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한 비전에 따라 FF VII은 2D 방식을 버리고 3D 세계의 구현을 목표로 하였다. 전투는 풀 랜더링 방식을 택했으며, 단순한 MIDI 사운드가 있던 자리에 우에마츠 노부오의 세련된 음악들이 채워졌다. 평소에는 SD 스타일의 캐릭터가 세계를 탐험하였지만 전투 화면에서는 3D 폴리곤을 통해 랜더링된 풀 스케일 캐릭터 스프라이트가 사용되었다. 기존의 FF 개발팀은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3D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다루는 수십명의 인원들을 포함하여FF VII의 개발팀은 세자리 숫자의 크기가 되었다. 프로젝트의 크기와 범위 그리고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열정 모두 기존의 게임과는 스케일이 너무나 다른 것이었다. 그들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코딩하고 있었고,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흥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일어났다. 닌텐도에서 차세대 콘솔 N64에 CD-ROM이 아닌 카트리지 방식을 택한다는 발표가 나온 것이다.
닌텐도의 변덕으로 스퀘어는 고민에 빠졌다. 그들이 열정적으로 진행했던 새로운 프로젝트는 카트리지에 그대로 실리기에는 불가능했으며 사카구치는 프로젝트의 내용을 축소하는 것을 강렬히 반대했다. 사카구치와 기타세 모두 닌텐도 하드웨어의 한계에 맞추어 게임의 요소들을 줄이고 최적화하는 데에는 누구보다도 많은 경험이 있는 개발자들이었지만, 이번만은 그들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은 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소니에 가져가기로 결정한다.
닌텐도에게 있어 이는 명백한 스퀘어의 배신행위였다. 닌텐도의 사장 야마우치 히로시는 공개적으로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는 앞으로 절대 닌텐도 콘솔에서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양사는 상대 회사의 주식을 처분하는 등 재정적인 관계를 비롯한 모든 관계를 청산했다. 스퀘어는 과거 파트너십 계약 때문에 1996년에 마리오 RPG 개발에 참여하였는데, 자사의 유명 소환수인 바하무트를 보스로 살짝 집어넣는 등 나름의 시위(?)에 해당하는 흔적을 남기기도 했다.
소니 진영에 합류한 스퀘어는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FF VII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미 방대한 스토리는 더욱 확장되었으며 라이프스트림의 힘을 축적한 일종의 크리스탈인 마테리아를 활용한 무기와 마법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스노우보드와 초코보 레이싱 미니 게임들과 함께 초코보를 육성하여 새로운 종류의 초코보를 만들어내는 게임 속 게임들도 만들어졌다. 대화 선택의 결과로 에어리스와 티파의 미묘한 호감도 변화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너무나 어려운 보스인 루비와 에메랄드 웨폰과의 전투는 선택사항이 되었다. 스토리 전개를 위해 놀랍게도 40분 이상 분량의 풀 모션 CGI 이벤트신이 들어갔으며 사카구치의 고집대로 이 모든 것들은 별도의 로딩 화면 없이 돌아가야 했다.
발매일은 수 차례 연기되었으며 예산은 당초 계획했던 4천만 달러를 훌쩍 넘어서버렸다. 한편 소니에서는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추가로 4천만 달러 이상의 돈을 쏟아부어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황금시간대 TV 광고는 물론이고 롤링 스톤, 플레이보이, 스핀 등의 매체와 각종 만화책에 광고가 들어갔으며 펩시와 공동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1996년 8월, 스퀘어의 첫번째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인 토발 No.1이라는 격투 게임이 발매되었다. 그러나 그 게임은 정작 게임 자체로 이슈가 되기 보다는 게임에 포함된 스페셜 디스크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스페셜 디스크에는 파이날 판타지 택틱스, 사가 프론티어, 부시도 블레이드, 그리고 최초로 공개되는 파이날 판타지 VII의 데모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달 후 동경 게임쇼에서 스퀘어는 방문자들에게 프리뷰 엑스트라 디스크를 제공하였는데, 여기에는 클라우드와 에어리스가 파티를 이루고 있는 초반 미드가 미션들이 수록되어 있었으며 또한 FF VII의 엔진에 FF VI의 캐릭터들을 등장시킨 울트라 64용 데모, 파이날 판타지 SGI도 괜찮은 눈요깃거리였다.
클라우드 스트라이프와 그의 거대한 버스터 스워드를 본 게이머들은 즉시 FF VII을 좋아하게 되었다. 게임 발매일까지 남은 4개월은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다.
(To be continued...)
출처: IGN Retro 글: Rus McLaughlin 번역: 페이비안
저도 FF VII의 발매는 엄청나게 기다렸더랬지요. 기다리다 기다리다 받은 깔끔한 흰색 더블 시디 케이스가 아련하게 기억이 납니다. 비디오게임 관련 물품들은 하도 샀다 팔았다를 반복해서 지금은 제대로 가지고 있는 게 하나도 없네요. 정말 가끔은 FF VII도 구하고 PS One도 구하던지 해서 다시 돌려보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괜히 추억 속에 그 느낌이 나지 않아 실망할 거 같기도 해요.
* 본 포스트는 출처 표시를 조건으로 IGN의 양해 하에 번역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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