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사카구치 히로노부는 게임 업계에 더 이상 자신의 미래는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가 공동으로 설립하여 당시 설립 4년 차가 된 게임회사 스퀘어는 패미콤으로 몇 개의 게임을 내놓았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 반면 경쟁사인 에닉스는 드래곤 퀘스트라는 초대형 히트작으로 대박을 터뜨려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사카구치는 모든 것을 정리하기 이전에 스퀘어라는 풍전등화같은 자신의 회사가 사라지더라도 모든 이들이 기억해줄 마지막 판타지 RPG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그러한 의지를 담아 게임의 이름을 정했다.

파이날 판타지는 성공적인 시리즈가 되어 다섯 개의 속편이 발매된 후인 1994년에 이르렀을 때, 스퀘어는 중견급 개발사로 성장했으며 사카구치 역시 큰 명성을 얻었다. 성검전설, 크로노 트리거 등의 다른 히트작들까지 가세하여, 닌텐도의 가장 잘나가는 서드파티 개발사들 중 하나의 자리에 오른 스퀘어는 천천히 북미 시장에까지 진출하였다. 파이날 판타지 VI의 개발을 마친 후, 사카구치와 그가 이끄는 개발진들은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로 내린 결정은 그들이 속한 회사인 스퀘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게임 산업 자체를 완전히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7은 그야말로 행운의 숫자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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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미래로 향하고

파이날 판타지 VII의 제작은 1995년 후반기부터 시작되었다. 이전까지 시리즈에 직접 관여하던 사카구치는 파이날 판타지 VI에서 잠시 후방에서의 지원에 머물렀다. 이번 신작에서 그는 다시 일선에 서서 이야기의 전체 플롯을 기획하게 된다. 가이아의 영원히 어두운 도시 미드가를 배경으로 부패한 시스템에 맞서는 저항 세력들이 미드가를 파괴하는 열혈과 탐정물이 가미된 미스테리가 원래 사카구치가 생각하던 전반적인 스토리였다.

그러나 크로노 트리거의 감독이자 FF V와 VI의 시나리오를 맡았던 기타세 요시노리가 팀에 합류하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노지마 카즈시게와 기타세 요시노리는 플롯에서 미스테리성 부분은 완전히 배제하고, 게임의 주요한 대립 세력 - 아바란체와 신라, 클라우드와 세피로스 - 를 좀 더 강하게 부각시키기로 한다. 기본적인 FF의 게임플레이는 오래 전부터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약간의 조정만이 필요했다. IV에서부터 채용된 액티브 타임 배틀(ATB)이 턴베이스 전투에 긴장감을 더하기 위해 다시 쓰였으나 VI에서도 거의 쓰이지 않았으며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던 빈사공격을 빼는데에는 개발진 모두가 동의했다. 기타세는 그 대신 적의 공격에 따라 쌓이는 게이지를 통해 화려하고 강력한 공격을 펼치는 리미트 브레이크를 적용하였다. 리미트 브레이크를 어떻게 쌓아가고 사용하는지가 전투의 전략적인 부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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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날 판타지 시리즈는 VI에서 전형적인 판타지 설정 대신 좀 더 미래적인 요소를 가미한 바 있었다. 그러한 트랜드를 이어받아 예술 감독인 나오라 유스케는 미드가를 탑처럼 생긴 마황로 주변에 부자와 빈민이 서로 구분되어 살아가고 있는 거대한 산업 도시의 느낌으로 구성했다. 사카구치는 시리즈 디자이너인 아마노 요시타가가 VII의 캐릭터와 디자인에 그만의 독특한 터치를 가미해주기를 바랬지만, 아마노는 당시 프랑스와 뉴욕에서 워크숍과 전시를 진행하는 중이라 그의 참여는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개발팀은 대신 당시 마이너 캐릭터들과 몬스터를 디자인하는 일을 하고 있던 젊은 디자이너, 노무라 테츠야에게 아마노의 역할을 맡기게 된다.

(To be continued...)

출처: IGN Retro  글: Rus McLaughlin  번역: 페이비안

간만의 번역 연재입니다. 진행 중이었던 GTA의 역사는... 번역하다보니 너무 지루해서라는 무책임한 -_- 이유로 그만둡니다. 기다리셨던 분들께는 죄송하고요. 회사에서 포스팅하는 게 차단되어 버린 덕분에 더더욱 블로깅이 더뎌질 거 같은 느낌입니다. ^^;;;

* 본 포스트는 출처 표시를 조건으로 IGN의 양해 하에 번역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