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일렉트로닉 엔터테인먼트 엑스포, 줄여서 E3는 비디오 게임 업계에 속한 모두가 기다리는 가장 큰 이벤트로 새로운 트랜드와 최신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가장 먼저 공개되는, 흥분과 열정으로 가득한 게임쇼이다.


업체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게임 팬들 역시 E3가 열리기만을 해마다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신작게임에 대한 정보가 인터넷으로 수시로 공개되고 개발자 컨퍼런스나 제작사의 독자적인 이벤트도 자주 열리는 지금도 E3가 여전히 중요성을 갖는 이유는 무엇인지, E3의 간략한 역사, 구성, 그리고 그 의의를 살펴보면서 그 해답을 찾아보자.

약간의 사전 지식과 함께라면 6월 1일부터 시작되는 세계최대의 게임쇼, E3가 더욱 재미있지 않을까?

어떻게 시작되었나

가정용 비디오게임에 특화된 E3가 생겨나기 전에는 컨슈머 일렉트로닉스 쇼(CES)라는 전자제품 관련 대형 이벤트가 라스베가스에서 매년 열렸다. 1990년 초부터 게임은 CES의 아주 큰 파트가 되었으며, 점점 더 컨벤션 전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여 1995년에는 결국 E3라는 이름으로 게임만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독자적인 컨벤션이 로스엔젤레스에서 개최되게 된다.

첫번째 E3에서는 당시 퍼스트파티였던 소니, 닌텐도, 세가에서 각각 새로운 게임기에 대한 발표가 이루어졌고, 이는 게임 업계의 중대발표를 위한 이벤트로서 향후 E3의 성격을 결정짓게 된다. 초기 E3의 주요 참관객들은 연말 시즌에 어떤 게임을 얼마만큼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던 게임 도매업자들이었고, 컨벤션의 구성도 이들을 주 타겟으로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 E3는 화려한 조명, 현란한 음악, 그리고 매력적인 부스 걸 등이 동반된 미디어의 잔치로 성장해간다. 참관객들 중 게임의 실제 거래와 관련 있는 도매상들보다 게임 관련 언론 매체 관계자들의 비중이 점차 증가되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E3는 게임 딜러나 매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원칙적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쇼는 아니다.) 컨벤션의 주관사(지금은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어소시에이션)는 E3를 아틀란타나 산타 모니카에서 열고자 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었으나 언제나 결국 E3의 고향인 로스엔젤레스 컨벤션 센터로 돌아오곤 했다. 

어떻게 구성되는가

E3는 참여 자격이 각각 다른 세 가지 주요 이벤트로 구성되어 있다. E3의 가장 기반이 되는 것은 컨벤션 홀에서 열리는 전시회로,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소니, 캡콤, 스퀘어-에닉스를 비롯한 150여개가 넘는 게임회사들이 다양한 크기와 형식의 부스로 컨벤션 홀을 가득 메운다. 이 이벤트에서 참관인들은 개발사들과 제작사들의 발매 예정 게임들을 관람하거나 실제로 플레이해볼 수 있다. 전시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참가사들은 매력적인 모델들, 선장품들, 그리고 화려한 디스플레이 등으로 서로 경쟁을 펼친다. 주관사인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어소시에이션의 CEO 마이클 갈라허(Michael Gallagher)는 업체들이 왜 E3에 큰 가치를 두는가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지난 2~3년간 크게 변화했어요. 게이머 중 4분의 1이 50대 이상이고, 여성 비율이 38 퍼센트에 도달했습니다. 게임의 폭과 깊이가 커져감에 따라 게임 산업도 성장을 위한 모멘텀을 갖게 되었어요. 주류 매체에서 좀 더 게임을 많이 다룬다면 시장도 더욱 커질 것입니다. 그리고 주류 매체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이미 감지되고 있기도 하죠.

이번 E3는 이러한 열기를 반영하는 게임쇼임과 동시에, 게임 매체들과 업체들에게는 비즈니스를 위한 정확하고 빠른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 마이클 갈라허


MS같은 회사들은 E3 프레스 컨퍼런스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전시회가 시각되기 전, 게임 콘솔 제작업체들과 메이저 게임 소프트웨어 제작사들은 따로 E3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그들이 준비한 가장 커다란 뉴스를 발표한다. 프레스 컨퍼런스는 초청장을 받은 이들만이 참석 가능한데, 대부분의 경우 게임관련 매체, 전문가들, 그리고 VIP들이 좌석을 가득 메우게 된다. 여기서는 새로운 차세대 게임기, 새로운 블록버스터급 대작 게임, 그리고 멋진 신기술을 적용한 추가 기능 등의 메가톤급 소식을 들을 수 있다. 올해에는 유비소프트, EA,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그리고 코나미가 메이저급 프레스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회사들이 프레스 컨퍼런스를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준비를 위한 시간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개발이 너무 초기인 경우에는 대대적인 발표가 조심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준비한 작품이지만 아직 안정성에 문제가 있을 경우, 발표회장을 가득 메운 카메라 앞에서 혹시라도 멈추어진 화면과 함께 망신을 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이유로 E3에서는 많은 개발사와 제작사 관계자가 몇몇 매체 기자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그들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 신문에서 떠들썩하게 다룰만한 거대한 뉴스는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공개되지만, 정작 팬들이 기대하는 디테일한 소식들은 이러한 프라이빗 미팅에서 나오는 것이다.

왜 중요한가

E3는 매년 개최되고, 그 때마다 모든 게임 매체들과 게임 산업 관계자들이 로스엔젤레스에 몰려든다. 과연 E3가 게이머들에게는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전통적으로 E3는 게임 산업에 있어 테크놀러지와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의 새로운 도약과 이를 통한 다음 단계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장이었다. 지금 게이머들의 가정에 놓여 있는 게임기들 대부분은 E3에서 처음 공개된 것들이며 게이머들이 잘 알고 있는 유명 게임들 역시 그러하다. 지난 E3들에서 처음 발표된 소식들을 간추려보면 아래와 같다.

  • 1995: 최초의 E3. 세가는 소니에 대항하기 위해 새턴의 발매를 갑작스럽게 발표했으나, 소니는 299 달러 가격정책 발표라는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399 달러로 가격이 책정된 새턴에 반격을 가했다.
  • 1996: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의 가격을 199 달러로 낮춤으로서 아직 나오지도 않은 닌텐도 64에 대한 가격 압박에 들어갔다.
  • 1999: 소니가 공식적으로 PS2의 북미 발매를 발표한다. PS2는 향후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비디오게임기가 되었다.
  • 2005: PS3가 최고사양에 599 달러라는 가격과 함께 발표되었다. 닌텐도에서는 나중에 Wii라는 이름이 붙는, 모션 인식 기반의 게임기로 큰 주목을 끄는데 성공한다.
  • 2006: 마이크로소프트가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헤일로 3를 발표한다. 헤일로 3는 역사상 발매일에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이 된다.


2009년 E3 일정은


2009년 E3는 로스엔젤레스 컨벤션 센터에서 6월 2일부터 4일까지 개최된다. 그러나 몇몇 메이저 게임 회사들의 프레스 컨퍼런스는 공식 일정보다 먼저 시작한다.

6월 1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한국시간 6월 2일 새벽 2시 30분) - 마이크로소프트 프레스 컨퍼런스
오후 2시 (6월 2일 오전 6시) - 일렉트로닉 아츠 (EA) 프레스 컨퍼런스
오후 5시 (6월 2일 오전 9시)- 유비소프트 프레스 컨퍼런스

6월 2일 (화요일):

오전 9시 (한국시간 6월 3일 새벽 1시) - 닌텐도 프레스 컨퍼런스
오전 11시 (6월 3일 새벽 3시) - 소니 프레스 컨퍼런스

IGN을 비롯한 국내외 메이저 게임 매체들은 E3 특집 페이지를 따로 갖추고 프레스 컨퍼런스 생중계, 제작자 및 개발자 인터뷰, 전시회에서 공개된 게임들에 대한 프리뷰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IGN E3 Hub Page 바로가기)

몇 해 동안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E3는 올해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 바 있다. 아마도 더 화려한 조명, 더 정신없는 음악, 그리고 더 섹시한 모델들이 E3를 장식할 것으로 보이지만, E3의 본질은 게임 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창구라는 점을 잊지 말자. 닌텐도 Wii에 대응하여 MS와 소니에서도 모션 센싱 기반의 주변기기를 발표할 예정이라는 등 많은 이들이 E3에서 발표될 여러 가지 내용들을 예측하고 있지만, 언제나 예상치 못한 깜짝 뉴스로 게임들을 즐겁게 해주는 E3에서 올해에는 과연 어떠한 서프라이즈를 준비하고 있을지 기대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글: 리안 게데스 (Ryan Geddes) / 번역 및 첨언: 페이비안 / 원문 게시일: 2009년 5월 21일 / 원문출처: IGN

* IGN.com으로부터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

* 원문에서 일부 역자가 임의로 삭제하거나 첨언한 부분이 있음을 밝힙니다.

* 재미있는 게임 관련 번역 연재, RSS 구독으로 편하게 받아보세요~   클릭!

* 게임역사 및 기타 게임관련 번역글 더보기 (클릭)

* view on, mixup, 쿡?!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Brian..K 2009.05.31 1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전에 스타크래프트1 발표때가 생각나네요. 지금이야 국민게임이 되었지만 그때만 해도 토탈 어나일레이션과 다크레인이 화려하게 E3 에 등장하는 바람에 발매시기가 연기되고 수정에 들어갔죠. 역시 선의의 경쟁자는 꼭 필요한가봐요!!

    • BlogIcon 페이비안 2009.05.31 1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스타크래프트도 그런 굴욕의 시간이 있었군요. 방금 돌아다니다보니 PSP의 새로운 버전도 공개되는 것 같던데, 이번 E3에서는 휴대용 게임기들의 전쟁도 볼만할 듯 합니다. ^^

  2. BlogIcon 공상플러스 2009.05.31 13: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겠다..

  3. BlogIcon 태현 2009.05.31 2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올해 가장 주목 할 회사는 바로 SONY가 아닐까 싶습니다. 워낙에 베일이 많아서 말이죠. =)

    • BlogIcon 페이비안 2009.05.31 22: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언제나 그렇지만 그놈의 시차때문에 프레스 컨퍼런스는 항상 실시간으로 못보고 다음날 아침 뉴스로 접하게 되더라고요. 이번에 정말 소니의 대반격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저도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