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30대에 접어든 올드(?) 게이머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루카스 아츠가 잘 나가던 시절의 불후의 명작 어드밴쳐 게임인 원숭이섬의 비밀이 화려하게 복귀한다는 소식입니다.

먼저 리메이크 소식...

루카스 아츠에서 오리지널 원숭이섬의 비밀을 리메이크한 Secret of Monkey Island: Special Edition을 2009년 여름에 발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Xbox Live Arcade와 PC 디지털 다운로드 방식으로 내놓을 거라고 하는데요. 맨날 스타워즈만 울궈먹다가 어드밴처 쪽으로 다시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주인공인 가이브러쉬 쓰리피우드의 새로운 디자인을 처음 봤을 때는 약간의 거부감도 있었는데, 약간 얼빠진 녀석이었다는 원래 설정을 생각해보니 지금 시점에서 다시 캐릭터를 만든다면 저런 어이없는 헤어스타일에 저런 건방진 얼굴을 하고 있는 녀석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스크린샷을 보니, 원작에 상당히 충실한 리메이크가 될 거 같은데,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플레이하는 재미도 있겠지만, 원숭이섬의 비밀 자체를 전혀 모르는 10대나 20대에게는 지금의 게임과 뭔가 다른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당시에는 영어를 잘 몰라서 PC 잡지에 나오는 설명을 열심히 따라가던 기억이 있지만, 요새 십대나 이십대 분들은 워낙에 영어공부 열심히들 하시니까 쉽게 접근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고요.

개인적으로는, 루카스 아츠의 어드밴처 게임들을 통해 영어가 참 재밌는 언어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했었고, 이후의 성문기본영어, 종합영어, 수능, 토익, 토플, GRE 등등 별로 즐겁지 않은 통과의례를 거치면서도 영어에 진저리를 치지 않았던 게 아닐까 할 정도로 의미가 깊은 작품들입니다. 요즈음이야 해리 포터가 그런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소위 어메리칸 조크라는 실없는 농담이나 진지한 표정으로 엉뚱한 소리를 하는 위트와 재치를 느끼기에는 지금도 원숭이섬의 비밀만큼 괜찮은 '텍스트'는 없는 거 같습니다. 영어에 지친 당신, 질러라! 라는 거죠. ^^



그 다음에는 에피소드형 속편의 소식...

고전 어드밴처 샘&맥스를 에피소드형 게임으로 화려하게 부활시킨 것으로 유명한 텔테일 게임즈에서 Tales of Monkey Island라는 이름의 원숭이섬의 비밀 속편을 에피소드형으로 2009년 7월부터 5개월에 걸쳐 한달에 하나씩 내놓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루카스 아츠의 어드밴처 전성기 시절을 이끈 인물 중 하나인 데이브 그로스만이 개발팀 지휘를 맡았기에, 브랜드만 가져온 것이 아닌, '진짜 정통' 후속작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합니다. 론 길버트는 정식으로 팀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지는 않지만, 게임 전반에 대한 조언을 하는 등 어느 정도의 레벨에서는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쪽의 라이브러쉬는 쪼금 연세가 드신 거 같네요. 이쪽이야말로 올드팬들 모여라...라는 느낌. 프리오더 확 질러버릴까 생각 중입니다. Steve Purcell의 일러스트가 표지를 장식하는 DVD를 준다고 하니 더 땡기는군요. 7월 7일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E3 기간 중 개인적으로는 가장 설레이는 소식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