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 레인 간단 소감

게임라이프/소감 2010. 3. 4. 17:32 Posted by 페이비안
PS3 구입 후에 이렇게까지 빠져서 했던 게임은 없었던 듯. 전개도 빠르고 액션 파트와 어드밴처 파트(?)가 적절히 믹스되어 있는 느낌에, 예전 셴무나 용과 같이를 하면서 괜찮다라고 느꼈던 감각들이 보다 세련된 패키지와 함께 돌아온 거 같다.

한편으로는 꽤 괜찮은 미드 한 시즌을 본 거 같은 느낌도 들었고. 그래픽과 사운드, 연출, 스토리가 서로 잘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인 거 같은데, 연출이나 스토리에 있어서는 정교함보다는 감정이입 쪽에 보다 충실하도록 쓰여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


그래픽은 PS3답게 매우 현실감 있고 정교하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분위기도 멋지게 표현하고 있고. 그런데 정작 압권은 오히려 게임화면이 아닌 로딩화면을 가득 채우는 주인공들 얼굴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ㅎㅎ 키스신(+베드신)은 좀 많이 어색하지만 뭐 사소한 문제. 또 하나, 주인공 여자 캐릭터는 보너스 영상을 보니 원래 배우는 무지 이쁘더만 왜 그렇게 만든겨. --;


사운드 쪽은 음악도 괜찮고 배우 연기들도 멋진 듯. 우울한 분위기 가운데 밥 먹고 숙제하는 아이의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는 장면에서 흐르는 음악 같은 건 개인적으로 잔잔한 가운데 최고의 연출이었다고 생각. 아마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거 같은 장면이다.


조작감은 처음에 적응하기까지만 약간 어색. 나중에는 정말 내가 주인공이 되어 뭔가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정적인 부분과 동적인 부분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다는 점도 맘에 든다. 아마 셴무가 생각나는 건 이 부분의 영향이 크겠지. 대화나 생각들, ARI 등등까지 꽤 다양한 요소들이 맞물려 있지만 이 모든 게 '몰입감'이라는 테마 아래에 잘 정리되어 있는 느낌.

챕터 넘어갈 때 로딩이나 중간의 버벅거림 같은 기술적 부분들을 감내하고서라도 또 다른 전개를 경험하기 위해 한 번 더 잡아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게임은 과연 얼마만인지. 이런 작품들을 종종 만나는 즐거움 덕분에 어드밴처 장르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보너스 영상의 한 장면. 여러가지 면에서 무척 인상적이다.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자막) 한글화! 한글화 덕분에 원작의 높은 몰입도가 유지될 수 있었던 거 같다. 좀 부풀려 이야기한다면 화룡점정이랄까. 아무리 읽고 듣기에 무리가 없다고 하더라도, 역시나 모국어로 즐기는 것과 외국어로 즐기는 것은 천지차이!

덧. 요즈음 PSP로는 한글판 페르소나3 포터블을 즐기고 있는데, 요 게임 역시 너무나도 쾌적하다. 웹에 돌아다니다보니 FF XIII도 한글판이 나온다고 하는데 나오면 하나 더 구입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