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스트라이프에서 스콜 레온하트로 본편의 주인공이 넘어간 이후에도 매력적인 FF VII의 캐릭터들은 다른 게임들에 종종 그 모습을 드러냈다.

스퀘어는 FF VII 발매 1년 후에 내놓은 3D 아케이드 파이팅 게임 에어가이츠(독일어로 “야망”)에 클라우드, 티파, 세피로스를 등장시킨다. 1999년에 이루어진 PS로의 이식판에서는 유피, 빈센트, 젝이 숨겨진 캐릭터로 포함되었다. 에어리스는 파이날 판타지 택틱스에서 꽃 파는 소녀로 카메오 출연을 하였으며, 그로부터 3년 후에는 스퀘어/디즈니 캐릭터들이 섞어서 나오는 킹던 하츠에 클라우드, 에어리스, 세피로스, 시드, 유피, 제시, 빅스, 그리고 웨지가 다른 FF 시리즈의 캐릭터들과 함께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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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는 이제 개발되는 콘솔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의 파워를 가진 일본의 대표적인 팝 컬처 아이콘 중 하나가 되었다. 2001년 의욕적으로 제작했던 영화판 파이날 판타지: The Sprits Within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사카구치가 스퀘어를 떠나고, 그에 이어 2002년에는 닌텐도의 야마우치 히로시 사장이 사임함으로서 닌텐도와 스퀘어의 불편했던 관계 역시 청산되었다. 드래곤 퀘스트, 성검전설, 그리고 파이날 판타지 게임들이 2003년부터 게임보이 어드밴스로 등장하기 시작했고 곧 이러한 흐름은 닌텐도 DS로 이어졌다. 같은 해, 스퀘어는 에닉스를 인수하여 스퀘어 에닉스를 설립하게 된다. 서류 상으로는 에닉스가 스퀘어를 흡수하는 형태이지만 새로운 회사의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들은 모두 스퀘어의 인물들로 채워졌다. 드래곤 퀘스트와 FF VII의 캐릭터들은 2004년에 발매된 스퀘어 에닉스의 이타다키 스트리트에서 최초로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이타다키 스트리트의 발매 몇 달 전, 스퀘어에서는 최초로 캐릭터만이 아닌 FF VII의 세계관 자체와 이어지는 게임인 비포 크라이시스: FF VII을 핸드폰 게임으로 발매하였다. BC: FF VII의 시간적 배경은 니벨하임 사건 1년 전으로 터크스 멤버들이 바렛이 리더가 되기 전 아바란체와 싸우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총 2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게임의 스토리는 FF VII의 이야기가 시작하기 바로 직전까지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또 하나의 핸드폰 게임으로 FF VII 스노우보딩이 발매되었는데, 이는 원작의 미니게임을 충실하게 핸드폰으로 옮긴 게임이었다.

그러나
FF VII의 팬들은 2005년에 이르러서야 진정한 속편을 만날 수 있었다.

초기 기획은 스퀘어의 인하우스 CG 회사인 비주얼 웍스에서 FF VII를 테마로 하여 만든 단순한 CG 그래픽이었다. 노지마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클라우드가 아이들에게서 편지를 건네받는데, 보낸 사람이 나중에 티파로 밝혀지는' 간단한 20분짜리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FF VII의 끝부분에서는 클라우드와 티파가 함께 밤을 보냈으며 앞으로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라는 의미를 살짝 내포한 부분이 있었다. 결국 클라우드는 티파가 그를 필요로 할 때 항상 곁에 있겠다는 어릴 적 약속을 지킨 것이다. 노지마는 메테오 이후의 미드가에서 그들이 함께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뒷 이야기를 정리하고픈 의욕에 의해 이 프로젝트는 힘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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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 단순한 CG 비주얼로 시작된 기획은 점점 더 커다란 프로젝트가 되었다. 노지마는 처음에 만들었던 스토리를 갈아 엎고 보다 깊이 있는 스토리를 구상하기 시작했으며 총 감독이 된 키타세는 노무라에게 공동 디렉팅을 맡겼다. 클라우드의 얼굴과 머리카락은 최종 완성까지 총 30회가 넘는 디자인 수정이 이루어졌다. 녹슨 버스터 스워드는 이제 잭의 무덤 앞에 자리하게 됨에 따라 클라우드는 6개의 새로운 검을 갖게 되었는데, 디자이너 타카야 타케유키는 그 6개의 검을 하나로 합쳐 퍼스트 쯔루기라는 '합체 검'을 만들어냈다. 노무라는 “무명”이라고 불리우는 상대 악역의 독특한 검술 자세를 표현하기 위해 이번에는 직접 모션 캡쳐 슈트까지 입었다. 우에마츠 노부오는 그의 오리지널 FF VII 음악을 바탕으로 하게 될 이번 프로젝트의 음악을 맡는 계약서에 싸인했다.

 

프로젝트 자체를 속편 게임의 제작으로 변경한다는 소문이 떠돌았지만 결국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한 시간짜리, 그리고 나중에는 일반적인 장편 애니매이션 길이의 영화로 만들어진 파이날 판타지 VII: 어드벤트 칠드런은 그렇게 탄생되었다.

메테오 사건 2년 후, 클라우드와 티파는 미드가의 잿더미 속에서 피어난 새로운 도시인 에지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그들은 바렛이 유전을 찾으러 다니는 동안 마를린을 맡게 되었고, 또 한명의 고아인 덴젤도 그들과 함께 살고 있다. 제노바에서 발생한 병인 지오스티그마 (FF X에서 차용된 요소이다)가 메테오 이후에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었으며, 클라우드 역시 지오스티그마에 감염된 데다가 에어리스를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티파는 물론 옛 친구들과도 연락을 두절한 채 은둔하게 된다. 덕분에 그는 혼자서 과격한 세 명의 세피로스 클론들과 조우하게 되고, 그들은 그들의 “어머니” 즉 제노바의 잘린 머리를 찾아 세피로스를 부활시키려는 계획을 세운다.

미려한 애니매이션에 세계관을 이해하는 사람들만이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든 어드벤트 칠드런은 FF VII의 골수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기쁨으로 충만한 100분 동안의 행복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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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크스의 루드, 레노와 함께 루퍼스 신라가 다시 등장했다. 클론 형제인 야주, 로즈, 그리고 “무명” 카다즈는 세피로스의 기품, 힘, 그리고 잔인함을 의미했으며 그들은 모두 등에 반쪽 뿐인 날개를 달고 있다. 그들과 싸우는 액션 신은 본편의 리미트 브레이크를 연상하게 했으며, 로즈의 핸드폰 벨소리는 FF VII의 배틀 테마곡이었다. 카다즈는 붉은 마테리얼로 소환 공격을 펼치며, 이를 막기 위해 예전의 아바란체 멤버들이 모두 다시 뭉친다. 예리한 팬이라면 그들 모두 에어리스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빨간 리본을 달고 있음을 알아챘을 것이다.

아바란체 멤버들은 힘을 함쳐 클라우드가 클림하자드 리미트 브레이크로 거대한 괴물을 물리칠 수 있게 돕는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클라우드는 세피로스와의 대결에서는 홀로 싸울 수 밖에 없다. 이번에도 클라우드에게 패배를 당하는 세피로스지만 완전히 소멸되었다기보다는 다음 기회를 노릴 것이라는 여운을 남긴다.

그를 져버리지 않았던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클라우드는 조금은 자신을 용서하게 된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어드벤트 칠드런은 팬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는 효과를 가져왔다. 마쯔야마 베니는 “행성을 여행하는 소녀”라는 소설에서 에어리스가 죽은 후에 의식이 있는 상태로 라이프스트림에 존재하였으며 메테오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를 서술했으며, 노지마의 짧은 이야기들은 “미소 하나에 이르는 길”이라는 이름으로 정리되었다. 그 중에 “Case of Tifa”는 클라우드가 티파를 찾아 헤매는 내용이며 결국 그의 감정을 인정하면서 평소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 미소를 짓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FF VII의 컨텐츠들이 쌓여감에 따라, 키타세와 노무라는 컴필레이션 오브 파이널 판타지 VII라는 이름으로 이러한 컨텐츠들을 통합하여 관리하고자 했으며 어드벤트 칠드런과 비포 크라이시스가 우선 이러한 틀 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2006년에는 PS2로 더지 오브 캘베로스: FF VII가 발매되었다. 게임은 FF VII에 있어 클라우드보다 우울한 거의 유일한 인물인 빈센트 발렌타인과 세이트 시스를 조종했던 신라 에이전트 리브 튜스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드벤트 칠드런 1년 후를 배경으로 3인칭 슈팅으로 전개되는 게임은 빈센트가 오메가 웨폰을 깨우려고 하는 솔져 테러리스트 딥그라운드와 대적하는 내용이다.

같은 해, 더지 오브 캘베로스 로스트 에피소드: FF VII이 몇 가지 추가 챕터와 멀티플레이어 요소를 담아 핸드폰 게임으로 발매되었다. 중심 캐릭터가 아닌 다른 인물들에 포커스를 맞춘 의도는 좋았으나 더지 오브 캘베로스는 너무도 많은 부분에서 FF VII에서 크게 벗어나 있었기에, 많은 팬들에게 그들이 원했던 FF VII의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는 실패한 게임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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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경험삼아 스퀘어는 젊은 잭 페어의 이야기를 담은 액션RPG 게임 크라이시스 코어: FF VII를 PSP로 2007년에 발매하였고, 이러한 방향성은 팬들에게 강력한 지지를 받았다. 크라이시스 코어는 FF VII 특유의 로맨스와 페이소스를 새롭게 구성하여 영웅으로 추앙받던 시절의 세피로스, 그리고 버스터 스워드의 원 주인인 엔지엘 휴레이를 따라 우타이(유피의 고향)와의 전쟁에 참전하는 잭의 모험을 풀어나갔다. 팬들은 처음으로 잭과 에어리스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으며, 게임은 잭이 호조 박사의 잔인한 실험으로부터 클라우드를 구하는 부분에서 끝나게 된다. 이 부분은 애니매이션 라스트 오더: FF VII에서도 다루어진 내용이기도 하다.

크라이시스 코어 이후, 새로운 FF VII 컨텐츠에 대한 소식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크라이시스 코어의 디렉터였던 타바타 하지메는 인터뷰에서 FF VII의 컴필레이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많은 팬들이 원작의 리메이크를 염원하고 있고, 2005년 E3에서 공개된 어드벤트 칠드런 모델을 활용한 PS3 FF VII 오프닝 재구성 동영상은 그 염원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다. 스퀘어 에닉스에서는 공식적으로 이 동영상이 속편에 대한 암시는 아니라고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러나 키타세와 노무라는 공개적으로 원작 리메이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며 사실 많은 스퀘어 에닉스의 신진 개발자들은 FF VII의 영향으로 현재의 직업을 가지게 된 것도 사실이다. 아마도 속편 제작에 대한 열망은 팬들 만큼이나 스퀘어 내부에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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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세, 노무라, 그리고 노지마는 현재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의 최신작인 FF XIII의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노무라는 FF XIII의 여주인공을 여성스럽지 않고 과격한 '클라우드의 여성 버전'이라고 설명한다. 우메마츠 노부오는 아시아, 유럽, 그리고 미국을 돌며 파이날 판타지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으며, 스퀘어를 떠나 스마일 플리즈라는 회사를 설립하였다. 그의 최우선 고객은 다름아닌 스퀘어에닉스와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설립한 RPG 개발사 미스트워커이다. 사카구치는 은퇴를 생각했던 1987년이 이미 20년이나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키타세와 사카구치는 지금도 종종 만나 술 한잔을 걸치며 지나온 시간들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논의하는 사이라고 한다.

파이날 판타지 VII를 명실상부한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 최고의 게임이라고 하기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 (최근 IGN 투표에서는 X가 그 영광을 얻었다.) 그러나 FF VII의 등장은 스퀘어는 물론 게임 업계 전체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끈 대사건임에는 분명하다. 갑작스러운 죽음, 예기치 못한 아름다움, 우정의 영원함, 목숨 걸고 싸워야 하는 가치 같은 매력적인 보석들을 담고 있는 FF VII의 이야기는 항상 우리 곁에 있다. FF VII 프랜차이즈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되든, 클라우드, 티파, 바렛, 빈센트, 레드, 유피, 시드, 케이트, 잭, 그리고 에어리스의 이야기는 게이머들 안에서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세피로스 역시 항상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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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for now.)

출처: IGN Retro  글: Rus McLaughlin  번역: 페이비안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의 역사가 아닌 FF VII만의 역사라서 번역하면서도 상당히 색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학생 새내기 시절에 처음 FF VII을 접했었는데, 이제는 애아빠네요. 참 시간이 빠른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드벤트 칠드런 같은 경우에는 PSP를 구입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고, 미국에서 어렵게 어렵게 구해서 정말 재밌게 수십 번은 본 거 같습니다. 아쉽게도 PSP를 팔아버려서 크라이시스 코어는 접해보질 못했네요.

메탈 기어 솔리드 4의 발매에도 불구하고 PS3에 대한 구입 의욕은 별로 없는데, FF VII 리메이크가 정말 PS3로 나온다고 한다면 아마도 별 망설임 없이 PS3도 구입할 거 같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명작은 그냥 명작인 채로 추억 속에 남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고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 번에는 좀 더 나은 번역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 본 포스트는 출처 표시를 조건으로 IGN의 양해 하에 번역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