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Vita의 예상치 못한 저렴한 가격(Wifi 모델: 249불, Wifi+3G 모델: 299불)이 아마도 이번 E3의 가장 뜨거운 뉴스일 거 같다.

유로게이머: 비타 가격이 예상보다 저렴하다. 의도된 행보인가?

앤드류 하우스: 조직 내 마케팅과 퍼블리싱 부문에서 매우 강하게 밀어 붙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비타가 단지 코어 게이머를 끌어들이는 데 머무르지 않고 보다 더 빠르게 대중적인 시장을 형성하고자 한다면, 전략적이고 공격적인 가격이 이 모든 것의 핵심이 되는 문제임이 분명하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만족스러운 답을 얻는 데 성공했다는 것에 매우 기쁘다. 우리의 엔지니어들은 놀라운 제품을 구현하는데 있어서만이 아니라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을 가능케 함으로서 그들의 임무를 멋지게 달성했다.

초기에 코어 게이머와 기술 및 엔터테인먼트 애호가들에게 어필하여 그들이 비타가 주는 경험을 검증하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타가) PSP 때보다 좀 더 빠르게 좀 더 넓은 대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하는 것이 우리 전략의 본질이다.

가격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비타가 제공하는 많은 경험들은 초기부터 연결성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되었다. 특히나 젊은 층에 있어서, 이러한 부분은 반드시 빠질 수 없는 본질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아이들을 보더라도, 연결성이나 기기 간의 연결성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이 비타가 제안하는 가치의 핵심을 구성한다.

Eurogamer: The Vita price is cheaper than expected. Was that a deliberate move?

Andrew House: I characterise it as a very strong push from the marketing and publishing arm within the organisation. If we were to build not just a core gamer audience for Vita but to move, I would hope very swiftly, towards more of a mass market proposition, having a strategic, aggressive price was clearly a key part of that equation.

I'm really happy we were able to achieve that. Our engineers have done a stellar job of delivering a great product, but also allowing us to hit a price point we feel is attractive.

The strategy, in essence, is we want phase one to appeal to the core gamer audience, technology and entertainment enthusiasts, hope they validate the experience, but then move more swiftly than with PlayStation Portable into a much broader audience.

Price is important. But a lot of the experiences are designed with connectivity from the ground up. We think that's an absolute essential, particularly for a younger audience. Certainly based on the experience of my own kids, they view connectivity and connected devices as a birthright. That is a key part of the proposition.

Eurogamer의 SCEE 사장 Andrew House와의 인터뷰 중에서 발췌, 번역


인터뷰 중에 언급되는 'blended margin' 전략은 하드웨어에서 이윤이 없거나 손해를 보더라도 이를 통해 유저 층을 넓게 확보하여 이후 발매되는 게임들 혹은 주변기기 판매에서 이윤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딱히 새로운 전략은 아니지만, Vita에서 다른 점이라면 그간의 경험을 통해 (특히나 소니의 일반적인 가격정책을 생각하면) 좀 더 과감해졌다는 부분이다.


Price Tag 하나로 정리되는 이 심플한 '과감성' 이면에, 얼마나 많은 분석과 검토, 리포팅과 회의, 내부와 외부의 조율이 있었을 것인지.. 나로서는 짐작도 할 수 없다. 다만, 소니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변화를 추구했고, 이를 소비자에게 제시할 정도로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여전히 시장을 주도할 저력을 가진 회사라는 점을 이번 E3에서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소니 같은 거대한 회사의 executive 레벨에서 그 과감한 선택이 결국 승인을 받아서 현실이 되었다는 건, 아무리 PSP 시절 닌텐도 DS와 경쟁에서 진 뼈아픈 기억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이 전통적인 게임 업계 플랫폼 회사들을 긴장시키는 시장 상황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코 결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뀌어야 할 때 겉으로만 혁신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business as usual에 허우적대다가 사라져간 기업이 어디 한둘인가.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만족스러운 답을 얻는 데 성공했다는 것에 매우 기쁘다.'라는 발언이 정말 무겁게 다가온다. executive의 역할이라는 건,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구성원들이 만족스러운 '답'을 얻도록 이끌어야 하며, 그 '답'의 성공 여부를 먼저 판단하고 시장에 과감히 던져보는 결단을 내리는 게 아닐까.

물론 한 명의 게이머에 불과한 나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내 지갑에서 나갈 돈이 약간 줄어들었다는 점에 약간 안도감을 느낄 뿐이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