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스파2는 확실히 전작보다 나아진 게임이었다. 모든 동작들이 새로 디자인되었으며, 음악도 리믹스되었고 콤보가 공식적인 게임플레이의 요소로 포함되었다. 반격기와 회복이 새롭게 등장하였으며, 가일과 달심의 살인적인 강력함에도 수정이 가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류나 켄 등 기존 캐릭터의 향상된 부분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새로운 캐릭터를 시도하기 꺼려했다. 새로운 캐릭터를 빼고 나면 사실 슈퍼 스파2는 하이퍼 파이팅에서 본질적으로 별로 달라진 점이 없는 게임으로 인식될 뿐이었다.

그러나 점차적으로 팬들은 새로운 캐릭터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으며 캐미와 페이 롱의 경우에는 특히나 더 많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스파III에 대한 열망도 다시금 피어올랐다. 그러나 캡콤 측은 스퍼 스파2를 급하게 발매하느라 원하던 업그레이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또 다른 스파II의 업그레이드를 예고했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이번 업그레이드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예상은 다시 빗나갔다. 스파2의 정점이라는 홍보와 함께 등장한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II 터보는 그 문구에 걸맞는 모습으로 세상에 등장한다. 드디어 모든 캐릭터들의 밸런스가 완벽에 가까워졌으며 하이퍼 모드와 함께 슈퍼 모드가 제공되었고 공중 콤보와 슈퍼 콤보가 가미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실제로 숨겨진 캐릭터가 포함되었다. Electronic Gaming Monthly의 예전 만우절 농담에서 착안된 이 캐릭터는 게이머가 동전 하나 만으로 혹은 퍼펙트 승부로 바이슨까지 도달할 경우, 잿빛의 도복을 입은 엄청난 격투가가 바이슨을 아주 가볍게 물리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후나미츠에 의해 디자인된 이 놀라운 캐릭터 아쿠마가 게이머의 최종 보스로 등장한다. 그는 류와 켄의 사부인 고우켄 (EGM의 농담이 현실이 되었다)의 사악한 형제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강력함으로 게이머의 도전욕을 불태웠다.

비슷비슷한 업그레이드 버전 중에서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II 터보는 단연 독보적인 존재이며, 현재까지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버전이기도 하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이제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프랜차이즈가 되었다. 아케이드와 가정용 이식작들이 각종 매체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게임상들을 휩쓸었으며 동전을 넣어 플레이하는 아케이드 게임 역사 상 가장 많이 팔린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 토너먼트를 통해 다이고 우메하라나 알렉스 벨 같은 초절정 고수들이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드코어 게임계에서 뿐만 아니라, 이제는 시대의 아이콘이 된 캐릭터들은 포켓 퍼즐 파이터, 카지노 게임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였고 그 밖의 많은 게임들에 카메오로 등장하였다. 장 클로드 반담이 가일로 등장하는 스트리트 파이터 영화는 그닥 뛰어나지 않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1억 달러의 돈을 벌어들였다. 북미와 일본에서 스트리트 파이터를 소재로 다양한 애니매이션이 등장했으며 장난감, 카드 등의 관련 상품도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게임 시장에서 스파2의 입지는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영화를 바탕으로 만든 실사 게임은 스파 시리즈라기 보다는 모탈 컴벳에 가까운 느낌이었지만 정작 모탈 컴벳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잔인함은 없는 밋밋한 게임이었으며 다크스토커즈, 클레이파이터, 길티 기어, 이터널 챔피언즈, 프라이멀 레이지, 라이즈 오브 로봇, 엑스맨, 드래곤볼 Z, 이누야샤, 건담 등등 무수히 많은 격투 게임들의 홍수 속에 명함도 제대로 내밀지 못한 채 사라져 버렸다. 버추어 파이터의 실험적인 시도 이후, 대전 격투 게임은 철권, 소울 엣지, 소울 칼리버, 그리고 데드 오어 얼라이브 등과 함께 3D 환경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혁신을 가져다 주는 시리즈가 더 이상 아니었다. 반대로, 새로운 버전을 빠르게 자주 만들어야 하는 제작환경으로 인해, 스파2 팀을 이루던 절반 이상의 인원이 캡콤을 그만두고 SNK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계속...)

글: 러스 맥러힌 / 번역: 페이비안 / 원문 게시일: 2009.2.16 / 원문 링크: IGN Retro

* IGN.com으로부터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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