대한 방만한 대응을 뉘우치고 열심히 닌텐도의 뒤를 따라잡으려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현 시점에 있어 게임 산업은 중심지는 더 이상 일본 만이 아니다. 비디오 게임 시장 자체의 큰 부분이 미국과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트랜드는 향후 10년동안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탈 기어 솔리드 4와 파이널 판타지 XIII 등 일본에서도 여전히 굵직한 작품들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무게 중심은 이미 기울어졌다.

이러한 트랜드의 배후에는 제작사의 막강한 자금력과 거대한 구매력을 갖춘 시장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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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Money, Money...


출처: IGN

그 옛날에는 서양 개발사에서 만든 비디오 게임들이 "양키 센스"라는 명칭하에 쫌 무시당하거나 희화화당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나루토의 게임화를 다른 곳도 아닌 유비소프트가 맡거나 하는 세상이 되었네요. ^^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매트릭스도 그 중 한 몫 했죠) 서양쪽도 동양의 Taste를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동양에서도 서양의 Style을 활용하여, 대단히 독특한 게임들 (크레이지 택시라던가 젯 셋 라디오 같은? 보통은 MGS가 대표적이겠지만... 한국에는 KUF가 있을까요?)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서양 문화와 동양 문화의 만남의 장으로서의 비디오게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S. 동양 문화의 대표를 하기에는 일본이 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만, 애니매이션과 게임을 위시한 대중적인 미디어로서 일본산 컨텐츠들의 상당한 영향력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거 같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뒤집을 수 있느냐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