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스토리텔링, 언차티드 2

게임라이프/번역 2009. 12. 7. 17:22 Posted by 페이비안
게임의 네러티브, 뉘앙스 그리고 언차티드 시리즈의 미래에 대해 너티독 사장에게 직접 듣는다.

글: 멧 카사마시나(Matt Casamassina) / 번역: 페이비안 / 원문게시일: 2009.11.19 / 출처: IGN

픽셀아트와 256 컬러는 이미 과거의 이야기. 오늘날 비디오게임 산업은 성장을 거듭하여 기술적으로나 예술적으로 헐리우드와 경쟁할 수준에 이르렀다. 제임스 카메론이 5억 달러짜리 공상과학 블록버스터 '아바타'에 들어갈 화려한 배경과 현실적인 외계인들을 창조하기 위해 수백명의 전문가를 거느린 웨타 디지털이라는 특수 효과 회사에 의존하는 것처럼, 게임 제작사들은 천오백만에서 이천만 달러에 이르는 예산으로 뛰어난 디자이너들과 프로그래머들을 고용하여 대중의 예상을 뛰어넘는 화려하고도 현실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 영화의 경험을 비디오게임 콘솔을 통해 제공하고자 투입되는 그 모든 인력과 자금에도 불구하고, 게임 회사들은 이러한 경험의 본질 자체를 게임 속에 옮겨내는데 종종 실패하곤 한다. 인디아나 존스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 화려한 클라이막스가 지나고 엔딩 스텝롤이 흐를 때, 관객은 영화 속에서 보여준 화려한 폭발 신 때문에 이 영화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보자마자 애정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인디라는 캐릭터, 관심을 잡아 끄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인디아나 존스라는 영화를 진정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으로 인식시키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물론, 시리즈 가장 최신작은 이러한 설명이 적절치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극중에 변화를 경험하고 성장하는 강렬한 캐릭터.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매력적인 네러티브. 이러한 영화의 가장 중심에 있는 요소들은 종종 비디오게임에서는 적당히 얼버무려지거나 아예 한 쪽으로 치워져 있었으며, 폴리곤 숫자가 두 배가 되고 텍스쳐 효과가 세 배가 되는 지금도 그러한 경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최고의 게임으로 대두되고 있는 작품 중 하나가 비디오게임의 미래를 대변하고 있다고 한다면, 이 모든 것들은 이제 곧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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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티독은 게임속 스토리에 접근함에 있어 영화나 연극에서처럼 풀모션 캡처와 사운드 녹음을 동시에 진행했다


너티독에서 만든 언차티드 2의 주인공 네이선 드레이크는 전체 30분 정도에 불과한 이벤트 신에서 레온 S. 케네디가 전체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를 통해 보여주었던 것 보다 더 현실적이고, 유머러스하며, 매력적이고, 호감가는, 전반적으로 좀 더 현실의 사람과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캡콤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언제나 기술면이나 분위기 조성 면에 있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조악한 스토리텔링, 어설픈 대사와 판에 박힌 전형적인 주연 캐릭터로 인해 비디오게임들 중에서도 네러티브 면에 있어 가장 빈약한 시리즈라는 악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기존까지 분리되어 있던 게임플레이와 네러티브의 경계를 성공적으로 허물어 낸 언차티드 2는 비디오게임의 스토리텔링에 있어 쇼케이스라고 할 수 있으며,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비롯한 다른 여러 게임들이 많은 것을 참고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네이트가 달리고, 뛰고, 총을 쏘면서 보물을 찾기 위해 아름다운 정글과 눈발 날리는 산길을 헤쳐나가는 동안, 예전 게임에서는 거의 만나는 일이 없었던 비디오게임의 두 요소는 이음매 없이 완벽하게 결합하여 마치 영화와도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

언차티드 2는 마르코 폴로의 사라진 함대를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모험하는 보물 헌터 드레이크의 이야기이다. 그는 잘생기고 카리스마가 넘치며 지적인 능력까지 갖춘 영웅이지만, 반면에 동료에게 속아 넘어가는 등 항상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보물을 찾는 모험에 더해, 살아남기 위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도망치거나 적과 총격전을 펼치는 그의 모험에서, 몇몇의 세부적인 부분은 언차티드 고유의 것이지만 기본적인 설정 자체는 인디아나 존스부터 네셔널 트레저에 이르기까지, 헐리우드에서 수 백번 이상 다루었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언차티드 2는 근본적으로 비디오게임의 형태를 하고 있는 액션 영화이다.

언차티드 2와 드레이크라는 캐릭터를 창조했던 너티독의 작업과정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나는 너티독의 공동 사장인 에반 웰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게임 개발자들이 네러티브와 캐릭터가 실질적인 중요성을 가지는, '진짜' 스토리 중심의 게임을 거의 만들지 않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고,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물었다. 그는 개발 스투디오에서 TV나 필름에서 사용되는 방법론들을 분석하고 받아들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가 이 문제에 대한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정말 간단히 요약하자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이야기는 만들 수 있지만, 그 이야기를 캐릭터가 이끌어 가는 구조가 아니라면 그 이야기에선 뭔가가 결여된 것이다. 언차티드 2에서 새롭고 흥미로운 것이 무엇인지 살펴봤을 때, 나는 캐릭터들과 이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가가 가장 핵심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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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실제로도 서로 함께 녹음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멋진 성우 연기와 주연들 간의 훌륭한 궁합이 필요하다. 네이트와 그의 오랜 동료인 설리가 팀을 이루어 용병들을 물리치고 정글을 탐험할 때, 그 두 사람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농담을 주고 받고, 의견을 교환하며 마친 진짜 친구처럼 행동한다. 게이머는 그 두 사람이 예전부터 잘 알고 지낸 사이라는 점을 믿게 되는 것이다. 반면, 드레이크의 현재 여친인 클로이가 (자신을 "네이트의 과거 여친"으로 소개하는) 엘레나와 대면했을 때, 게이머는 또한 둘 사이의 긴장을 느끼게 된다. 단순한 대화만이 아닌, 두 사람의 목소리 톤에서부터 말이다.

이러한 '뉘앙스'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부분이 종종 다른 게임에서는 무시되곤 하는데 이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세부적인 것들이 영웅과 악당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그들을 진짜처럼 만드니까.

닌텐도는 게임플레이야말로 모든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 말이 옮음을 계속해서 증명하고 있다. HD 화질을 지원하지 않는 게임기로 성공을 거두고, 아무런 '실질적인' 스토리도 없는 위 스포츠 리조트 같은 게임이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으니까. 그들은 네러티브에 대한 강조와 헐리웃스러운 연출이 필수적인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 말은 전적으로 옳다. 순수하게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수 많은 타이틀들을 생각해보라. 테트리스는 처음 등장한지 20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중요한 게임 중 하나이다. 테트리스에 대한 게이머의 기대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 멋진 외형도, 기대하지 않았던 반전도 필요치 않다. 게이머가 원하는 건 게임이 제대로 돌아가고 그 자체로 즐거움을 얻는 그 뿐이다. 같은 맥락으로, 위 스포츠에 나오는 캐릭터들에 관절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고 해도 아무도 그걸 문제삼지 않는다. 왜냐면 단지 게임일 뿐이니까.

하지만 개발자들이 현실적인 캐릭터와 세계, 그리고 네러티브에 의존한 경험을 만들기로 결정했다면, 만만치 않은 도전을 예상해야 한다. 갑자기, 게임은 단순히 게임이 아니게 된다. 게임이라는 안전한 테두리를 벗어나 다른 것들과의 영향과 비교에 노출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의식하거나 인정하지 않더라도, 어느 시점에서 우리는 이러한 프로젝트들을 영화와 비교하게 되는데, 이는 스토리텔링이나 캐릭터 설정에 대한 경험이나, 가용한 제작비 면에 있어서나 헐리우드 스투디오의 저력에 결코 미칠 수 없는 게임 개발자들에게 쉬운 도전은 아니다. 하지만 너티독은 그러한 도전을 시도하기로 했고, 그 결과는 언차티드 2가 스스로 말해주고 있다.

너티독은 언차티드 2의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배우들과 1년 넘게 작업을 진행했으며, 매 달 2~3회의 세션을 가졌다. 이러한 세션에는 단순히 녹음 세션만이 아니라, 대본 연습을 위한 테이블 리딩 세션도 포함되었는데 이는 배우들이 녹음 작업을 하든 다른 일을 하든 고용 시간에 따라 페이가 지불되기 때문에, 헐리우드에 비해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게임 업계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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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캐릭터들 역에는 쟁쟁한 배우들이 고용되었다.


스토리 중심의 게임을 만드는 많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먼저 캐릭터의 음성을 녹음하고 다음에 모션 캡처 배우들을 고용하여 오디오에 따라 캐릭터의 동작을 마치 판토마임처럼 표현하도록 한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너티독은 언차티드 2의 작업에 있어 마치 TV나 필름처럼 두 가지 모두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배우를 고용하였으며, 실제로 배우들을 함께 모아 작업함으로서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주인공 역으로 일단 놀란 노스를 캐스팅하고 나서, 우리는 다른 배우들과 연기를 맞춰보도록 했다. 만약 좀 더 전통적인 연기라면 실제로 그들이 무대에 함께 서게 되는 상황이었을 테니까. 언차티드 2에서 뛰어난 캐릭터 연기가 가능했던 데에는 이러한 요소가 정말 중요하게 작용했다."

언차티드 1편에서도 너티 독은 모션 캡처 스테이지에서 배우들이 그들의 대사와 움직임을 모두 표현하도록 했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게임 속 캐릭터의 움직임을 만들었다. 하지만 작업을 진행했던 창고의 소음 때문에, 녹음된 대사는 사용할 수 없었고, 때문에 배우들은 레코딩실에서 대사를 다시 녹음했다. 그래도 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고, 1편에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너티독은 속편을 작업하면서 이러한 프로세스를 좀 더 발전시켜 헐리우드 모델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한 것이다.  

"이번에는 정말로 TV 쇼나 필름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모든 것이 게임 속에 그대로 적용되었다."

언차티드 2에서는 각본, 모션 캡쳐, 표정 애니매이션, 그리고 립싱크가 완벽하게 결합하고 있다. 만약 너티독에서 그 중 하나만이라도 신경을 덜 썼다면, 모든 것이 다 허사로 돌아갔을 것이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나는 때때로 네이트가 험한 길을 헤쳐가거나 적들과 싸우면서 내뱉는 말을 내가 똑같이 따라하는 걸 깨닫곤 했다.

각본을 작업한 에이미 헤니그(Amy Hennig)는 비디오게임의 전형에 갇히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캐릭터는 단순히 말을 하기 위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대사는 게임 속의 세계에서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농담과 가벼운 대화는 캐릭터를 정의하고, 그들을 우리와 연결시키고 애정을 갖게 하며, 그들의 과거와 목적을 말해준다.게다가 종종 캐릭터들의 대화는 게이머가 꼭 알아야 할 주변 환경에 대한 세부 정보와 캐릭터의 목적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보통 이러한 힌트는 비디오게임에서 관행적으로 이벤트신을 만들어 기계적으로 주입되곤 했었다.

이에 더해, 헤니그는 캐릭터들이 비디오게임의 전형이 아닌, 진짜 사람들처럼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무척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클로이와 네이트가 건물의 돌출된 벽면을 향해 걸어갈 때, 클로이는 "너 우리가 이걸 타고 올라가야 하는 걸 알고 있어?"라고 묻는데, 네이트는 이에 대해 "그래... 종종 이런 식이더라구."라는 재치있는 답변을 한다.

이러한 대화는 카메라 전환이나 불필요한 이벤트신을 통한 직접적인 전달 없이도 게이머에게 다음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대화 자체는 가볍고 흥겨운 느낌이며, 또한 네이트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도전이 때로는 얼마나 현실적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인지를 알고 있다는 것 또한 보여준다. 작고 별 중요치 않은 대화의 형식이지만, 실제 그러한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이라면 바로 이렇게 반응했을 것이라는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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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티독은 언차티드 2의 세계를 실제처럼 보이도록 하는 작은 장치들로 가득 채웠다.


반면에, 사일런트 힐: 섀터드 메모리즈에는 실제로는 그럴 법 하지 않은 장면들이 종종 펼쳐져서 현실감을 떨어뜨리곤 한다. 예를 들어 가슴이 튀어나올 정도로 얇은 셔츠를 입은 아름다운 여형사가 눈보라가 몰아치는 한가운데서 주인공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장면이 있는데, 만약 너티독에서 이 장면을 작업했다면, 아마도 그녀는 방한복을 걸치고 떨고 있을 것이며, 대화는 실내에 들어가서 하자고 설득하는 흐름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개발사들은 제대로 된 인식조차 없고 또 어떤 개발사들은 이 부분을 제대로 잡아내기 위한 예산이나 시간을 갖고 있지 않긴 하지만, 네러티브라는 것은 카드로 만든 집과도 같다. 만약 하나의 캐릭터나 하나의 액션이 어긋나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언차티드 2의 내러티브와 게임플레이가 서로 물 흐르듯 맞물려 돌아갈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너티독에서 게임 흐름 자체를 완전히 통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나 역시 크랙다운 같은 게임도 무척 좋아하고, 그런 스타일의 오픈 월드를 탐험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지만, 아마도 나는 예전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선형적인 전개와 흐름을 가진 게임을 더 선호하는 사람으로 남을 거 같다. 모든 장면들은 사전에 계획되어 있고, 모든 가능한 액션이 계산된, 그리고 모든 것들이 개발자들이 계획했던 대로 풀려나가는 그런 게임들 말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노 모어 히어로즈에서는 다양한 심부름을 하면서, GTA에서는 볼링 게임도 즐기면서 노닥거릴 수 있는 반면에 언차티드 2에서는 숨조차 쉴 겨를도 없는 빠른 전개가 펼쳐지는 것이다.

"선형적이라는 말이 거의 조롱에 가까운 단어가 되었다는 것에 대해 약간 불만을 가지고 있다. 나는 1인칭 슈팅도 좋아하고 3인칭 슈팅도 좋아한다. 그 둘 중 누가 우위에 있다고 하긴 힘들다. 그건 단지 선택의 문제이다."라고 웰즈는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종류의 게임, 게임 전체가 장면과 장면으로 각본이 짜여 있고, 무척이나 압축적이며 무료할 틈이 결코 없는, 매우 영화적인 게임을 오픈 월드를 통해 구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오픈 월드를 포기하는 대신, 너티독은 언차티드 2를 현실적인 디테일로 가득 채우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네이트가 바닥에 뛰어내리면 올라오는 먼지들, 그가 붙잡으면 부러지거나 벽으로 휘어지는 표지판들, 근처로 달려가면 배관 위로 날아 오르는 새들. 이러한 사소한 뉘앙스들이 서로 더해져서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유기적인 레이어는 다른 많은 타이틀에서 종종 부족한 현실감을 언차티드 2에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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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차티드 2는 상호작용과 네러티브를 어느 쪽도 포기하지 않은 채 절묘하게 엮어내고 있다.


나는 다른 개발사가 이러한 디테일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왜냐면 실제로 많은 개발사들이 이런 부분에 노력하고 있으니까. 다만 그 어떤 개발사도 자신들의 게임을 이렇게까지 디테일에 깊게 담구어내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성우 연기와 모션 캡처를 이렇게까지 발전시킨 덕분에 얻어낸 현실감에 더해, 부러지는 파이프 하나 하나와 눈보라 결정 하나 하나가 현실감을 더욱 높이고 몰입감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가 넣은 작은 효과들과 마무리들 그 모두를 누군가가 알아챌 필요는 없다. 사실, 이런 것들을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할 때야 말로 우리가 제대로 된 작업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발팀의 애니매이터들은 여러가지 상황에서 항상 이런 고민을 해왔다. '만약 여기서 드레이크가 비틀거리면 멋지지 않을까?', '드레이크가 운전 중에 이런 상황에서는 깜짝 놀라서 움찔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하나의 캐릭터에 대해, 물론 드레이크 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에게도, 상당히 많은 수의 애니매이션 레이어가 덧입혀져 있어서 정말 캐릭터들이 주변 환경과 녹아들어가 있는 느낌을 주도록 했다." 웰즈는 여기에 덧붙여서, 너티독에 있어 기술적인 한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이제는 단순히 인력과 자금의 문제만이 남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언차티드 2도 기존의 관습에서 자유로운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의 상투성은 비디오게임의 것이 아닌 영화의 것들에 가깝다. 그리고 이 자체가 어느 정도는 이 작품에 대한 찬사라고 할 수 있다. 드디어 우리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거의 모든 레벨에서 대등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게임을 만나게 된 것이다. 게임 고유의 인터렉티브성이 유지된 채로 함께 말이다. 게임 비평가들 역시 이러한 점을 놓치지 않았고, 거의 모두가 이 작품에 대한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강력한 올 해의 게임 후보로 꼽고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언차티드 2는 비디오게임이 인터렉티브한 면과 시네마틱한 특성을 함께 갖출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작품이다.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고 좋아할 수 있는 캐릭터, 그리고 정말 그 곳에 있는 듯한 현실감을 주는 세계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며, 이러한 영화적인 퀄리티가 훌륭한 게임플레이를 희생해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이에 더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은 훌륭하게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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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티독 공동 사장 에반 웰즈


언차티드 2에 열광했던 우리의 빼먹을 수 없는 질문은, 시리즈가 앞으로 어떻게 되는가일 것이다. 거기에 대해 웰즈는 여전히 모호한 입장을 유지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네이선 드레이크의 모험이 여기서 끝날 거 같지는 않다.

"다음에 우리가 어떤 작업을 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결정된 바가 없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언젠가 언차티드의 또 다른 속편을 언젠가는 만들게 되지 않을까 싶지만, 속편 작업이라는 것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것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너티독은 자신들의 이전 게임을 계속해서 분석하고 언차티드의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 속편은 기존 공식에 충실하면서도 혁신을 도모할 것이다.

이에 대한 웰즈의 답변 역시 여전히 모호하다. "기존의 핵심 요소들을 보강하고, 모든 이들이 언차티드에서 좋아했던 것들을 빼버리지 않고서도 시리즈를 좀 더 향상시키는 어떤 것. 물론 대단히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우리가 속편을 하고자 할 때 하는 생각들은 주로 이런 것들이다."

어쨌거나, 그 사이에 비디오게임 업계의 나머지 사람들은 일단 언차티드 2부터 따라잡고 볼 일이다.

글: 멧 카사마시나(Matt Casamassina) / 번역: 페이비안 / 원문게시일: 2009.11.19 / 출처: 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