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짱이성장일기 #5 - 벌써 한 달?!

가족과 친구들 2008. 4. 15. 13:36 Posted by 페이비안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지난 주말에 벌써 짱이가 태어난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태어났을 때 3.48kg에서 지금은 5.01kg으로 늘어나서 안으면 제법 묵직한 느낌이 듭니다. 볼이 통통해지고 회사에 출근할 때 보는 모습이랑 퇴근하고 보는 모습이 미묘하게 다를 정도로 하루하루 다르게 무럭무럭 커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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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한 달 기념으로 케익을 사서 조촐하게 집안 식구들끼리 파티를 했습니다. 짱이는 케익을 먹으려면 아직 한참 남아서 사실 어른들끼리 기분 낸 거긴 하지만, 짱이도 나름 평소에 15분 정도만 먹던 모유를 26분 정도 먹으면서 완전 기분좋게 배부른 시간을 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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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이 시간이 일단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엄마 모유 먹고 난 후에 트림 시키려고 안고 있으면 자기도 나름대로 팔을 벌려 아빠에게 착 달라붙어 잠드는 모습이 너무 귀여운데, 아마도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는 시간이 흐른 뒤에는 아빠가 한 번 안으려고 하면 징그럽다고 도망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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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이는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들 하나 하나가 엄마랑 아빠에게는 너무 재밌습니다. 울트라맨 포즈를 하고 자는 것도 웃기고, 엄마젖을 어쩌다가 놓치고 나서 엄마를 바라보는 억울한 표정도 너무 웃기고, 끄응~하는 소리와 함께 방구를 버버벙 뀌는 것도 재밌고, 울려고 하다가도 주변에 신기한게 있으면 울려는 이유를 까먹고 쳐다보는 것도, 그러다가 다시 울려던 이유가 생각하서 인상을 찌뿌리는 것도 너무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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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이 얼굴에 좁쌀 같은 게 나서 걱정, 모유 먹을 때 간혹 힘들어하면 걱정, 땀띠가 나는 것 같아서 걱정, 속이 안좋은 거 같아서 걱정, 더울 거 같아서 혹은 추울 거 같아서 걱정, 자다가 내는 소리에 걱정, 이런 저런 걱정을 하다가도 짱이가 이런 이쁜 짓 한 번 하면 만걱정, 만시름이 다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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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보는 게 너무 힘들거 같다 하시던 외할머니, 지금은 짱이 엄마의 가장 든든한 우군입니다. 짱이 엄마 말에 따르면, 혼자 있다가 장모님이 오시면 '천군만마를 얻은 거 같은 기분'이라고 하네요. ^^ 짱이도 할머니 품이 폭신폭신해서 참 좋아하는 거 같습니다. 평소에 왠만한 일에는 전혀 동요하지 않으시는 짱이 할아버지는 짱이를 안고 계시다가 짱이가 눈썹만 찡그려도 어쩔 줄을 몰라 하십니다. "얘를 더 뉘여야 되는거야, 아니면 더 세워야 되는거야?" 하시면서 당황하시는 모습이 너무 잘 어울리시는 거 같기도 합니다. ^^

멀리 미국에 있는 짱이 친할머니와 친할아버지와 매 주말 화상통화를 하고, 이메일을 쓰고, 전화를 해서 짱이가 어떻게 지냈는지 사소한 것 하나까지 이야기하면서, 떨어져 지낸 지난 10년을 다 더한 것 보다도 요새 서로의 안부를 묻고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더 많은 거 같습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고마운 존재일까요. 아이가 부모에게 고마운 존재일까요. 지금은 아이가 부모에게 더 고마운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래서 울 어머니, 아버지께, 그리고 장인어른과 장모님께
왠지 짠하고 고마운 생각이 드는 건 이상한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