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여성 프로게이머인 서지수나 게임을 꽤 본격적으로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구지성 같은 이들도 있긴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게임이란 취미에 남자들만큼의 관심과 열정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당신의 여친을 비디오게임의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여성(역주: 원문저자는 여성)의 입장에서, 가련한 남성 게이머들을 위해 이 어려운 미션에 도움이 될만한 열 가지 팁을 소개한다.

10. 흔들리는 것은 최소화하라.

그래, 평범한 남성이라면 여성의 가슴에 끌리는 것을 죄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몇몇 게임 개발자 역시 유사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비밀이라고 할 것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여친과 함께 하는 게임으로 데드 오어 얼라이브를 꺼내들 생각이라면 그 전에 이것 하나만 고려해보자. 오늘 밤에는 마루 소파에서 자도 상관없는가? 그렇지 않다면 다시 생각하자.

전통적으로 비디오게임은 남성들이 만들고 남성들이 즐기는 취미였다. 또한 이십대 남성들이 대표적으로 선호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굳이 마케팅 전문가나 과학자가 아니라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여친이 함께 앉아 있는 자리에서, TV 화면에는 D컵의 무언가가 중력을 무시한 채 화면 절반을 채우며 흔들리고 있고... 당신은 그걸 보고 킥킥거리고 있다. 여친은 이 광경을 어떻게 생각할까. 여친이 당분간 당신과 그닥 가까이 앉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 하나는 확실하다.

9.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게 하라.

기타히어로, 그리고 이 게임의 여성형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싱스타는 당신의 여친이 다른 그 어떤 게임들에 대해서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타입일 경우 꺼내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이다. 적어도 여친에게 PS3가 단순한 게임기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기기라고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며, 99.9 퍼센트의 확률로 당신의 여친은 당신과 나란히 앉아 콜 오브 듀티 데스 매치를 하기 보다는 당신과의 노래 대결에 좀 더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것이다. (만약 그녀가 콜 오브 듀티를 선호한다면, 충고하건데 그녀를 꼭 붙잡고 절대 놓아주지 말아라.)

싱스타 디즈니: 노래부르는 귀여운 고양이를 마다할 여친이 있을까?


8. 그녀에게 붙잡을 수 있는 무엇인가를 제공하라.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것 이상을 요구하는 게임이 확실히 더 많은 즐거움을 준다. 닌텐도는 움직임을 감지하는 위모트 기술 등 가정용 게임기의 주변기기에 대한 혁신을 통해 게임 업계의 왕좌를 재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여친과 게임을 할 때에는 좀 더 활동적인 게임을 추천한다. 위 스포츠가 될 수도 있고, 라이트건을 이용하는 타임 크라이시스도 괜찮다. 총을 든 여성만큼 섹시한 것도 없으니 본인에게도 좋지 않겠는가?

7. 협동 플레이는 정.말. 중요하다.

자 지금부터 내 말에 주의를 집중하기 바란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이야기이다. 당신이 게임을 즐기는 것을 여친이 싫어하는 이유는 게임을 하느라 가사를 돕지 않는다던가 당신이 쓸데 없는 것에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 진짜 이유는 바로, 당신이 응당 그녀에게 기울여야 하는 관심과 에너지를 다른 것에 쏟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친을 더 짜증나게 하는 것은, 당신이 즐거워보이기까지 한다는 점! 그녀가 당신과 같은 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다른 것을 하면서 즐거움을 얻고 있다. 이건 여친들에게 있어 결코 납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진짜로, 정말 여친이 원하는 것은 당신과 '함께', '그녀도 또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알고 보면 정말 쉽지 않은가? 그러니 그녀를 끌어들여라. 협동 플레이 모드가 있는 게임, 이를테면 레고 스타 워즈 같은 게임을 함께 즐겨보라. 그녀가 게임을 아주 잘하진 않을지 몰라도 분명 재미있어 할 것이다. 그녀가 즐겁다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니겠는가? 아 그렇지, 아마 잔소리도 줄어들 것이다. 이 역시 무척 중요하겠다.

6. 고전명작 게임들을 꺼내보라.

짐작컨데 당신의 여친도 어렸을 적에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비디오게임을 접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만약 여친에게 남자형제가 있다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닌텐도64로 마리오카트를 즐겼을 수도 있고, 친구의 게임보이로 테트리스를 했다거나 집근처 문방구에서 스트리트 파이터를 해봤을 수도 있다. 대다수의 여성들이 언젠가 한번쯤 콘트롤러를 잡고 게임을 즐겨본 경험이 있다.

보통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 그녀가 해봤던 게임들은 그녀에게 어릴 적 아련한 추억들과 아이였을 때 느꼈던 순수한 즐거움을 불러 일으킨다. 여친이 어렸을 때 해봤던 게임들과 게임기를 마련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투자이다. 본인 스스로에게도 옛 향수를 떠올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5. 가벼움을 유지하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여성들에게 더 잘 먹힌다. 이것은 진리이다. 닌텐도가 캐주얼 게이머들의 니즈를 공략하여 돈벼락을 맞은 것을 보면,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러한 수요가 사라지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위 리조트 같이 전원을 켜자마자 누구나 쉽게 한 두 시간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소파에 앉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 시간씩 콘트롤러를 잡는데에는 별 관심이 없는 당신의 여친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다.

4. 눈요기거리를 선사하라.

당신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를 비밀을 또 하나 알려주겠다. 여자들이 평소에 주장하는 바와는 달리, 여자들 역시 약간은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당신의 여친은 전적으로 당신의 날카로운 (혹은 썰렁한) 유머 감각에 홀딱 반한 것은 아니다. 잠깐 우쭐해도 좋다. 왜냐면 당신의 여친도 지난 어느 순간 당신이 '그럭저럭 괜찮게 생겼다'고 생각했었다는 의미니까. 이러한 원칙은 그녀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거의 모든 것에 적용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방이든, 신발이든, 프라다 자켓이든, 여성들은 일단 외형을 먼저 본다. 기능이나 가격은 나중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비디오게임에 있어서도 여성의 시선에 합당한 매력적인 작품을 골라라. 예쁜 색감과 귀여운 캐릭터의 '굴려라 괴혼'이나 '로코로코'같은 게임은 그녀의 눈에도 솔깃한 제안이다.  

그란 투리스모는 잊고, 위 뮤직을 시도해보자.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화면이 구리군.


3. 현실감은 일단 문 밖에 두고 오자.

레이싱 장르는 함께 즐기는 게임의 정석이다. 그러나 만약 당신의 여친이 나와 비슷한 성격이라면, 아마도 회사라는 현실 세계에서 8시간 이상 힘들게 일하고 온 다음 소파에 앉아 현실과 너무 비슷한 나머지 재미라는 부분도 희생된 게임을 즐기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여친과 레이싱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이 역시도 가볍고 재밌는 작품으로 고르기 바란다. 나 역시도 포르자나 그란 투리스모의 세련된 게임플레이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를 위해서라면 너무나 황당한 설정으로 크게 웃으며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번아웃이나 아웃런 2 같은 게임을 즐기고 싶다.

2. 너무 간섭하려 들지 말고, 그녀를 잠시 내버려 두라.

여자들은 대체적으로 게임에 대해 이미 그다지 좋지 못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콘트롤이 서투르다던지, 아니면 별로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던지. 이러한 어두운 기억들로 인해 대부분의 여친들은 남친 앞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을 피하곤 한다. 만약 잘하지 못하면 '여자들이 그렇지 뭐...'라는 선입견을 증명하는 거 같고, 남친 앞에서 그다지 멋진 모습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그녀가 한 번 도전해보고자 하는 게임이 있다면 잠시 그녀가 혼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두라. 운전할 때와 마찬가지로, 절대 뒤에서 잔소리는 금물이다.

1. 그녀를 존중하라.

마지막으로, 그녀를 과소평가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여자로서 가장 짜증나는 일은 단지 여자이기 때문에 어떤 것에 능숙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이다. 여친이 이건 재미있어 할 거 같고 이건 별로일 거 같다고 생각하는 당신의 예상과 달리, 멋진 스토리와 이야기는 모든 형식과 틀을 뛰어넘는다. 이는 게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멋진 스토리가 담긴 게임들, 사일런트 힐 시리즈나 메탈 기어 솔리드 시리즈, ICO, 혹은 완다와 거상 같은 게임들도 여친에게 시도해보라. 나는 이런 게임들도 무척 좋아하게 되었으니까. 그녀를 움직이는 의외의 요소들에 당신도 아마 놀라게 될 것이다.

여친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싶어하는 남친 게이머들을 위한
또 다른 팁이 있다면 아래 댓글로 달아주시기를 바란다.


글: 클라라 바라자(Clara Barraza) / 번역: 페이비안 / 원문게시일: 2009.10.12 / 원문출처: IGN AU

* 추천하시면 나중에 비디오게임이라는 취미를 이해해주는 와이프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