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에 올라온 에피소드 5로 Tales of Monkey Island의 첫 번째 시즌이 마무리되었다. 난 엊그제 엔딩을 봤고. 중간에 여기 갔다 저기 갔다 X개 훈련 시키는 부분이 살짝 짜증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무척 즐거운 경험이었다. 과거에 원숭이섬의 비밀 시리즈를 해보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과연 이 게임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까라는 게 궁금하다. 예전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부분들을 통해 (약간 과장해서 말하면) 코 끝이 찡해지는 경험 (특히 에피소드 4의 마지막 장면!)이 없더라도 이 게임은 재미있는 게임일까? 나같은 원숭이섬 빠야 뭐 닥치고 플레이였지만 말이다.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퍼즐의 구성과 템포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무척 만족스러운 게임이었다. 너무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모든 게 아무 고민없이 술술 풀릴 정도는 아니어서... 1~2 시간 만에 에피소드를 끝내버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워낙에 게임을 진득하게 잡고 있을 시간이 없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저녁에 한 두 시간 하다가 막히면 자러 가고, 다음 날 틈틈이 막히는 부분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생각했던 걸 다시 그 날 저녁에 시도해보고... 그런 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내가 게임을 즐기는 사이클과 이 게임의 구성 자체가 아주 딱 맞아 떨어졌다고도 할 수 있겠다.
스토리에 있어서는 내가 기억하는 원숭이섬의 인물들이 거의 그 느낌을 유지한 채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뭐 예전에 연애(?)하던 시절에도 그런 것 같기는 했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와이프에게 꼼짝도 못하는 가이브러쉬의 모습에 왠지 모를 유쾌한 동질감 같은 것도 있었고. 굳이 아쉬운 점이라면 가이브러쉬라는 캐릭터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리저리 휘둘려다니기만 한다는 느낌이 강하달까. 그리고 시즌 2가 반드시 나올 예정임을 알리는 맨 마지막 장면도 사실 좀 찜찜하다. 정말 진짜 원숭이섬 시리즈의 모든 흐름을 뒤집어 엎을 거 같은 느낌의 떡밥인데... 과연 잘 풀어나갈 수 있을지? 것보다 과연 언제 나올껀데..??
아무튼 간만에 해적과 부두 마법의 세계에서 재밌게 잘 놀다 왔다. 기존 원숭이섬 팬이라면 뭐 이런 글 굳이 읽지 않더라도 이미 플레이 중이거나 플레이 예정일 것이고, 그게 아니라 '원숭이섬, 그게 뭐에요? 먹는건가~ 우걱우걱'이신 분들이라고 해도 나름 기발한 발상들과 유쾌한 설정들로 가득한 해적과 부두 마법의 세계에서 엉뚱한 방식의 문제 해결에 도전하는 경험이 다른 게임들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의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니, 속는 셈 치고 에피소드 하나 정도는 해보길 추천.
게임은 여기서 팝니다. Telltale Games Store 가기 (클릭)
아래는 덧붙이는 궁시렁...
1. 자 그럼 이제 미래와 판타지와 정신없는 헤어스타일의 세계인 파판XIII에 빠져볼까 하는 참에, 배송이 늦을 수도 있으니 각오하라는 구매대행의 청천벽력 같은 공지.
2. 일본PSN에 이번에는 메모리즈 오프 폭탄이 날아들었다. 벌써부터 PSPGo는 미소녀겜 전용 머신이 되어가는 것인가? 심히 걱정스러운 전개가 아닐 수 없지만, 함 해볼까 하는 맘이 또 솔깃.. 근데 지하철에서 Never7 하고 있으면 주변 시선이 좀 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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