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게 전부였다. 알렉스는 종종 다른 곳에서 모습을 보였고, 아리카의 EX 캐릭터들은 아키라에서 개발된 파이팅 레이어와 파이팅 메이커에 등장하기도 했지만, 그 뿐이었다. 알파, EX, 그리고 스파 3는 각각 스스로의 수명을 다 보냈고, 독립적인 프랜차이즈로서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는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았다.

캡콤의 근본적인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게이머들은 그들이 새롭게 몰두할 수 있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새로운 게임을 원한다. 그러나 동시에 게이머들이 이미 많은 애정을 쏟아부은 캐릭터를 새로운 캐릭터로 바꾸는 것은 시리즈의 오랜 팬들에게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어느 한 쪽으로라도 지나치게 치우치면 너무 바뀐 게 없다 혹은 너무 심하게 변했다는 비난의 대상이 된다. 알파 3는 이러한 문제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해결한 사례지만, 그 방법은 가능한 모든 것을 때려넣는 너무 단순 무식한 것이었다.

해결책은 팬들이 원하는 바로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 방향이란 바로 친숙한 캐릭터와 새로운 캐릭터가 설정 상의 제한 따위 없이 서로 맞붙는 꿈의 대결이었다.


1995년 당시, 캡콤은 마블 코믹스의 라이센스를 바탕으로 두 개의 게임을 발매한다. 하나는 엑스맨: 칠드런 오브 더 아톰이었고 또 하나는 좀 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마블 슈퍼 히어로즈였다. 1996년, 캡콤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두 종류의 프렌차이즈를 통합하는 게임인 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를 발매한다. 원작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스토리를 바탕으로 류와 사이클롭스, 스파이더맨과 켄, 달심과 캡틴 아메리카가 서로 대전을 펼치는 이 게임에서 춘리는 명예 엑스맨이 되고, 장기에프와 콜러서스는 조국 러시아를 위해 힘을 합친다. 1998년에 발매된 마블 VS. 캡콤과 2000년에 발매된 마블 VS. 캡콤 2는 이러한 크로스오버의 범위를 좀 더 확장시켜 다크 스토커즈, 메가 맨을 비롯한 다수의 캡콤 캐릭터들과 오리지널 캐릭터들을 선보였다.

태그 팀 스타일을 기본으로 한 이러한 게임들은 게이머들의 오랜 상상을 현실화시켜 줌으로써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러한 전개는 일본 잡지인 아카디아에 실린 기사의 이름, 알파 3 VS. 킹 오브 파이터즈 '98로 더욱 확장된다. 많은 게이머들이, 기사의 원래 의도였던 두 게임의 비교가 아닌, 하나의 게임을 소개한 내용으로 오해하였기 때문이다. 수많은 팬들이 격투게임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SNK와 캡콤이 서로 협업하여 새로운 크로스오버 게임을 만들기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주인인 파찡코 업체 아루제로부터 충분한 재정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던 SNK는 당시 별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던 자사의 네오지오 포켓이라는 휴대용 게임기를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1999년에 발매된 SNK VS. 캡콤은 캡콤과 SNK가 협력한 첫번째 사례로,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의 초기 멤버였던 니시야마 타카시와 마츠모토 히로시에 의해 새워진 딤프스라는 회사에서 개발되었다. 그리고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한 카드 격투 게임들이 이어져 발매되었다.

반면 캡콤 쪽의 활약은 상당히 성공적이었으며, 그 성공의 열매 또한 캡콤 쪽으로 기울었다. 캡콤 VS. SNK: 밀레니엄 파이트가 발매된 2000년 당시 SNK는 미국 시장에서의 철수를 결정했고, 캡콤 VS. SNK 2가 아케이드에 등장한 2001년, SNK는 파산 상태에 처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는 침묵의 시간을 갖게 된다. 가정용 게임기로의 이식은 근근히 이어졌으나 신작의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새로운 3D 격투 게임인 캡콤 파이팅 올스타즈는 2003년 테스트가 실패로 돌아가며 개발이 취소되었다. 다시 살아난 SNK 프레이모어는 SNK VS. 캡콤: SVC 카오스를 그 해 7월에 선보였지만 조작 체계는 킹 오브 파이터즈의 것을 차용했다. 단이 미니 보스로 등장하고 마계촌의 레드 아리마가 숨겨진 보스로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로운 점이었다.

이로서 한 시대가 정리되고 있었다. 캡콤에 남아 있던 단 두 사람의 원년 멤버인 후나미츠 노리타가와 오카모토 요시키도 몇 달 간격으로 정들었던 캡콤을 떠났다. 후나미츠는 크레프트 앤 마이스터라는 회사를 시작하여 드래곤볼 Z 관련 타이틀을 제작하였고, 오카모토는 게임 리퍼블릭을 설립하여 포크오러와 겐지: 데이즈 오브 더 블레이드 등의 게임을 내놓는다. 오카모토가 캡콤을 퇴사하기 전 마지막으로 내놓은 게임은 파이팅 올스타즈를 개선하여 2004년에 발매된 캡콤 파이팅 에볼루션이었으나 적은 캐릭터 수, 어색한 캐릭터 움직임, 그리고 심심한 게임플레이로 혹평을 받았다.

파이팅 에볼루션은 또한 오랫동안 음악과 사운드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오노 요시노리가 최초로 프로듀서를 맡게 된 게임이기도 했다.


(계속...이제 딱 하나 남았네요. ^^)

글: 러스 맥러힌 / 번역: 페이비안 / 원문 게시일: 2009.2.16 / 원문 링크: IGN Retro

* IGN.com으로부터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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