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가끔 방문하는 사이트가 하나 있습니다. Critical Distance라고, This Week in Videogame Blogging (줄여서 TWIVGB) 라는 포스트를 통해 비디오게임 비평과 관련된 글들을 매주 모아서 소개하는 블로그 사이트입니다. 어려운 말이 많아서 어지러울 때도 많은데, 그래도 독특한 시각의 글들을 건지는 재미가 있어서 흘깃거리다가, 새해를 맞이하여 전문 번역을 함 시도해봅니다. (가능하면 매주 해볼까 하고 있습니다.)

요즈음의 게임 즈려밟기(...) 트랜드가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물론 스스로가 뛰어난 통찰이나 독특한 시각의 게임 관련 글을 올리는 오리지널 소스가 되는 게 정답이긴 하지만, 뭐 게임 전문가도 아니고 관련 업종 종사자도 아닌 관계로 패스.

그래도 게임과 관련되어 여러 수준의, 다른 여러 사회 현상과 연결되어 고민하는 진지한 논의들이 영어권에서는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라는 내용을 소개하는 것도 '게임'이라는 소재를 너무 저차원적인 유희로만 치부하는 흐름에 함몰되지 않도록 하는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번역연재를 시작해 봅니다. (정작 생각을 바꿨으면 하는 사람들은 절대 읽지 않겠지만...-_-)

사이트 관리자에게 정식으로 번역 허가를 받았고요. 개인적으로는 어려워서 잘 안 읽히는 글을 제대로 이해해보고자 하는 차원에서 번역을 하기 때문에, 결국 완전히 이해하는 데 실패한 내용에 대해서는 발번역 이하의 퀄리티가 나올 수도 있음을 감안해 주세요.

그럼 이 연재가 작심삼일이 되지 않기를 바라 마지 않으면서, 이하 전문 번역 나갑니다.

원문: This Week in Videogame Blogging: January 8th / 출처: Critical Distance

2012년 첫번째 TWIVGB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TWIVGB가 처음 시작된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네요. 첫번째 에피소드를 장식했던 태피스트리 그림이 문득 그리워집니다. 이번 주에는 저, 데이빗 칼튼(David Carlton)이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TWIVGB의 교정을 보는 역할을 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원래 작업을 맡은 에디터들이 새해 파티의 숙취에서 깨어나고 있지 못한 관계로 마이너리그에 속한 저에게 이 역할이 주어졌습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또 다른 에디터들도 2011년을 정리하는 기사를 쓰고 나서 아직 뻗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길, 이 글이 올라가기 이전에 에디터들 중 누군가가 제가 작업한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니까요. 그 분을 위해 약간의 힌트를 드리자면, 제 원본에는 글의 내용과 전혀 관계 없는 엉뚱한 하이퍼링크 하나, 잘못된 문장 부호 세 개, 이탤릭체를 적용하지 않은 게임 이름 두 개, 그리고 "비디오게임" 대신에 "비디오 게임"이라고 잘못 표시한 것들 정도의 오류만 있을 겁니다. 이 정도면 교정하는 데 그리 어렵지는 않을 거에요. (아, 그리고 윗 문단과 이 문단도 수정 대상입니다.)

그럼 엉뚱한 소리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평소 하던 대로 비디오 게임 블로그 소식들을 전해드리도록 하지요. 크리스마스와 신정 사이였던 지난 주에는 평소보다 블로그 글들이 비교적 적었습니다. 반면 브린들 브라더스에서는 이 시즌에 어울리는 게임화와 동기 유발(gamification and incentive)에 관한 글이 올라왔네요. 발췌하자면,


임의적인 보상이 예측 가능한 보상보다 더 매력적이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이 여기에 빠져들었지만, 동시에 이 시스템을 악용하고자 하는 다각적인 시도가 이루어졌다. 결국에는 거대한 속임수가 되어 버리고 말았던 이 선물 주기 게임은 두 가지 괴팍한 방향으로 동기가 부여되었던 것이다. 하나는 본인이 갖고 싶은 선물을 사는 방향으로,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받기를 원치 않는 선물을 사는 방향으로 말이다.


(칠면조 난도질 부분도 꼭 읽어보시길)

연말이 되면 의례적으로 "올해 최고의" 리스트들이 쏟아지곤 하지만, 이러한 목록들은 비평적 요소는 물론 적절한 거리감도 부족하죠. 제가 소개하는 다음 포스트도 마찬가지일지 모르지만, 코타쿠의 커크 헤밀턴(Kirk Hamilton)이 정리한 "2011년 최고의 게임 음악 모음"은 제가 소개하는 다른 어떤 링크들보다도 저를 더 많이 웃게 했습니다. TWIVGB에 좋은 음악을 선사한다는 뜻에서 실어봅니다.

이번 주에 가장 많은 곳에 링크된 글은 세이브 더 로봇의 크리스 달렌(Chris Dahlen)이 다크 소울"거대한 퍼즐 상자"로 바라본 내용의 포스팅입니다. 네, 이 게임 어렵죠. 그것도 중요한 점이지만, 난이도 하나만이 의미하는 것 이상의 무엇인가가 이 게임의 디자인에 내포되어 있습니다. 다크 소울의 오픈 월드에 관한 그의 논의에 따르면 말이죠.


왜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선택지 중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고난스러운 길로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이러한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만약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경우, 그 결과를 우리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오픈 월드" 게임들을 이야기할 때에는 자연스럽게 "발견"과 "자유" 같은 단어를 생각하게 되는데, 가끔은 그 용어들이 혼합되어 버린다. 만약 우리가 스스로 게임 속 세계를 발견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하지만 다크 소울에 자유는 없다. 이 게임의 디자이너는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 게임 속 세계를 경험하고 발견하게 하지만, 동시에 보이지 않는 사슬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공간을 스스로 정복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우리 스스로가 조각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지름길을 열었고, 어떻게 레벨들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발견했고, 게임 속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머리 속 지도를 만들었기 때문에.


위에서 거리감에 대해서 잠깐 농담을 해봤습니다만, 우리 스스로도 최신 게임들에 대한 논의를 부추기는 감이 없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훌륭한 전통을 이어가는 의미에서 스카이림 관련 글들을 몇 개 소개합니다. 첫번째로, The Gwumps의 RAD가 "스카이림은 공산주의자를 위한 게임"이라고 주장하면서, 게임 속 경제 시스템을 들여다본 글이 있네요. (이 글에도 Craft가 살짝 다루어집니다. 스카이림 외의 문맥에서 Craft를 살펴보는 관점에 대해서는 크리티컬 미시브의 에릭(Eric)이 쓴 "제가 당신을 위해 이걸 세공해도 될까요?"라는 글을 권합니다.)  

반면, 세컨드 트루스의 아만다 랜지(Amanda Lange)는 데들리 프레모니션의 발매와 함께 시작되어 작년 내내 이어졌던 논의로 다시 돌아와서 "엘더 스크롤 V: 스카이림과 그 비평적 반응에 대한 생각들, 130시간을 플레이한 후"라는 제목의 글에서 "...아마도 누군가는 이렇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 게임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 있어서 엉망인 게임이다. 난 100시간도 넘게 플레이했다. 그러고도 더 플레이하고 싶다.'"라는 말로 그녀의 생각에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감상에 고무된 게임 관련 글들을 더 보고 싶네요.

좀 거리감이 있는 글도 소개해보죠. 이번에 GDC 2012를 준비하면서, GDC 2010에서 넵튠스 프라이드라는 게임을 처음 접했던 것을 떠올렸습니다. 엘렉트론 댄스에서는 여전히 그 게임에 대한 글을 쓰고 있네요. 로라 미쳇(Laura Michet)이 먼저 그 게임에 대한 그녀의 경험을 올렸는데, 위에 소개한 아만다 랜지의 글과는 거울에 비춘 듯 대조되는 글로, 그녀가 그 게임을 금방 그만두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엘 굿윈(Joel Goodwin)은 로라의 감상을 인정하면서 (그 역시 "넵튠스 프라이드를 다시는 플레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죠) 그 게임을 계속 즐기는 사람들이 느끼는 강한 감정이 생존 편향 (survivorship bias)에 의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네요.

새로 나온 게임과 옛날 게임을 넘나드는 글도 있습니다. 프로젝트 발라드의 마이클 피터슨(Michael Peterson)은 "굿 모닝, 크로노!" 라는 글에서 크로노 트리거의 오프닝을 스카이워즈 스워드와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발췌하자면,


모든 창작물 산업에서의 문제는 예전에 성공했던 것을 반복한다는 점이다. 이미 그것이 더 이상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도 여전히. 어떤 경우, 그것은 턴 기반의 전투처럼 무언가의 본질적인 특성이 될 수도 있고, 다른 경우에는 주인공이 모험을 시작하기 전 작은 마을에서 아침을 맞아 일어나는 장면 같은 사랑스런 오마주 같은 것일 수 있다. 문제는, 게임들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더 리얼해지고, 더 커다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것들은 예전에 비해 더 두드러지게 된다. 이야기의 전개와 흐름은 나중에 적당히 꾀를 부려 할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


가마수트라를 통해 앤드류 미데(Andrew Meade)가 제기한 "언차티드 3의 마지막에 드레이크가 커밍아웃을 했다면?"이라는 의문은 트위터에서 꽤 회자되었고, 이어지는 여러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짐 스털링(Jim Sterling)은 데스트럭토이드의 기사에서 왜 그가 이 아이디어를 환상적이라고 생각하는지를 이야기했고, 앤드류는 그가 처음에 올렸던 글을 확장하여 "보다 숭고한 대의(Nobler Cause)"라는 개념을 설명했는데요, 그 본질은 아래와 같은 그의 믿음입니다.


우리는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고, 즐거움을 나눌 수 있고 사람들을 모을 수 있다. 해보자. 보다 숭고한 대의를 위해 노력해보자. 단지 이번에 제기된 대의만이 아닌, 어떠한 대의들을 위해서라도.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한 누군가가 있는 모든 곳에, 그러한 지원을 해보자.


매티 브라이스(Mattie Brice)가 보더 하우스에 올린 "자신으로부터의 도피"라는 글은 특히 "게임은 도피처를 찾는 모든이들에게 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유사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니 읽어보시길. 이 글에 대한 반응으로, 디지털 이퍼머라의 단 콕스(Dan Cox)가 드래곤 에이지: 오지진스에서 "욕망의 악마는 여성"이라는 점이 갖는 의미를 되뇌어 보는 글을 올렸습니다.

좀 오래된 소식이긴 하지만, 프랑크 란츠(Frank Lantz)가 MIT 미디어 비교 연구소의 팟캐스트에서 "게임의 미학"에 대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한시간 반 정도의 시간을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내용입니다. 소개에서도 나와 있듯, 그는 "게임을 미학적 형태의 하나로 바라보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예술로서의 게임"과 관련된 논의는 이제 좀 지긋지긋한 감이 없지 않지만, 란츠의 이 주제에 대한 접근 방식은 상당히 신선합니다. 또한, 바둑을 즐기는 한 사람으로서 그가 언급한 다음의 내용이 흥미롭네요.


바둑이 아름다운 이유는, 우리가 이미 수백년 넘게 즐겨왔기 때문에, 바둑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로는 누군가가 아로새겨놓고 손으로 가르키면서 "이건 어때?"라고 물어보는, 우주의 한 쪽 모퉁이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디지털이 아닌 게임 쪽으로 좀 더 살펴보면, 인피닛 라이브즈의 젠 프랑크(Jenn Frank)가 "확률의 게임과 '치팅(cheating)'"에 관해 언급한 글도 있습니다. 치팅과 페이플레이의 경계의 논의로부터 시작되어 칼뱅주의와 결정론에 대한 고찰로 연결되는 글입니다. 이번 주에는 블로그 사이의 대화가 활발한 한 주였네요. 이번에도 이 글에서 이어지는 포스트로 인피닛 랙의 J.P. 그랜트(Grant)이 "페어플레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링크를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모두 즐거운 2012년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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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오류 지적 및 의견 대환영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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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nday081 2012.01.11 0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낼름 공짜로 읽고 가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번역의 수고가 느껴집니다.
    복 받으실 겁니다.~

  2. BlogIcon joogunking 2012.01.15 16: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좋은 글 잘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3. BlogIcon onion 2012.01.18 14: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어............. 쉬운일 아닌데.. 좋은번역글 감사합니다.
    매주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 시간되실때 해주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