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단 포스트는 IGN의 만우절 농담으로 구성된 100% 픽션입니다. 1,2편으로 본의 아니게 낚이신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소설 한 편 본다 생각하시고 계속 낚이실 분들을 위해 번역은 끝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게임의 탄생

스타우바흐 입장에서는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세가에 고용되어 아케이드 히트 게임을 찾기 위해 일본에 간 그가, 회사에서는 해고된 상태에서 팀원들을 데리고 직접 게임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는 팀원들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확신이 있었다. 라이트는 창의적인 천재였고 테일러는 하드웨어와 프로그래밍에 빠삭한 게임광이었으니까.

그러나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가기 앞서 일단은 하드웨어가 필요했다. 협상에 있어서는 놀라운 재주꾼이었던 스타우바흐는 곧 해결책을 만들어냈다. 그들의 여정 초기에, 스타우바흐는 거의 모든 문제들에 대해 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스타우바흐는 설명했다. "계약서를 잘 읽어보니, 룸 서비스 항목이 음식 만으로 제한되어 있지는 않더라구. 우리는 미야코 호텔에 묵었는데, 거기 부지배인이 꽤 셈이 빠른 사람 같았어. 그래서 내가 그 친구에게 제안을 하나 했지. 룸 서비스로 음식 말고 다른 걸 요청할테니, 이것들을 구해주는 대신 10퍼센트의 마진을 붙여서 회사에 청구하라고 말야. 아마 그 친구는 내가 옷이나 뭐 이런 거를 얘기하는 줄 알았을거야. 하지만 내가 요청한 건 훨씬 더 큰 물품이었지. 우리가 처음 구매한 건 두 대의 케이프로 II (Kaypro II) 컴퓨터였다고. 그 운좋은 자식은 덕분에 첫 거래부터 500불 정도를 챙길 수 있었지."

케이프로 II

호텔 부지배인과의 거래를 통해 스타우바흐는 두 대의 카이프로 II 컴퓨터를 주문했다. 13kg에 달하는 '포터블 컴퓨터'인 카이프로 II는 거의 재봉틀과 같은 크기와 모양을 하고 있었고 알루미늄 케이스에 9인치 모노크롬 스크린이 달려 있었으며, 지로그 Z80 프로세서와 64K 랜덤 억세스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었다.

라이트와 테일러는 컴퓨터를 받아 작업에 착수했고 스타우바흐는 도쿄에 있는 아케이드 센터를 조사하러 다녔다. 테일러가 가장 능숙한 프로그래머였기 때문에, 그들이 모여서 게임 개발에 대한 회의를 할 때는 그의 방이 작업실처럼 사용되었다.

라이트에 따르면 애플 II에서 카이프로로 바뀌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Z80 인스트럭션 세트가 애플 II 컴퓨터의 6502 프로세서보다 더 깔끔하게 되어 있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서로 거의 비슷했죠. 기계어는 하나를 배우고 나면 다른 건 금방 배울 수 있어요."

테일러는 그야말로 팔방미인이었다. "저는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도 어느 정도 있었고 소프트웨어 지식도 어느 정도 있었죠. 당시에는 하드웨어를 제대로 알아야만 소프트웨어 쪽에도 손을 댈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스타우바흐는 다른 팀원들이 주고 받는 얘기를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게이머도 아니었고 컴퓨터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그런 상황을 라이트는 이렇게 설명했다. "저하고 테일러는 기하학적 배열이나 액션이 빨라지는 흐름을 어떻게 구성할지, 그리고 난이도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에 대해 토론을 하곤 했죠. 이야기한 내용을 일단 종이에 그려서 실험해보고 컴퓨터에 옮기는 식으로 작업을 진행했어요. 반면에 케이시는 게임의 배경스토리가 어떻게 되는지를 계속 물었죠. 마치 영화나 뭐 그런 걸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그는 멋진 이름과 영웅 이야기를 했고, 크리스하고 저는 공간의 구성과 게임성에 대해 더 집중하고 있었죠. 그 시점에 스타우바흐는 참 짜증나는 존재였어요."

템페스트 같기도 하고, 로보트론 같기도 하고

라이트와 테일러는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깊이 파보면 만만치 않은 게임을 구상했다. 테일러는 아타리의 클래식, 템페스트를 즐기면서 느꼈던 벽에 둘러싸인 느낌을 좋아했었다. 라이트 역시 템페스트를 좋아했지만 게임플레이는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플레이어가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적을 쏘는 방식 대신, 플레이어를 액션의 중심에 놓고 적들이 플레이어를 둘러싸도록 했다.

테일러에 따르면, "스타우바흐는 컴퓨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저 괜찮은 작품을 아주 멋진 것으로 포장하는 데에는 자기만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죠. 그러면서 계속 게임을 빙글빙글 돌아가는 거울을 통해 보여주는 게 어떠냐는 얘기를 하곤 했어요."

화면에 구현하는 액션들이 많아지자, 카이프로 컴퓨터가 다운되기 시작했다. 테일러는 캐나다에서 배운 해킹 기술로 이 문제를 풀어갔다. "그 컴퓨터에는 64k 짜리 롬 뱅크가 하나 더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두 개의 롬 뱅크를 다 사용했죠. 롬 뱅크를 번갈아가면서 각각에 그래픽과 사운드를 조금씩 올릴 수 있도록 했어요."

라이트와 테일러는 스타우바흐가 프로젝트 V라고 명명한 게임 개발에 밤낮으로 매달렸고, 두 달 만에 게임이 완성되었다. 작업이 끝나자마자 라이트와 테일러는 게임의 이름을 '바바트론'이라고 바꾸었다.

(계속...)

글: 스티븐 L 켄트 / 번역: 페이비안 / 원문게시일: 2009.4.1 / 출처: IGN Retro

* IGN.com으로부터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