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표: 용과 같이 신장 클리어

게임라이프/소감 2011. 12. 9. 15:11 Posted by 페이비안

어쩌다보니 오프닝만 보고 묵혀두었던 PSP용 용과 같이를 얼마 전 꺼내어 클리어까지 도달.

PS3로 넘어가서도 전반적인 느낌이 PS2 때와 너무 유사하여 '전과 같이'라는 조롱을 듣는 시리즈이긴 하지만, 일본의 밤거리라는 소재에 대해 현실감과 게임스러움을 적절히 조합해냈다는 매력은 꾸준하다. 다만 PSP의 한계 덕분에 배경의 스케일이 '전과 같이'도 아니라 '전보다 모자란' 느낌이라는 게 아쉽달까. 그런 아쉬운 부분을 주연 교체에 본격 야쿠자 게임이 아닌, 불량 청소년 성장기라는 스토리로 풀어가려는 시도가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느낌.

주인공인 카즈야는 본편의 바른생활 야쿠자(-_-;) 기류와 비교하면 완전 망나니. 얘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좀 정신을 차리긴 하는데, 그 결과는 바른생활 불량학생... 아, 학교에서는 이미 한참 전에 짤렸으니 바른생활 니트인가. 주먹만 믿고 사는 소시민의 똘끼보다 무서운 게 권력과 위탁한 인간의 똘끼라는 게 절절하게 그려지는 스토리는 용과 같이 특유의 작렬하는 촌스러움도 있지만 나름 귀여웠다. 사실 얘는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서 문제이긴 해도 서브퀘스트하는 거 보면 부탁도 거절 못하고 나름 약한 사람들도 도와줄려고 하고.. 아마도 인상이 드러워서 손해보는 느낌의 인간인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여전히 일본 제작사쪽은, 스펙 한계가 분명한 쪽에서 좀 더 장점을 발휘한다는 느낌도 드는 것이, PS3쪽 본편에서 이렇게 저렇게 늘려놓은 요소들을 용캐도 컴팩트하게 PSP용 게임에 구겨넣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스 배틀이 대부분 하나의 무대에서 펼쳐지게 만들어 놓았다던지, PS3에서는 좀 더 다양했던 옵션들이 수가 확 줄었다던지 뭐 이런 정도의 꼼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게임 흐름은 본편 쪽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어느 쪽이냐 하면 PS2 때 느낌이 더 나는 것은 사실.

플레이타임은 대략 20시간 정도에 본편 클리어, 서브퀘스트 남은 거 돌리는 데 대략 10시간 정도 쓴 듯.

속편이 조만간 발매되기 때문인지, 일본 PSN에서는 베스트판으로 가격도 상당히 낮아진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