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집에 돌아갈 수 없어

미국 아케이드 산업은 1982년 수익이 25% 감소하면서 급격한 하락세로 돌아섰다. 딱 한 해 전에 오픈했던 아케이드 센터 중 많은 곳이 일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걸프 엔 웨스턴 역시 다음 히트작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손해 만으로 아케이드 산업에서 손을 뗄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미국 세가 엔터프라이즈의 창립자 데이빗 로젠의 말이다. “비디오게임 산업은 엄청난 불황을 맞이하게 되었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로서는 다행스럽게도 세가를 걸프 엔 웨스턴에게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팀이 일본에 도착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스타우바흐와 팀원들을 일본에 보냈던 책임자인 빌 킨들은 팀원들에게 미국으로 바로 돌아오라는 긴급 메시지를 보냈다. 스타우바흐는 이 메시지를 받았지만, 라이트와 테일러에게는 이 소식을 3일 동안 알리지 않았다.

스타우바흐는 이렇게 회상한다. "우리는 이제 막 도착했다구. 내 말은 이제 막 일본에 와서 아직 세가 본사도 가보지 않았는데, 저쪽에서는 이제 집에 갈 시간이라는 편지가 온거야. 아직 시차 적응도 못하고 있는데 다시 돌아오라니... 돌아가면 일이 어떻게 돌아갈지가 뻔하더라구. 나는 일자리를 새로 알아봐야 할 처지가 되겠지. 그래서 이 소식을 일단 나만 알고 있었어.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 '급할 게 뭐 있어?'"

스타우바흐가 라이트와 테일러에게 이 소식을 전했을 때, 그는 팀원들에게 대안도 함께 제시했다.

테일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기억했다. "스타우바흐가 세가에서 더 이상 새로운 게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리고 우리는 그냥 집에 갈 수도 있고, 남은 6개월 간 일본에서 경비가 지급되는 휴가를 즐길 수도 있다고 했죠. 그는 별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았어요."

라이트 역시 비슷한 생각이었다. "우리는 외국에서 신기한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죠. 크리스하고 저한테는 이번 프로젝트가 일이라기 보다는 모험에 가까웠으니까요. 원래 임무가 취소되고 그저 일본 공짜 여행만 한다고 해도, 나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었죠."

크리스 테일러

크리스 테일러는 열일곱, 윌 라이트는 이제 막 스물 셋이 되었다. 따라서 앞으로의 커리어 따위야 어떻게 되든 그들에게는 큰 관심 거리가 아니었다. 게이머이자 컴퓨터광이었던 두 사람은 세계 게임 성지 중 하나인 도쿄에 와있는 것으로 모든 것이 충분했다. 그러나 이미 서른일곱이었던 스타우바흐에게는 조금 다른 이야기였다.

스타우바흐의 생각은 이랬다. "전공도 전공인지라 나는 계약서 조항에 대해 구석구석 다 알고 있었지. 세가와의 계약은 6개월로 되어 있었어. 그 쪽에서 다른 경비의 지급은 끊을 수 있지만 우리 호텔 방은 이미 6개월치 비용을 지불하기로 약속이 된 상태였지. 식사도 호텔 룸으로 달아 놓기만 하면 회사에서 지급을 해야만 했어. 이런 저런 걸 따져보니 버틸 수 있겠더라구."

스타우바흐의 계산에 따르면, 세 사람이 다른 경비는 최소화하고 모든 식사를 호텔에서 하기만 하면 6개월 정도는 도쿄에 머무를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도시를 구경하기에는 돈이 부족했다.

"일주일 정도는 박물관과 공원에 다녔는데 금새 지루해지더라구. 가부키 공연도 계속 보다보니 그게 그거 같아서 더 이상 못보겠고. 그리고 음식도 말이야. 아마 크리스였나. 아무튼 누군가가 햄버거 먹고 싶다고 투덜거리기 시작했어."

스타우바흐는 이렇게 말했지만 테일러의 기억은 달랐다. "전 일본 음식을 너무 좋아했어요. 스시라면 아침, 점심, 저녁으로 계속 먹을 수 있었죠. 하지만 스타우바흐는 슬슬 패스트푸드 좀 먹자고 우리를 꼬시기 시작했죠."

라이트와 테일러는 비디오게임과 컴퓨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젊은이들이었고, 케이시는 둘과는 동떨어진 존재였다. 시간이 남을 때 마다 라이트와 테일러는 펜과 종이로 전략 게임을 만들어서 놀곤 했었다. 어느 날, 스타우바흐가 그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 그 놀이를 인터렉티브 게임으로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계속...)

글: 스티븐 L 켄트 / 번역: 페이비안 / 원문게시일: 2009.4.1 / 출처: IGN Retro

* IGN.com으로부터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

(4월 14일 오전 7시 업데이트) IGN의 만우절 농담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