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 비평 블로그인 Critical Distance에 매주 올라오는, 게임 비평글 모음 This Week in Videogame Blogging 시리즈를 (거의...) 실시간으로 번역 연재하는 서양 비디오게임 블로그 소식, 세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주에는 설 연휴로 인해 조금 늦게 올려드리게 된 점 죄송합니다. ^^;

이 번역 연재는 게임은 그저 뇌 비우고 하는 단순 유희에 불과하다는 편견에 대한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의 저항이고요, 개인적인 취미이자 스터디 겸, 국내 게임 업계 관련 분들에게 하나의 읽을 거리 및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드리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이트 관리자에게 정식으로 번역 허가를 받았고요. 제 부족한 실력으로 인해 이해에 실패한 내용에 대해서는 발번역 이하의 퀄리티가 나올 수도 있음을 감안해 주세요. 번역 오류나 관심 가는 링크에 대한 코맨트를 댓글로 달아주시면, 오류는 잽싸게 수정하고 관심글에 대해서는 요약 혹은 전문 번역으로 소개해 드립니다.

읽으시는 분들 각각 마음에 와닿는 부분들을 발견하시길 기원하면서, 이하 전문 번역 나갑니다.

원문: This Week in Videogame Blogging: January 22nd / 출처: Critical Distance

이번 주에도 TWIVGB의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먼저 브래드 갈라웨이(Brad Gallaway)의, 무급으로 게임 저널리스트로 일하는 것에 대한 (존 워커의 글을 포함한) 최근의 의견들에 대한 반론을 소개해 드립니다. 갈라웨이에 따르면, 무급 포지션은 "노동을 통한 지분 참여(sweat equity)"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하네요.


리뷰어나 기자 자리의 수는 그 자리를 원하는 사람들 수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공급은 너무 많고 수요는 충분치 않기 때문에, 전세계적 모라토리엄이라도 발생하지 않는 이상 무급으로라도 글을 기고하고자 하는 사람들(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


게임들을 산업의 관점 쪽으로 기울게 하는 법률 패러다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그렉 라스토카(Greg Lastowka)는 마인크래프트가 어떻게 지적재산권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이론 상으로는, 더 크고 더 경험 많은 개발 스투디오들이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을 수 년 전에 생각해냈어야 한다. 그렇지 못했던 이유는, 내 생각으로는,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지적 재산권이라는 문화와 논리에 너무 깊이 경도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적 재산권이라는 단어 자체가, 개발자가 컨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플레이어는 이를 소비해야 한다는 강한 고정관념을 심어주고 있다는 뜻이다.


카피레프트를 비롯한 페어 유즈 이슈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난 주 있었던 반-SOPA/PIPA 운동에 연계하여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이슨 존슨(Jason Johnson)은 킬 스크린에 왜 그가 그 엄청난 난이도로 틈새 장르를 성립하여 매니아 슈팅이라고도 불리우는 탄막지옥 게임들의 "보랏빛 비"를 마시는지에 대한 고찰을 올렸습니다.


게임이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더욱 매력적이다. 노멀 난이도로 플레이하는 건 대단히 시시한 일처럼 느껴져서, 하품이 나올 정도이다. 난이도를 조금 올리면 몰려오던 졸음이 명상하는 느낌으로 변해 간다. 난이도를 더 올렸다가는 얼굴이 일그러지고 말겠지. 거기 이르기 전, 그 어딘가에 완벽한 균형이 있을 것이지만, 난 오히려 완벽하게 압도당하기를 원한다. 게임을 한계까지 밀어붙인 그 곳에 도달하기를, 그래서 화면에 탄환이 하나라도 더 추가된다면 피하는 것이 불가능해져 버리는,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이패드를 내려놓고 "흐아!"라고 말하는 것 밖에 없는 지경에 다다르고 싶다. 내가 게임에서 승리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게임에 대한 경외감은 오히려 점점 더 사라져갈 것이다. 



물론 어떤 플레이어 커뮤니티에서는 난이도 그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매티 브라이스(Mattie Brice)는 "하드코어"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 불필요한 복잡성이나 소년 문화를 지양하고 다른 종류의 "난이도" 패러다임을 추구하는 플레이어들에게 진입 장벽을 만드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게임 쪽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싸워가고 있는 이러한 반동은, 게임 문화 전반에 있어 전문적인 기술의 추상이나 모의가 아닌, 다른 경험들에 가치를 두는 것에 대한 저항과 유사하다. 각 진영을 구성하는 인구 계층도 크게 다르지 않다. 비디오 게임은 아동으로서 소년들의 놀이 방식에서 발견되는 테마와 기술들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스타일과는 다른 특성을 적용시키려는 시도는 (특히 그 특성이 여성적이라면 더더욱) 열등한 "캐주얼" 게임으로 낙인되고 만다. 좀 더 보편적으로 접근 가능한 게임을 제작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게임 디자이너들로 하여금 "그저 예전부터 거기 있었기 때문에" 존재하는 관습의 함정에서 빠져나와 무엇이 실제로 먹히는지를 살펴볼 수 있게 해줄 수 있으며, 정형화된 RPG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새로운 방식의 상호작용을 성립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RPG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이번 주에는 스카이워드 소드의 최근 발매와 더불어 젤다 시리즈를 반추하는 글들이 여럿 올라왔습니다. 먼저 레이 알렉산더(Leigh Alexander)가 많은 이들에게 최고의 명작으로 추앙받는 시간의 오카리나가 왜 그녀가 좋아하는 게임이 아닌지, 특히 젤다 게임들 중에서도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아닌지를 말해줍니다. 다음으로 마이클 "브레이니 게이머" 아봇(Michael "Brainy Gamer" Abbott)은 통찰력 있는 문맥 분석을 통해 왜 젤다 시리즈가 그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시리즈에 걸쳐 종종 방문하게 되는 "성역"에서 링크는 가논이 대지를 오염시킨 것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존재들을 마주치게 된다. 자연의 모든 존재가 이러한 오염에 의해 고통을 받는다. 정령, 나무, 숲의 생명체들과 사람들 모두. 링크는 대지를 치유하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회복시킴으로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본질적으로, 그는 인간과 자연이 하나라는 신토 사상과, 그 사상 속 토착적인 비전으로서의 일본(하이률)이 그 고대 과거와 연결되는 데 있어 그가 맡게 되는 중요한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링크는 바로 그 연결(link)을 의미한다.



게임에 있어서 정신과 환경 관련 이슈를 다루는 또다른 관점으로, 존 밴더호프(John Vanderhoef)가 컬트 클래식 오드월드 시리즈에서 반복적으로 암시되는 환경 이슈들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요. 밴더호프는 이 글을 통해 "게이머들에게도 환경 이슈에 대한 자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메리 수의 백키 챔버스(Becky Chambers)는 약식의 설문을 통해 왜 남성들이 여성 캐릭터로 게임을 플레이하는지에 대한 독특한 관점의 설명을 들려줍니다.


내 지인은 대부분의 RPG를 플레이할 때 여성 캐릭터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염두해 두어야 할 점은, 이 친구가 생물학적으로도 남자고, 스스로를 남성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행동 패턴이나 언어에 있어서도 전통적인 남성 성향을 보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친구에 따르면, 만약 성별이 스토리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경우, 너무 심하게 마초적이고 목소리도 내려 까는 게임 속 남성 캐릭터보다 차라리 여성 캐릭터 쪽이 감정 이입이 되려 더 쉽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게임 속 전형적인 남성의 모습은 스스로의 정체성에서도 너무 벗어나 있어 차라리 여성으로 플레이하는 게 더 편하다는 말이다.



이 논의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글로 맷 코파스(Matt Kopas)가 보더 하우스에 기고한 글도 있습니다. 유년기의 성 역할 규정에 대한 경험담입니다. "여성 캐릭터로 플레이하게 되면 내가 원치 않는 질문들이 쏟아질 것이라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 남자 캐릭터로 플레이함으로서 내 삶의 괴롭힘거리가 쉽게 하나 줄어들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보더 하우스에 올라온 또 다른 글로, 레이첼 왐슬리(Rachel Walmsley)가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에서 무신론자인 그녀가 유신론자 캐릭터를 플레이한 경험을 들려주면서 게임을 바라보는 또 다른 색다른 관점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번 주에 회자되던 토픽 중 하나로 내러티브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았네요. 먼저 라프 코스터(Raph Koster)의 글부터 시작해볼까요? 그는 "네러티브는 게임 메커니즘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피드백 시스템으로서의 스토리가 플레이어에 의해 어떻게 조율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보입니다. 

특정한 스토리 부분이 아닌 컨텐츠와 문맥 전반과 관련하여, 조지 알버(Jorge Albor)는 무빙 픽셀에 이번 주에 올린 글에서 엔데버의 게임 메커니즘으로서 노예제도를 논의하면서 이러한 시스템을 모델링하는 것이 기능적이며 동시에 도발적인 행위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어서, 네러티브와 스카이림이 교차하는 지점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글이 두 개 올라왔는데요, 스파키 클락슨(Sparky Clarkson)은 스카이림의 두 가지 주요한 전쟁 캠페인을 분석하며 초반에 약속된 여러 기대들이 어떻게 용두사미가 되었는지를 논하였고요. 온토로지컬 긱에 기고된 글에서는 스카이림이 시선과 흐름 두 가지 면에서 모두 "곤조 포르노"와 유사하다는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잠깐 살펴보면,


스카이림에서는 그 어떤 것도 특별하지 않다. 곤조 포르노에서는 그 누구도 사랑받지 않는다. 둘 모두 당신의 즉각적이고 분명한 욕구를 해결해주지만, 어느 것도 당신의 마음을 풍족하게 해주지는 않는다. 둘을 소비하고 돌아서면, 지적이고 도덕적인 존재로서의 스스로를 격하시킬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일 수 있었던 무엇인가를 그저 질 떨어지는 흉내내기로 격하시키는 무엇인가를 소비하고 말았다는 기분이 들지는 않는가? 이들은 당신의 원시적인 욕망을 충족시켜주지만, 그와 동시에 진정으로 가치를 내포한 미디어들의 형식을 아무런 의미를 내포하지 않은 채 횽내냄으로서 이러한 미디어들을 조롱거리로 만들어 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로버트 양(Robert Yang)은 많은 인기를 얻은 그의 포털 2 모드 "레벨 위드 미(Level With Me)"에 대한 포스트 모템을 통해 그가 얻은 디자인에 관한 지혜를 나누고 있는데요. 디자인 철학 뿐 아니라 각 스테이지의 테마까지 설명하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반면, 조나단 맥칼몬트(Jonathan McCalmont)는 현재 논쟁이 되고 있는 리뷰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며, 그 이유는 그 패러다임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옛날, 게임들은 매우 긴 제작 과정의 끝에서, 드디어 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고맙게 생각하는 고객들에게 주어지던 제한된 재화였다. 이러한 종류의 생산 과정이 있었던 상황에서는, 그 제작 과정의 끝에 상주하며 사람들에게 어떠한 제품들이 구매할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는 이들의 존재가 확실히 필요하고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더욱 많은 게임들이 온라인을 통해 플레이되고 배포되는 상황 속에서, 게임들을 발매 전에 리뷰하는 것에는 별 의미가 없다. 왜냐면 대부분의 게임들이 최종적인 형태를 갖추고 시장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어떤 리뷰들에는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여기 소개하는 이 글은 예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터 브라이트(Peter Bright)가 비주얼 스투디오 2010에 대해 거의 광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포괄적인 리뷰를 올렸네요.

이번 주는 여기까지입니다. 모두 즐거운 한 주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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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오류나 관심 가는 링크에 대한 코맨트를 댓글로 달아주시면, 오류는 잽싸게 수정하고 관심글에 대해서는 요약 혹은 전문 번역으로 소개해 드립니다. 그럼 즐거운 한 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