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휴대용 게임기를 처음 만들기 시작할 무렵부터 벌써 거의 3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 정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보통의 게이머라면 게임의 세계와 멀어지고도 남겠지만, 닌텐도는 아직도 게임과 깊은 사랑에 빠져 있다.

지난 30년 동안, 닌텐도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그야말로 바닥부터 새롭게 창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휴대용 게임기라는 컨셉 자체를 닌텐도에서 창시한 것은 아니지만, 휴대용 게임기를 계속 발전시키고 가정용 게임기와 나란히 하는 지금과 같은 활발한 시장으로 키워갔던 가장 큰 공로는 마땅히 닌텐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과 북미에서는 이미 발매된 닌텐도 DSi가 국내 전파인증을 마치고 조만간 한국에도 선보일 가능성이 있는 이 시점에서, 그리고 2009년 E3를 하루 앞두고 소니의 새로운 휴대기기 PSP Go가 시선을 모으고 있는 지금, 잠시 시간을 돌려 닌텐도가 휴대용 게임기를 처음 개발했던 29년 전부터 지금까지 어떤 여정을 걸어왔는지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게임 & 워치 (1980)



1970년대 후반 등장했던 대부분의 휴대용 게임기는 그래픽을 표현하기 위해 LED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화면 표시에는 효율적이었지만 전원을 많이 잡아먹는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닌텐도의 한 엔지니어가 당시 전자계산기나 시계에 사용되던 LCD (Liquid Crystal Display)를 활용하여 작은 소비전력으로도 작동하는 게임 시스템을 개발해 내는데, 그의 이름이 바로 게임계의 전설, 요코이 쿤페이였다. 게임 디자이너들은 미리 그려진 스텐실에 LCD를 연속적으로 켜고 끄게 함으로써 캐릭터의 동작을 표현할 수 있었다.

1980년에 등장한 첫번째 게임 & 워치 타이틀은 심플하게도 "볼"(Ball)이라는 이름이었고, 게이머는 캐릭터의 손을 앞뒤로 움직여서 저글링이 계속 이어지도록 하면 되는 게임이었다. "볼"에 이어 "플래그맨"(Flagman), "버민"(Vermin), "파이어"(Fire) 등의 게임이 등장하였는데, 당시에는 게임 하나당 고유의 스텐실이 필요했기 때문에 게임마다 각각 독립적인 게임기의 형태로 발매되었다. 게임 & 워치 시리즈는 계속해서 미키 마우스나 뽀빠이 등의 라이센스 브랜드를 활용한 게임들로 이어졌고, 아케이드에서 큰 성공을 거둔 돈키콩 역시 요코이 쿤페이의 휴대용 버전으로도 등장하게 되었다.

게임 & 워치 시리즈는 이후 10년 동안 형태와 기능 면에서 발전을 거듭하며 이어져 갔고, 나중에는 상하 두화면에서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지금의 DS와 유사한 폴더 형태로까지 진화한다. 닌텐도는 1991년에 게임 & 워치 시리즈의 생산을 중단하지만 이것으로 시리즈와 완전히 작별을 고하진 않았다. 게임 & 워치 컬렉션이 게임보이, 게임보이 어드밴스, 닌텐도 DS용으로 발매되었으며, 대난투 스매쉬 브라더스 시리즈에서는 게임 & 워치 시리즈에 기반한 캐릭터와 시나리오가 등장한다. 닌텐도는 또한 게임 & 워치 브랜드의 라이센스를 다른 완구사에게 제공하여 80년대 원작 디자인을 재현한 미니 버전을 내놓기도 한다.

게임 & 워치 시리즈는 또한 나중에 패미콤에 채용된 게임계의 초기 혁신 아이디어 중 하나인 십자키가 맨 처음 적용된 게임기이기도 하다.

게임 보이 (1989)


게임 & 워치 시리즈가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데뷔작이라는 의의가 있었던 반면, 게임 보이는 지금과 같은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확립한 기념비적인 기기이다. 게임 & 워치 시리즈로 큰 성공을 거둔 요코이 군페이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다재다능한 휴대용 게임기의 개발에 착수한다. 그 결과로 NES에 육박하는 성능을 갖춘 카드리지 교환형 휴대용 게임기인 게임 보이가 탄생하게 된다. 

게임 보이에 사용된 LCD 기술은 게임 & 워치의 스텐실 기반이 아닌, 네 단계 명암 표시가 가능한 픽셀 기반의 LCD였다. 이로서 게임 개발자들은 스프라이트 방식의 캐릭터와 스크롤되는 배경을 통해 자유롭게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게임 보이는 또한 두 대의 기기를 서로 연결하여 각자의 화면을 보면서 2인용 게임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혁신적인 "게임 링크" 포트를 선보였다. 2인으로 제한되던 동시 연결 플레이는 F1 레이스라는 게임에서 4인 대전용 주변기기를 지원하면서 4명까지 확대되었다.

게임 보이는 나중에 등장한 세가의 게임 기어, 아타리의 링스, NEC의 터보 익스프레스 같은, 더 높은 성능에 컬러스크린을 지원하는 휴대용 게임기들과 경쟁하면서도 5년 이상이라는 긴 시간동안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지속적인 인기를 누렸는데, 그 이유로는 저렴한 기기 가격, 닌텐도의 브랜드 네임, 강력한 서드파티의 지원, 오래가는 배터리, 그리고 궁극의 휴대용 게임인 테트리스가 기기에 번들로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게임 보이가 경쟁사의 컬러 시스템에 대항하여서도 충분히 우위를 점하고 있기는 했지만, 닌텐도 스스로도 다음 단계를 생각하고 있었다. 1995년, 닌텐도는 게임 보이 시스템에 컬러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이미 발매 후 6년이나 지난 게임 보이의 수명을 더 연장시키는데 성공한다.

버추얼 보이 (1995)


닌텐도처럼 창의력과 비즈니스 센스를 동시에 갖춘 회사도 간혹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그것도 처절한 실패를 말이다. 버추얼 보이가 바로 이러한 실패였는데, 이 기기는 정확히 말하자면 휴대용 기기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가정용 콘솔에 속하지도 않았다. 요코이 군페이와 그의 엔지니어링 팀은 또 한 번 매우 혁신적이고 독특한 게임 시스템을 창안한 것이다.

게임 보이와 마찬가지로 버추얼 보이는 배터리로 작동하며 LC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였다. 버추얼 보이를 다른 게임기들과 구분짓는 특징은 바로 실제 3D 비주얼을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당시는 실시간 3D 그래픽이 등장하기 한참 전이었지만, 버추얼 보이는 쌍안경을 활용하여 화면의 '깊이'를 표현할 수 있었다. 두 개의 LCD 스크린이 하나는 오른쪽 눈에, 다른 하나는 왼쪽 눈에 약간 시차가 있는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서 거리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버추얼 보이의 즉각적인 실패에는 많은 이유가 있었다. 당시 LCD 기술의 한계와 높은 비용으로 인해 닌텐도는 화면을 단색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었는데, 붉은 색이 주를 이루는 화면은 결코 게이머의 눈에 쾌적한 화면은 아니었다. 또한 배터리로 작동됨에도 불구하고 평평한 바닥에 놓아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문제로 휴대성에 큰 제약이 있었다. 게다가 쌍안경에 눈을 붙여야만 화면을 볼 수 있었기에 주변 사람들이 게이머의 플레이를 구경할 수도 없었다.

버추얼 보이에도 마리오 크래쉬나 텔레로 복싱과 같은 괜찮은 게임이 있었으나 시스템 자체가 발매 후 일년도 지나지 않아 생산이 중단되고 말았다. 이 시스템은 요코이 쿤페이가 닌텐도에서 만들어낸 마지막 작품이었다. 그는 이후 닌텐도를 떠나 반다이에서 원더스완이라는 휴대용 게임기를 개발하였고 1997년에 세상을 떠났다. 닌텐도는 공식적으로 버추얼 보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메이드 인 와리오와 같은 몇몇 타이틀에서 버추얼 보이에 대한 오마주를 가끔 만날 수 있다.

게임 보이 포켓 (1996)


게임 보이의 데뷔로부터 6년이 지난 뒤, 닌텐도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기기의 사이즈를 줄이면서 동시에 생산 단가를 낮춘 새로운 디자인의 게임 보이를 내놓게 된다. 게임 보이도 발매 당시에는 휴대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1996년에 이르러서는 너무 크고 무거운 기기가 된 것이다.

이러한 재설계로 탄생한 게임 보이 포켓은 내부 구조가 좀 더 작아지고 컴팩트해진 덕에 기기 사이즈 자체가 작아졌고, 좀 더 향상된 LCD 스크린을 갖추게 되었다. 오리지널 게임 보이는 낮은 리프레시 속도 때문에 빠른 화면 전환 시에 픽셀의 뭉개짐 현상이 발생하였던 문제가 있었지만, 게임 보이 포켓은 리프레시 속도를 높인 LCD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였고 게임 보이의 녹색 화면 대신에 좀 더 선명한 흑백 화면을 보여주게 된다.

게임보이 포켓에는 오리지널 게임 보이의 AA 사이즈 배터리 대신 더 작은 AAA 사이즈 배터리가 들어간다. 최초에는 실버 색상이 발매되었는데, 닌텐도의 컬러 마케팅 정책으로 인해 곧 좀 더 다양한 색상의 기기들이 이어서 등장하게 된다. 포켓을 개발한 엔지니어들은 게임 보이에 있는 모든 요소들을 게임 보이 포켓에도 유지시키고자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게임 링크' 포트 만은 어쩔 수 없이 더 작은 사이즈로 바꿀 수 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오리지널 게임 보이와의 연결을 위해서는 추가 아답터나 포트 사이즈가 다른 케이블을 구매해야만 했다. 포켓 몬스터의 등장으로 링크 포트를 이용한 트레이딩이 활발해지는 시점에서 많은 이들이 이러한 불편함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게임 보이 라이트 (1997)


게임 보이 라이트는 일본 내에서만 발매된 기기이다. 다른 모든 사양이 게임 보이 포켓과 동일하지만 한가지 차이점은 바로 빛이 없는 곳에서도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경쟁사인 세가, 아타리, NEC의 기기들이 백라이트를 지원했던 반면, 닌텐도의 휴대용 기기는 그때까지만 해도 백라이트를 지원하지 않아 어두운 곳에서는 플레이가 불가능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는데, 배터리의 사용시간이 백라이트를 사용할 경우 급격히 줄어든다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닌텐도 기기들이 백라이트를 지원하지 않았던 것은, 배터리 사용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어두운 곳에서의 플레이를 보장하는 것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닌텐도의 판단 때문이었다. 

게임 보이 라이트에는 타이맥스에서 자사의 인디글로 시계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푸른색 백라이트 기술이 적용되어 배터리 소비를 최소화하였다. 라이트에서 달라진 것은 LCD 화면 밖에 없었으므로, 모든 게임 보이 게임들이 호환되었음은 물론이다.

게임 보이 컬러 (1998)


1998년 닌텐도는 드디어 유저들이 간절히 소망하던 휴대용 컬러 게임기를 발매한다. 게임보이 컬러는 기존에 발매된 게임보이 게임들과 100 퍼센트 호환성을 유지한 채로, 개발자들에게 제한된 컬러 팔레트를 제공함으로써 기존 게임보이에서는 흑백으로도 플레이가 가능하며 컬러 시스템에서는 보다 다채로운 색감을 즐길 수 있게 하였다.

게임보이 컬러에는 또한 컬러 전용의 프로그래밍 모드도 제공되고 있어 개발자가 흑백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무시할 경우 보다 다양한 효과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3년에 걸친 시간 동안, 발매되는 게임들은 '게임보이 컬러 호환'에서 '게임보이 컬러 전용'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된다.

두 개의 AA 배터리를 사용하는 게임보이 컬러에서의 전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닌텐도는  새로운 기기에 TFT 리플렉티브 LCD를 적용한다. 백라이트 대신 자연광을 반사하여 스크린을 표시하기 때문에 여전히 어두운 곳에서의 플레이는 불가능했다.

게임보이 컬러에는 또한 데이터 교환을 위해 적외선(IR) 포트가 탑재되어 있어 포켓 피카추와 같은 미니게임기에서 얻은 코인 등을 게임보이 컬러용 게임으로 전송할 수 있게 하였다.

게임 보이 어드밴스 (2001)


10년 이상이나 8비트의 한계에 머무르고 있던 닌텐도는 2001년에 이르러 드디어 좀 더 발전된 기술을 휴대용 게임기 개발에 적용할 준비가 되었다. 게임 보이가 패미콤에 대응하는 휴대용 기기였다면 게임 보이 어드밴스는 슈퍼패미콤의 휴대용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새로운 시스템은 기존의 세로 형태 대신 그립감을 높이기 위해 가로 형태가 되었으며 슈퍼패미콤과 마찬가지로 기기 좌우 상단에 L/R 트리거가 위치하였다. 기존 게임보이 게임들과는 여전히 호환성을 유지하지만 게임보이 카트리지를 삽입하면 위로 약간 넘치게 된다. IR 포트가 삭제되었기 때문에 이 기능을 활용한 게임보이 게임들은 100 퍼센트 호환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번에도 배터리 문제 때문에 게임보이 컬러와 마찬가지로 TFT LCD가 적용되었다. 어두운 곳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몇 유저들은 기기 내부에 라이트를 삽입하는 개조를 단행하기도 한다.

포켓몬 미니 (2001)


포켓몬 미니는 포켓 피카추라는 장난감을 좀 더 발전시켜 아예 카트리지 삽입형 시스템으로 만든 것이다. 포켓몬 미니는 닌텐도에서 발매한 가장 작은 카트리지 삽입형 휴대용 게임기로, 저해상도 LCD 스크린이 사용되었다.

게임기 내에는 만보기 형태의 모션 센서가 삽입되어 있어 게임에 활용되도록 하였다. 기기와 번들로 제공된 포켓몬 파티 카트리지에는 포켓몬 캐릭터들을 활용한 여섯 가지 미니 게임들이 들어있었다. 포켓몬 미니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십여 개 정도의 카트리지가 발매된 후 닌텐도에서는 조용히 기기의 생산을 중단하게 된다.

포켓 피카추, 게임보이 컬러와 마찬가지로 포켓몬 미니에도 데이터 통신을 위한 적외선 포트가 탑재되어 있었으며 진동 기능도 들어가 있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 SP (2003)


백라이트 부재에 대한 팬들의 불만은 더 이상 무시할 수준의 것이 아니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 SP는 이러한 불만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시스템이지만, 닌텐도에서는 기존 디자인에 백라이트를 탑재하는 것으로 그치는 대신, 완전한 재설계를 통해 게임보이 사상 가장 휴대성이 높은 기기를 만들어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 SP는 몇몇 휴대폰과 유사한 폴더형 디자인을 채택하여 사이즈를 혁신적으로 줄이는 반면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스크린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LCD 기술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여기에 프론트라이트가 탑재되어 어두운 곳에서의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기기의 사이즈를 줄이기 위해 일회용 AA나 AAA 배터리 대신, 내장 충전 배터리가 사용되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 SP의 가장 큰 단점은 전용 헤드폰 포트로, 일반 헤드폰 사용을 위해서는 아답터를 추가로 구매해야 했다.

닌텐도는 발매 후 2년에 걸쳐 다양한 컬러의 게임보이 어드밴스 SP를 선보였고, 2005년에는 구형 리플렉티브 LCD를 신형 백라이트 LCD로 교체하면서 라이트 온/오프 스위치를 밝기 조절 레버로 대체하게 된다.

닌텐도 DS (2004)


닌텐도 DS는 닌텐도에게는 하나의 도박이었다. 닌텐도는 이미 전세계 1억대 이상의 게임보이 어드밴스를 판매하여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이라는 휴대용 기기를 개발하면서 닌텐도의 아성에 도전하고자 하는 시점에, 닌텐도는 완전히 다른, 전혀 새로운 개념의 기기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좀 더 확대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운다. 이러한 전략의 바탕에는 여전히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는 게임보이 어드밴스와의 시장 차별화를 통해 서로의 영역을 달리 가져가고자 하는 생각이 깔려있었다. 

닌텐도 DS는 게임보이 어드밴스 SP 스타일의 폴더형 디자인에 위 아래로 같은 해상도를 가진 두 개의 백라이트 LCD 스크린이 탑재된 시스템이다. 아래쪽에는 터치 스크린이 채용되었으며 Wi-Fi 지원을 통해 주변 기기 또는 인터넷과의 접속이 가능했다. 시스템의 성공 여부에 대한 안전장치로 게임보이 어드밴스와의 호환성도 유지되었다. 게임보이 컬러용 게임과의 호환성은 아쉽게도 지원되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닌텐도 DS는 닌텐도의 '3번째 기둥'으로서 게임큐브 및 게임보이 어드밴스와 공존하는 시스템이 되도록 의도되었다. 개발자들이 시스템을 충분히 파악하여 이에 어울리는 게임들은 내놓기 시작하고 닌텐도 역시 하드코어 게이머에서 좀 더 가볍게 게임을 대하는 캐주얼 게이머에 좀 더 집중하면서 닌텐도 DS는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개발자들이 하나의 플랫폼에 집중하고자 하면서, 게임보이 어드밴스는 천천히 DS에 그 자리를 내주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게임보이 미크로 (2005)


닌텐도 DS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동안 닌텐도에서 여전히 게임보이 어드밴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차원의 의미로 어드밴스의 신형 모델인 게임보이 미크로가 발매된다.

게임보이 미크로는 말 그대로 매우 작은 버전의 게임보이 어드밴스이다. 오리지널 게임보이 어드밴스와 같은 가로형 본체에 충전 배터리를 내장하고 게임보이 컬러 / 게임보이 게임들과의 호환성은 삭제되었다. 또한 게임 링크 포트의 형태가 바뀌어서 GBA용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아답터나 별도의 케이블이 필요하게 되었다.

게임보이 미크로는 페이스플레이트를 교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일본에서는 상당히 다양한 디자인이 등장했지만 북미에서는 그다지 큰 호응은 없었다. 게임보이 미크로는 사실 단순한 눈요깃거리 이상의 의미를 가지긴 힘든 시스템이다. 물론 작고 귀여운 맛은 있지만, 크기를 줄이기 위해 너무 많은 것들이 희생되어야 했으며 가격 또한 GBA SP보다 저렴하지도 않았고, 때문에 그리 오랜 수명을 누리지는 못했다.

닌텐도 DS 라이트 (2006)


발매 후 2년 동안 그 입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DS에 대해 닌텐도는 그 동안 제기되었던 문제점들을 해결한 신형 모델을 내놓을 타이밍이라고 판단하였다. 오리지널 NDS는 사실 디자인 면에서 볼 때 그다지 아름다운 기기는 아니었다. 게다가 구형 스크린은 어두운 배경의 게임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닌텐도 DS 라이트는 오리지널 NDS의 모든 문제점들을 바로잡은 기기이다. 전체적으로 좀 더 얇고 작아졌으며 무게 또한 가벼워졌다. 스크린 역시 좀 더 밝고 화사한 색감을 보여준다. 스타일러스도 좀 더 굵어졌다. 오리지널 NDS에서 그 어떤 것도 희생하지 않은 채 더 훌륭한 기기가 탄생한 것이다.

사실은 한 가지의 사소한 흠은 있었다. 게임보이 어드밴스와의 호환성은 유지되었지만 기기 자체가 작아진 탓에 오리지널 NDS에서 쏙 들어가던 GBA 카트리지가 기기 바깥으로 뭉툭 튀어나오게 된 것이다.

닌텐도 DSi (2008)


Wii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닌텐도는 이제 또 다른 히트 상품에 다시 한 번 관심을 돌리고자 하였다. NDSL은 완성도 면에 있어 거의 완벽에 가까운 기기였지만 그 동안의 기술 발전으로 인해 NDSL을 새로 나온 다른 휴대용 기기들과 비교하면 부족한 면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닌텐도 DSi는 NDSL을 기반으로 하여 하드웨어에 몇 가지 수정과 추가를 가한 기기이다. DSi에는 좀 더 큰 스크린이 탑재되었고 소프트웨어 다운로드를 위한 내장 메모리에 외장 메모리로 SD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슬롯도 추가되었다. 원래 있던 마이크에 카메라까지 추가되어 사진 촬영, 음성 녹음, 그리고 재생이 가능해졌으며, 펌웨어 업데이트가 지원되어 닌텐도에서 시스템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기능을 개발할 경우 바로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이제는 전원을 끄지 않고서도 DS 카트리지를 넣었다가 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기능들이 추가되었지만, 한 가지 기능은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동안 유지되던 게임보이 시리즈와의 호환성이 닌텐도 DSi부터는 빠지게 된 것이다. 게임 보이 브랜드가 등장한지도 20년 정도의 세월이 흘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닌텐도는 충분히 할 일을 다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닌텐도 DSi는 일본에서 2008년 10월에 발매되었으며 북미에는 2009년 4월 5일에 등장하였다. 이는 닌텐도의 휴대용 기기 역사 상 최초로 일본과 북미 발매가 같은 해에 이루어지지 않은 케이스이기도 하다.

닌텐도의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는? (20XX)

닌텐도 내부에서 이미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 차세대 휴대용 기기는 과연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는 그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DSi로 듀얼 스크린에 터치 스크린 형식의 기기가 벌써 세번째 세대에 이른 이 시점에서 닌텐도의 다음 기기도 이러한 스타일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소니가 PSP로 추구하는 방향처럼 좀 더 전통적인 가정용 게임기의 휴대화를 추구할 것인지도 미지수이다. GPS, 이미지 프로젝션 등 새롭게 개발된 많은 기술들 중에서 과연 어떤 것이 닌텐도의 차세대 기기에 도입될 수 있을까. 어쩌면 버추얼 보이의 실패를 설욕하기 위해 쌍안경을 활용한 3D 기술이 다시 등장할런지도 모른다.

어쨌든 아직 한국에는 닌텐도 DSi도 등장하지 않았으니,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한 NDSL에 이어 DSi가 언제 한국에 들어와서 어떠한 반향을 일으킬지를 기대해보는 것도 나름 즐거운 일일 것이다. 닌텐도의 다음 행보는 조만간 열릴 E3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2009년 E3 관련글 바로가기 -클릭-)

글: 크레이그 헤리스 (Craig Harris) / 번역: 페이비안 / 원문 게시일: 2009.2.24 / 출처: IGN

* IGN.com으로부터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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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공상플러스[▶◀] 2009.06.01 15: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게이보잌ㅋㅋㅋ

  2. BlogIcon 리넨 2009.06.01 23: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건 GBA SP입니다. 폴더 형식이라서 액정 보호 및 휴대성이 용이했고 백라이트도 있어서 어디서나 게임도 할 수 있었죠~_~ 초기 GBA의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에 강점!

  3. BlogIcon 제타군 2009.06.02 09: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회색 게임보이는 내구도가 굉장했지요. 걸프전에서 폭격 받은 미군막사에 반쯤 부서진 게임보이가 있었는데 혹시하고 켜봤더니 구동이 되었다는 얘기가 기억납니다.

    • BlogIcon 페이비안 2009.06.02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던져도 떨어뜨려도 깔고 뭉게도 절대 부서지지 않았죠. 저도 예전에 가지고 있었는데, 정말 생긴 것도 다부지게 생겼었어요.

  4. BlogIcon 알피쥐 2009.06.03 1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 일 전에 NDSi를 지른 닌텐도 팬입니다
    정말 좋은 글 잘 담아가구요
    저는 옛날에 저 회색 게임보이 노란색으로 있었어요!
    AA가 4개나 들어가던가 했었지 않나요? 아무튼 훈훈한 추억이 생각나네요 ㅎㅎㅎ

  5. BlogIcon 알피쥐 2009.06.05 0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글을 보는 내내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았어요~ㅋㅋ
    그 노란 게임기 부터 컬러와 어드밴스를 거쳐 요즘의 DS까지... 마치 삶의 일부로서 같이 살아온 것 같달까요~?ㅎㅎ

    • BlogIcon 페이비안 2009.06.05 08: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GB, GBC, GBA, GBA SP, DS, DSL, DSi까지 다 한번씩 가지고 있었죠. 가장 멋졌던 기계는 역사 GBA SP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가지고 다니기에도 편했고, 화면도 괜찮았고, 게임도 엄청 많았으니까요. ^^

  6. BlogIcon 알피쥐 2009.06.07 1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사실 SP는 DS가 나온 후에야 중고로 샀기 때문에 많은 추억은 없지만 개인적으론 밤에 엄마몰래 할 수 있도록 백라이트 기능이 있었던게 특히 최고였죠 ㅋㅋ; 여담이지만 그땐 수십가지 게임이 한 팩에 버젓이 담아져 있던것이 기억에 남네요 ㅎㅎㅎ(불법으로 알고 있지만)

  7. 뇌씨 2012.01.30 13: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게임보이 컬러 우리집에 있는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