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시는 분이라면 제가 데스스팽크라는 게임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는 걸 잘 알고 계실 텐데요. 루카스아츠의 고전명작 어드밴처 게임 원숭이섬의 비밀과 그 속편을 만든 론 길버트가 '디아블로와 원숭이섬의 완벽한 결합'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걸고 개발한 이 게임이 7월 13일에 북미 PSN으로, 14일에는 북미 Xbox Live로 드디어 등장했습니다.


북미 계정 생성 및 유료 게임 결제 방법은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하면 나와 있으니 따로 설명드리진 않겠구요. 어쨌거나 어제 대략 2시간 반 정도 플레이해 본 첫인상은, 세상을 뒤바꿀 게임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재밌고 유쾌한 게임으로 잘 빠져 주었다는 느낌입니다. 심플한 핵-앤-슬래쉬, 적을 해치우거나 보물 상자를 열어서 얻는 다양한 무기와 아이템들, 레벨 업에 따라 조금씩 강해지는 캐릭터 등을 골자로 하는 디아블로풍 액션 RPG에서 핵심적인 재미 요소들을 잘 발라낸 느낌이고요. 동시에 원숭이섬의 비밀 시리즈 특징이었던 유머러스하고 재치있는 설정과 대사도 제대로 녹아들어가 있더군요.



디아블로나 원숭이섬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좋아했던 기억이 있는 게이머라면 꽤나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두 게임 모두를 좋아했던 게이머라면 아마도 저처럼 게임 시작 30분 이내에 이 게임에 홀리게 될 거 같고요. (요즘엔 왜 이리 자주 이것 저것에 홀리는지... ^^; ) 기술적으로 한계에 도전하는 극강의 그래픽은 아니지만, 화사한 색감과 일러스트 풍의 그림체와 맛깔나는 성우 음성, 산뜻한 음악은 전체적인 게임의 분위기와 무척 잘 어울립니다. 주인공인 데스스팽크를 비롯한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들려주는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대화도 흥겹구요. 데스스팽크의 자기소개와 모험담 떠벌리기 등을 보고 있자니, 가이브러쉬가 터프 버전으로 부활한 거 같더라는...





해외 웹사이트의 평은 대체로 호의적인 편입니다. (오늘 기준으로 메타크리틱 81점)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프리젠테이션은 높게 평가하는 편이고, 아쉬운 점으로는 미션이 좀 더 다채로왔다면 더 좋았을 것, 게임플레이 시간이 좀 짧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잠깐 잡으려고 했다가 몇 시간이고 하게 되는 핵-앤-슬래쉬 류의 중독성을 감안하면 말이죠.



북미 PSN 기준으로 풀 게임은 $15 정도구요, 맛보기할 수 있는 무료 데모 버전도 함께 올라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