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단 포스트는 IGN의 만우절 농담으로 구성된 100% 픽션입니다.

기회의 AOU 쇼

“킨들로부터 전보가 하나 왔는데, 그가 AOU 쇼 때문에 도쿄로 올 예정이고, 그 때 나랑 이야기를 좀 했으면 한다더군.”이라고 스트우바흐는 말했다. “모든 아케이드 관련 업체들이 하나의 빌딩에 모이는 컨벤션이라니, 그 소식을 듣고 다시 머리가 핑핑 돌기 시작했어.”

리플레이 매거진을 통해 일본쪽 게임 쇼도 다루었던 에드럼에 따르면, 당시 일본에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젬마 쇼라는 게 하나 있었고, AOU 쇼라고 해서 자국 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쇼가 있었다고 한다. “AOU 쇼는 꽤나 크고 중요한 행사였죠. 만약에 부스를 세우고 싶다면 몇 해 전부터 참가 신청을 해놓아야 했을 정도로 인기도 높았어요.”

스타우바흐가 호텔 부지배인에게 룸 서비스로 AOU 쇼 부스 자리를 예약할 수 없겠냐고 묻자, 그는 자리 예약에만 수백만 엔이 들고, 이미 모든 부스가 다 예약이 된 상태라고 하며 거절했다. 또한 미야코 호텔은 걸프 엔 웨스턴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협박까지 받고 있는 상태이기도 했다.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스타우바흐는 라이트와 테일러에게 부스 예약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는 쏙 빼놓은 채 AOU 쇼에 대해서 신나게 설명했다.

일본에서 함께 어느 정도 있다보니 윌 라이트는 케이시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가 믿을만한 사람이었냐고요? 전혀 아니었죠.”

청바지에 바바트론 티셔츠를 차려 입은 스타우바흐와 라이트, 테일러는 AOU쇼 첫날, 동이 트기 전부터 바바트론을 메구로 역까지 밀고 갔다. 수많은 출근 인파를 밀치고 그들은 컨벤션 센터로 향했다. 쇼 관계자 같은 행색을 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경비원들은 그들이 기계와 함께 건물로 들어오는 것을 제지하지 않았다. 일단 행사장에 들어선 그들은 바바트론을 화장실로 가지고 가서 쇼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화장실에서 할 만한 게임?


테일러에 따르면, 화장실에다가 게임을 설치하자는 것은 케이시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케이시 역시 이 사실을 인정했다. “더 나은 대안도 없었고, 더 좋은 선택도 없었어. 내게 떠오른 건 그 방법밖에는 없었으니까. 화장실을 살펴보니 엄청 큰데다가 깨끗하기도 하고, 바닥은 대리석에 거울은 반짝거렸어. 그래서 거기다가 바바트론을 설치하기로 한거지.”

그 날 아침 화장실에 들른 사람은 그렇게 많진 않았지만, 그 중 한 사람이 리플레이 매거진의 에디 에드럼이었다. “정말 이상한 경험이었어요.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핸드 드라이어 옆에 떡 하니 아케이드 게임기가 놓여 있었죠."

“처음에는 손 씻는 곳 옆에 놔두었는데, 경비원이 와서 기계를 치우라고 했죠” 테일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억한다. “우리는 그러겠다고 말만 해놓고 위치만 조금 옮겼어요. 다음에 경비원이 왔을 때에는 문 안쪽에다가 숨겨놓았었고요. 그렇지만 금방 들키고 말았어요. 경비원이 올 때마다 우리는 바보 같은 변명을 하면서 시간만 끌었죠. 손수레가 없어졌다느니, 오전 중에 옮기겠다느니, 내일 옮기겠다느니... 계속 말이 바뀌자 나중에는 경비원들도 짜증을 내면서 우릴 그냥 내버려두더군요.”

‘화장실에 있던 그 게임’을 처음 발견했던 사람들 중에는 윌리엄스 사의 전설적인 아케이드 개발자인 유진 자비스도 있었다. “전날 저녁에 스파이시 튜나 초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랬는지, 그 날 아침에는 속이 부글거려서 참을 수가 없었어.”

쇼가 공식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인 오전 9시 반, 자비스는 배를 움켜쥐고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에 들어가니 세번째 칸막이 문 안쪽에 게임이 설치되어 있더라고. 변기 바로 앞에 말야. 일단 급하게 일을 본 뒤 나오니까 그 친구들이 자기네 게임을 좀 봐달라고 애원을 하더라고.”

“그 기계는 자동차 배터리에 연결되어 있었어. 배터리에 컨버터가 달려서 그게 전원을 공급하는 거 같았지. 그리고 어디선가 다른 전원도 끌어온 듯 싶었어. 그 중 한 명은 변기 물을 세 번 내리면 게임이 켜진다는 농담을 하더라구.”

자비스는 그가 본 게임을 ‘로봇이 가득한 터널’ 같았다고 기억했다. “뭐, 지금까지 한번도 인정한 적은 없지만, 내가 만든 로보트론이 그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던 걸지도 모르겠어.”

나중에 파이날 판타지를 만들게 되는 젊은 개발자, 사카구치 히로노부 역시 바바트론을 목격한 사람들 중 하나였다. 나중에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도쿄 AOU 쇼 화장실에서 아케이드 게임을 봤던 기억은 꽤 강렬했어요. 그 게임은 상당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죠. 그 게임을 만든 사람은 분명 천재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한참 나중에서야 그게 윌 라이트라는 걸 알았죠. 저는 그가 코모도어용 심시티의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있을 때 그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그 게임 역시 놀라운 물건이었죠.”

오후가 되자 쇼에 출품된 최고의 아케이드 게임 중 하나가 화장실에 전시되어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많은 사람들이 바바트론을 보러 화장실에 몰려들었다. 하지만 바바트론에 대한 소개는 그다지 매끄럽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라이트에 따르면, “크리스는 광대 기질이 있었어요. 매우 외향적이었지만, 분위기를 읽는 건 잘 못했죠. 아주 전형적인 시끄러운 미국인 기질로 일본 사람들을 놀래키곤 했어요. 좀 얌전히 있었으면 했죠.”

하지만 윌 라이트에 대한 자비스의 기억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윌 라이트는 그 당시 그저 코가 크고 이상한 질문만 던져대는 괴짜에 불과했어. 자꾸 도쿄인지 다른 도시인지를 재현하고 싶다는 얘기만 해댔지. 난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어. 윌 라이트가 하는 얘기는 그가 전시해놓은 게임하고 전혀 관계가 없었지. 내가 본 게임은 로보트론하고 템페스트를 짬뽕해놓은 듯한 게임인데, 그 친구는 계속 도시를 건설하는 얘기를 하고 있었으니 말야. 도대체 그 게임의 어떤 부분이 도시 계획이랑 관계가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지.”

쇼가 끝날 무렵, 드디어 바바트론 개발팀에게도 행운이 찾아오는 듯 했다. 공식적으로 쇼에 출품된 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바바트론은 매피, 엘리베이터 액션, 콩고봉고에 이어 AOU 쇼 시상식에서 가작 상을 받았다. 스타우바흐와 그의 팀원들은 게임에 대한 높은 평가 뿐만 아니라 게임 판매에 대한 계약까지 따냈다. 이시바시 전자에서 500대의 바바트론 기계를 구매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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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스티븐 L 켄트 / 번역: 페이비안 / 원문게시일: 2009.4.1 / 출처: IGN Retro

* IGN.com으로부터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