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G] 추억의 게임을 찾아서... <3>

게임라이프/번역 2013. 10. 31. 17:28 Posted by 페이비안




2002년 7월 - 슈퍼 마리오 선샤인 아트워크


1996년 닌텐도 64의 발매와 함께 등장한 슈퍼 마리오 64는 동서양을 막론한 게이머와 게임 개발자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경이로운 마리오의 첫번째 폴리곤 모험은 플랫폼 장르를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고 뒤이어 등장하는 수많은 3D 플랫폼 게임의 기반이 되었다.


따라서 닌텐도가 그 다음 마리오 게임에서 과연 전작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당연했다. 그러나 닌텐도는 닌텐도 64가 그 수명을 다할 때까지, 심지어 게임 큐브가 발매되는 시점에서도 루이지 맨션을 대신 선보이며 새로운 3D 마리오 게임을 오랫동안 내놓지 않았다.


그 오랜 기다림의 끝에 드디어 슈퍼 마리오 선샤인이 등장했지만 이 게임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델피노 섬이라는 열대섬 배경부터 이상하기도 하고 매력적이기도 한 캐릭터들까지 그 이전까지 시리즈와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는 점에서 (예를 들자면, 굼바(일본명 쿠리보)가 게임 전체를 통틀어 한 마리도 등장하지 않는다.) 션샤인 또한 다른 각도에서의 변화를 추구한 작품이었다.


션샤인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새로운 게임플레이는 마리오가 등에 메고 다니는 F.L.U.D.D.라는 물대포로, 적에게 물을 발사하거나 마리오를 공중으로 올려주기도 하고 앞으로 빠르게 돌진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얄궃게도 게이머 대부분이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부분은 이러한 물대포를 쓰지 않고 기존 플랫폼 게임의 표준에 가까운 보너스 스테이지들이었고, 닌텐도도 다음 작품인 슈퍼 마리오 갤럭시를 개발할 때는 이 점을 잊지 않고 반영하게 된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많은 이들의 슈퍼 마리오 선샤인에 대한 반응도 너그러워져서, 이 작품은 비록 갤럭시와 슈퍼 마리오 64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잘 만든 플랫폼 게임이었으며 약간 거친 부분도 있었지만 마리오 게임을 구성하는 공식에 새로움을 더하는 흥미로운 시도라고 평가되고 있다.





1993년 11월 - 알라딘 잡지 광고


디즈니의 극장판 만화영화 알라딘이 제작에 들어가면서 당연히 영화와 연계된 게임도 개발에 들어갔다. 닌텐도 게임기용으로 디즈니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독점 라이센스를 가진 캡콤이 슈퍼패미콤용 알라딘 게임 개발에 착수한 한편, 세가 게임기에 대한 판권은 아직까지 열려 있는 상태였다.


이 판권을 직접 취득한 세가는 버진 인터렉티브와 손을 잡고 메가 드라이브용으로 완전히 다른 알라딘 게임을 만들게 된다. 게임 개발을 맡은 스투디오는 글로벌 글레디에이터스와 쿨 스팟 같은 플랫폼 게임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버진 게임즈 USA였다.


알라딘 게임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당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고 지금도 팬들의 뇌리에 인상적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러한 애니매이션은 버진의 애니매이터들이 디즈니 아티스트들과 공동으로 작업하여 디즈니 만화영화 수준의 캐릭터 움직임을 표현하는데 성공한 디지셀(Digicel)이라는 이름의 특수한 기술을 통해 가능했다. 


알라딘 발매에 이어 여기에 참여했던 개발팀은 라이온 킹을 소재로 하는 다음 디즈니 작품 연계 개인 개발에 들어갔고, 이후에는 버진을 떠나 샤이니 인터렉티브라는 독자 스투디오를 설립하여 어쓰웜 짐 시리즈를 개발한다.


알라딘 게임은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고 16비트 시절을 거쳐온 게이머들에게 아직도 기억되고 있다. 비록 일부는 캡콤의 슈퍼패미컴 게임을 더 높게 평가하기도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있어 알라딘 게임 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바로 세가와 버진의 메가 드라이브용 게임이다. 





1995년 6월 - 스트리트 파이터: 더 무비 아케이드 전단지


그간 게이머들이 얼마나 많은 영화 연계 게임들에 시달려 왔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을 기반으로 한 영화를 기반으로 한 게임'은 그렇게 많지 많다.  


1994년 장 클로드 반담과 카일리 미노그 주연의 '그럭저럭 볼만한' 영화 스트리트 파이터: 더 무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게임은 게이머들에게 영화를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들어졌다. (아케이드 게임만큼 적합한 수단이 또 어디 있겠는가.)


당시 인기를 끌던 모탈 컴뱃 시리즈에서 힌트를 얻은 이 작품은 기존 시리즈의 스프라이트 캐릭터 대신 영화에 등장하는 각 인물들을 실사판으로 디지타이즈하여 캐릭터로 등장시켰다. 가일을 선택하면 반담이 나오고, 캐미를 선택하면 카일리 미노그가 나오고, 사와다를 선택하면... 그런데 사와다가 누구였더라?

캡틴 사와다는 영화에서 가일의 동료로 나오는 인물을 모티브로 한 신규 캐릭터였다. 영화에서는 일본 배우 사와다 켄야가 연기했는데, 당시 캡콤은 그를 영화 업계에서 회사를 대표하는 새로운 액션 무비 스타로 밀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이슨을 그대로 카피한 블레이드라는 캐릭터와 함께, 사와다는 이후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에서 완전히 잊혀진 존재가 되고 만다. 스트리트 파이터 영화 자체는 싸구려 액션 신과 우스꽝스러운 대사 덕분에 나름의 컬트 팬들을 모았던 반면, 영화에 기반한 게임은 좋아해줄 구석이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으니까.




2000년 여름 - 젤다: 마조라의 가면 홍보용 비디오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의 길고 길었던 개발 기간과 거듭되는 발매 연기에 시달렸던 닌텐도 팬들에게 젤다의 전설 속편이 단 18개월 후에 나올 것이라는 소식은 꿈 같은 이야기였다.


비록 시간의 오카리나의 게임플레이 엔진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그 엔진 자체도 슈퍼 마리오 64 엔진을 수정한 버전이었다) 마조라의 가면은 독특한 '반복되는 3일' 게임플레이 매커니즘 덕분에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었다. 신비한 클락 타운이라는 장소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서 플레이어에게는 거대한 달이 지면으로 추락하여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지 72시간 만이 주어진다. 문제는, 게임 속 72시간이 실제로는 52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링크는 오카리나를 이용하여 시간을 조작한다. 느리게 만들거나 다음 날로 빠르게 넘어가거나, 필요하다면 첫 날로 돌아가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동안 획득한 아이템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채로 말이다. 플레이어는 아이템을 얻어 과거로 돌아가 적절한 시점에 사용하는 퍼즐을 풀면서 클락 타운을 위기에서 구하는 모험을 진행하게 된다.


비록 인기 면에서는 시간의 오카리나 혹은 황혼의 공주에 비해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마조라의 가면은 독특한 시간여행 퍼즐과 좀 더 어두운 스토리로 인해 일부 팬들에게 시리즈 가운데에서도 최고의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9년 11월 - 돈키콩 64 아트워크


돈키콩 컨트리 시리즈를 통해 돈키콩에게 그간의 악당 역할이 아닌 영웅 캐릭터로서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은 레어는 닌텐도 64용 돈키콩 64로 다시 한 번 돈키콩 게임에 착수하게 된다.

레어의 반조 카주이 시리즈와 유사한 스타일의 3D 어드벤처 게임 돈키콩 64에서 플레이어는 콩 일가의 다섯 식구들(돈키, 디디, 랭키, 타이니, 청키)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하여 빼앗긴 바나나를 되찾고 사악한 킹 K 룰을 물리치는 모험을 떠난다.

이 게임은 그래픽 면에서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었지만 (닌텐도 64에서 별도 4MB 확장팩이 필요했던 딱 두  게임 중 하나였다. 다른 하나는 마조라의 가면) 일부 게이머들은 아이템 수집을 너무 강조한 게임의 구조를 비판하기도 했다.

게임을 완벽하게 공략하여 101%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골든 바나나 201개, 일반 바나나 3,500개, 설계도 40장, 바나나 메달 40개, 바나나 요정 20마리, 배틀 크라운 10개와 함께 닌텐도 코인과 레어 코인까지 모아야 했는데, 이는 당시로서는 너무 벅찬 과제였다. 또한 게임을 시작할 때 나오는 음악인 DK 랩 또한 도마 위에 올랐는데, 전연령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가사에 "hell"이라는 단어가 나온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음악 자체가 너무 허접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