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의 전이

2002년 E3에서의 소니 프레스 컨퍼런스는 예전처럼 길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PS2로 등장할 바이오 하자드 신작의 모습이 살짝 공개되었다. E3 이전에 이미 바이오 하자드의 온라인 버전이 나올 예정이라는 소식은 알려져 있었으나 그 모습이 실제로 공개된 것은 소니의 프레스 컨퍼런스가 처음이었다. 바이오 하자드의 정통 후속작은 이미 게임큐브로 나오기로 결정된 상황에서 싱글 플레이어용으로도 따로 스토리가 준비된 바이오 하자드 온라인은 PS2 유저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바이오 하자드 4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부풀어 있던 와중에, 캡콤은 바이오 하자드 온라인에 대한 정보를 계속해서 쏟아냈다. 바이오 하자드 온라인의 멀티 플레이어 게임은 기존의 온라인 게임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캡콤은 게임의 자산을 활용한 천편일률적인 액션 지향의 MMORPG 스타일이 아닌, 게이머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면서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가 가진 서바이벌 호러와 액션 어드밴처 요소들의 기본을 살린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개발진은 게임을 작은 시나리오들로 쪼개면서 그 안에 독특한 능력을 가진 라쿤 시티의 다양한 시민들을 배치했다. 이러한 캐릭터들이 가진 서로 다른 관점을 통해 각각의 시나리오를 다양하게 경험하게 함으로서 게임을 좀 더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무척 야심찬 기획이었으나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게임이 발매되고 게이머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미적지근했다. 바이오 하자드 아웃브레이크는 2003년 말에 일본에서, 그 후 몇 달 뒤에 북미에서 발매되었다. 바이오 하자드 4의 발매까지 1년 정도 남았고 제로가 등장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이라는 점에서, 게임의 발매 타이밍은 이보다 좋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싱글 플레이어와 멀티 플레이어 요소의 애매한 경계와 스토리성의 부재로 인해 아웃브레이크는 완전한 바이오 하자드라고 부르기에는 2% 부족한 게임이 되었으며, 소니의 온라인 게임에 대한 지원 역시 당시에는 그다지 훌륭한 편이 아니었다.

아웃브레이크는 북미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며, 온라인 요소가 빠져버린 유럽에서는 완전히 실패했으나 일본에서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주었다. 기본적인 게임플레이 요소는 그대로이면서 다섯 가지의 새로운 시나리오와 소소한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진 속편이 그 다음 해에 발매될 예정되었다.

그러나 아웃브레이크: 파일 #2가 북미에 등장했을 때에는 이미 너무 늦은 시기였다. 시리즈를 완전히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이오 하자드 4가 이미 등장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비난받았던 낡은 조작 체계를 그대로 유지한 파일 #2에 대한 관심은 급격하게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바이오 하자드의 온라인 시리즈는 그 짧은 수명을 다하고 더 이상의 속편이 등장하지 않았으며, 바이오 하자드 5가 나오기 전까지 시리즈에서 온라인 요소가 다시는 등장하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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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레비스 파스 / 번역: 페이비안 / 원문게시일: 2009.3.11 / 출처: IGN Retro

* IGN.com으로부터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