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G] 추억의 게임을 찾아서... <4>

게임라이프/번역 2013. 11. 20. 17:51 Posted by 페이비안

 

 

1997년 10월 – 그란 테프트 오토 잡지 광고

 

1995년 4월 DMA 디자인이라는 스코틀랜드 개발사가 플레이스테이션, 새턴, PC, 닌텐도 64용 탑다운 액션 게임 ‘레이스 앤 체이스’ 개발에 착수한다.

 

이후에 그란 테프트 오토로 타이틀이 바뀐 이 작품은 발매와 동시에 폭력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플레이어는 게임 속에서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도주하거나 경찰을 죽일 수 있었으며, 자동차로 돌진해 하레 크리슈나 신자들을 한꺼번에 들이받으면 보너스 점수까지 얻을 수 있었다.

 

주류 언론을 들썩거리게 만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 덕분에) 그란 테프트 오토는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어 런던을 무대로 한 스핀 오프에 이어 속편 제작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진짜 전설은 탑다운에서 3인칭으로 시점이 변경된 그란 테프트 오토 3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잡지 광고로부터 16년이 지난 현재 시리즈 최신작인 그란 테프트 오토 V는 비디오 게임과 관련된 거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1987년 여름 – 레인보우 아일랜드 전단지

 

타이토의 버블보블을 굿엔딩으로 클리어하면 주인공 버브와 보브가 사실은 공룡이 아니라 공룡으로 변했던 소년들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를 다시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두 소년을 사람 모습 그대로 나오게 하고 새로운 능력을 부여하면 된다. 이를테면 무지개를 발사하는 능력이라든지. 레인보우 아일랜드에서 주인공 바브와 보브(바비와 보비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발사한 무지개를 타고 올라서는 기술을 이용하여 다양한 스테이지를 돌파하고 계속 위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원래는 배경 음악으로 오즈의 마법사에 나왔던 ‘Somewhere Over the Rainbow’를 흥겹게 어레인지한 음악이 쓰였지만 이후 이식작들에서는 저작권 문제로 다른 음악이 사용되었다.

 

레인보우 아일랜드는 아미가 파워 매거진의 역대 탑 100 순위표가 시작되면서 처음으로 1위에 올라 이후에 센시블 사커가 그 자리를 대신할 때까지 계속 1위 자리를 고수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게임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기억을 그대로 남겨두려면 최근에 위웨어와 엑스박스 라이브 아케이드로 등장한 ‘새로워진’ 레인보우 아일랜드: 타워링 어드벤처는 그냥 없었던 일로 치는 편이 낫다.

 

 

 

1993년 봄 – 메가 드라이브 / 메가 CD 2 일본 광고

 

세가 메가 드라이브(북미명 제네시스)는 멋진 게임기였다. 내부에 장착된 16비트 그래픽 프로세서는 라이벌 슈퍼패미콤에 비하면 성능이 좀 떨어질 수도 있지만, 약간 삐딱하고 도전적이었던 당시 세가의 이미지 덕분에 십대 게이머들은 메가 드라이브를 더 멋진 시스템으로 여기곤 했다.

 

메가 드라이브가 발매된 지 몇 년이 지난 후에 세가는 메가 CD라는 CD-ROM 부속기기를 선보였는데, 문제는 그 크기였다. 메가 드라이브 본체도 둔해 보이는 플라스틱 박스였는데, 아래에 메가 CD까지 붙이면 그 크기가 웬만한 애완용 강아지 집 정도였으니까.

 

그 해결책으로 원래 모델과 성능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크기를 대폭 줄인 메가 드라이브 2와 메가 CD 2가 발매되었다. 헤드폰 소켓이 사라지는 등 아주 사소한 변화 외에는 TV 앞에서 차지하는 공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목적인 모델이었다.

 

미국에서는 제네시스의 수명이 거의 다 끝나갈 무렵에 컨트롤러보다 아주 약간 큰 정도로 사이즈를 더 줄인 세 번째 모델인 제네시스 3도 발매되었지만, 발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세가 새턴의 등장으로 인해 조용히 무대에서 사라져버리고 만다.

 

1993년 9월 – 폭력적 비디오 게임에 대한 미 상원 공청회

 

모탈 컴뱃, 나이트 트랩, 리셀 인포서 등 보다 ‘현실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실제 배우들을 디지타이즈했던 게임들이 유행하자 미국 언론은 아이들에게 잠재적으로 유해한 매체라는 각도로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에 주목하게 되었다.

 

언제나 그렇듯 떠들썩한 언론의 보도는 정부를 움직이는 상황까지 이르렀고, 폭력적인 게임들과 이들이 어린 게이머들에게 미칠 잠재적 영향이 미 상원 공청회에서 논의되었다.

 

아래의 세 시간짜리 비디오는 여러 번 진행된 공청회 가운데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중계한 내용으로 게임을 취미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90년대 초반에 그 취미가 잠재적으로 위험한 활동으로 여겨졌던 시대 분위기를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공청회를 포함한 여러 번의 유사한 공청회 결과로 1994년에 오락 소프트웨어 등급 위원회(ESRB: the 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가 설립되어 게임 제작사들이 자체적인 규제를 실시하게 되었고, 부모들은 어떤 게임이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성인 콘텐츠를 담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1996년 10월 – 툼 레이더 아트워크

 

1993년 영국 더비 개발사 코어 디자인에서 여섯 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이 냉정하고 남성미 넘치는 탐험가를 주인공으로 하는 어드벤처 게임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기획 초반에 주인공은 여성으로 바뀌고, 라라 크루즈라는 캐릭터가 탄생했다.

 

그녀의 배경 스토리가 채워지면서 라라라는 캐릭터는 총을 갈겨대는 군인풍의 인물에서 좀 더 세련된 영국 숙녀로 변해갔고, 그녀의 이름 또한 이제는 하나의 아이콘이 된 라라 크로포트로 바뀌었다. 그녀가 사는 집인 크로포트 저택은 코어 디자인이 위치했던 건물의 정면을 모델로 하여 만들어졌다..

 

오늘날 이를 기억하는 이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폴리곤을 활용한 최초의 액션-어드벤처 게임으로서 툼 레이더가 해당 장르의 다른 모든 게임들에 미쳤던 영향은 여타 폴리곤 플랫폼 게임들에 대한 슈퍼 마리오 64의 영향력만큼이나 대단한 것이었다.

 

코어 디자인은 이제 없지만, (2006년에 리벨리온에 인수되어 리벨리온 더비가 되었다가 2010년에 완전히 문을 닫았다.) 성공적인 리부트를 거친 툼 레이더와 라라 크로포트의 인기는 여전하며, 차세대로 등장할 새로운 툼 레이더 속편에 대한 소식은 이러한 인기가 앞으로도 한동안은 지속될 것임을 알려주고 있다.

 

출처: CV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