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첫 날 모유 수유를 못해서 불안했던 날들도 지나, 모유도 잘 나오고 짱이가 먹기도 잘 먹어서 한시름 놓은 것도 잠시... 와이프가 오히려 모유 양이 많아 가슴이 뭉치고 울혈이 생겨 고생을 했습니다. 게다가 모유가 너무 많아서 그런지, 사출이 너무 세서 그런지 짱이가 모유를 먹다가 컥컥 거리는 소리와 함께 괴로워하다가 수유가 중단되는 상황에 또 다시 우리 부부 당황 모드로 들어갑니다.

일단은 산후조리원에서 얘기한 대로 양배추 잎을 차갑게 해서 가슴에 붙이는 것으로 너무 많은 모유량을 조절해보고, 먹이기 전에 유축기로 조금 빼내보기도 하고, 짱이가 수유 중에 더워서 그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방 온도도 좀 낮추어 보는 등등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았습니다.

모유 수유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보통은 모유가 잘 나오지 않는다거나, 아기가 잘 빨지 못한다거나 하는 문제들이 일반적이라 대체적으로 조언을 얻기가 쉽지 않더군요. 게다가 사람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제시하는 방법들이 서로 상충되기도 하고요.

이러다가 짱이가 모유 먹는 걸 싫어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하면서 인터넷에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대한모유수유의사회 웹사이트(링크)를 발견했습니다. 모유수유상담실에 올라온 상담 내용을 보니, 우리 부부처럼 모유가 많이 나오는 경우 때문에 어려워하는 경우도 종종 있더라고요. 일단 바로 써볼 수 있는 방법은, 엄마가 등을 좀 비스듬히 기대서, 아이를 가슴보다 높은 위치에 놓아서 중력으로 인한 강한 사출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있더군요. (가슴이 뭉치는 문제도, 차라리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편이 유축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가슴을 부드럽게 하는데 훨씬 좋다고 하네요.)

이 방법을 써서 어제, 오늘 다시 비교적 순조롭게 모유 수유를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모유 수유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노하우들도 잘 읽어 둘 필요가 있겠다 싶더군요. 나름 준비된 엄마, 아빠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초보는 어쩔 수 없는 초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부로 살면서 잘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배워가면서 차근차근 해나가는데 큰 문제가 없었는데, 아이와 관련된 문제는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하다못해 빨리 해결책이라도 마련하지 않으면 아이까지 고생시키는 결과가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짱이는 이런 과정들을 커서 잘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과정이 짱이에게도 힘든 기억만은 아니기를 기도해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엄마, 아빠보다는, 잘 몰라서 당황하고, 고민하고, 노력하고, 배우는 엄마, 아빠가 더 정을 붙이고 애틋한 기억이 되기를 바라는 건 좀 욕심일까요? ^^ 어쨌거나 모유가 잘 나온다고 마냥 좋아했던 것을 반성하면서, 뭔가 생길 때마다 아빠로서 좀 더 신속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하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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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이야, 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계속 노력할께~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하자꾸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