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로 이어지는 여타의 프랜차이즈가 하나의 게임이 나온 이후 점차적으로 확장되는 수순을 밟는 반면, 콜 오브 듀티는 처음부터 게임 타이틀이 아닌 시리즈를 염두에 둔 브랜드로서 발표되었다. 인피니티 와드는 이러한 기대에 멋지게 부응했고, 첫번째 타이틀의 발매 이후 액티비전은 인피니티 와드를 인수하여 시리즈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기게 된다. 인피니티 와드에게는 EA에서 있을 때에는 누리지 못한 자율적인 권한이 주어졌다.


콜 오브 듀티는 발매 후 평단의 좋은 반응은 물론 판매량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비록 게임플레이 자체는 얼라이드 어설트에서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FPS 장르에서 그 때까지 보기 힘들었던 세련되고 꼼꼼한 마무리를 보여주는 게임이었던 것이다. 콜 오브 듀티는 헐리우드 영화처럼 전장의 가장 긴박하고 화려한 순간만을 남겨두고 지루한 부분들은 싹 걷어낸 게임이었다. 분량 자체는 짧은 편에 속했지만, 그 길지 않은 시간은 잊혀지지 않는 순간들로 가득했다.

콜 오브 듀티를 정말 그럴 듯한 경험으로 만든 것은 단순히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대사와 이벤트 그리고 화려한 폭발 장면 만이 아니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적 병사들이 즐기는 체커 게임, 소대 동료들이 나누는 잡담을 포함한 게임 속 그 모든 소소한 부분들까지 스며든 디테일의 힘이 비로소 이러한 경험을 가능케 했던 것이다. 메달 오브 어너 게임들과는 달리, 플레이어는 고독한 영웅이 아닌 서로 도와가며 전장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보병 소대의 일원에 불과하다. 좀 더 전략 쪽으로 초점을 맞춘 게임들처럼 동료들에게 명령을 하달할 수는 없었지만, 이러한 설정은 인피니티 와드의 장기인 아케이드 액션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플레이어로 하여금 보다 더 거대한 전장의 흐름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을 갖게 할 수 있었다.



또한 콜 오브 듀티는 단 한 사람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기존의 방식을 과감히 포기했다. 메달 오브 어너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영웅적 병사의 이야기를 따르는 반면, 콜 오브 듀티는 전쟁을 묘사하는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취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싸운 이들은 영웅들이었지만 슈퍼맨은 아니었다. 수백만이 싸우다 전사한 이 전쟁은 이 모든 이들의 가장 위대했던 순간들의 모음이었으며, 단 한 명의 전사가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이상적인 판타지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를 표현하고자 했던 개발진들은 다양한 전장에서 펼쳐지는 여러 시점을 담게 되는데, 미군의 프랑스에서의 전투와 영국군이 선택했던 독일로 가는 다른 루트 속 전투, 그리고 나찌들과 동부 전선에서 싸운 러시아군의 전황이 게임 속에 펼쳐지게 된다. 게임플레이 자체는 여전히 아케이드 슈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시가전에서부터 시작하여 전함 위의 전투 그리고 소련 탱크에 대한 공격 등 미션 자체의 다채로움은 FPS 장르 내에서도 단연코 두각을 보이는 부분이었다.


액티비전은 콜 오브 듀티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것은 물론 시작에 불과했다. 더 많은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등장을 준비했던 것이다. 다음 해에 발매된 확장팩 유나이티드 오펜시브에는 새로운 캠페인과 함께 달리기 기능, 던지기 전에 수류탄을 잡고 있는 기능, 짧은 시간 동안 전력 질주하는 기능 등 주목할 만한 개선이 이루어졌다. 또한 도미네이션, 베이스 어설트, 깃발 빼앗기의 세 가지 새로운 멀티플레이어 모드도 선보였다.

콜 오브 듀티의 콘솔 등장은 2004년 11월에 이루어졌다. 콜 오브 듀티: 파이니스트 아워가 Xbox, PS2 그리고 게임큐브용으로 발매된 것이다. 게임에는 세 갈래로 나뉜 캠페인을 갖추고 있었으며 그래픽과 조작감 모두 PC용 콜 오브 듀티와 상당히 유사했지만 평단이나 팬들의 반응은 PC판 만큼 뜨거운 것은 아니었다.

특히 캠페인에는 단지 분량을 채우기 위한 부분이 많았으며 퀵세이브나 체크포인트의 부재로 전체적인 경험 자체가 쾌적함을 주지 못했다. 파이니스트 아워가 게이머들에게 일깨워 준 것은, 원작 콜 오브 듀티가 따라잡기 쉽지 않은 엄청난 게임이었다는 점과 제대로 된 콜 오브 듀티를 만든다는 것은 인피니티 와드가 없인 불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계속…  RSS 구독으로 다음 이야기를 편하게 받아보세요~   클릭!)

글: 트라비스 파스 (Travis Fahs) / 번역: 페이비안 / 원문 게시일: 2009년 11월 6일 / 원문출처: IGN Retro

* IGN.com으로부터 출처 표기를 조건으로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

* 게임역사 및 기타 게임관련 번역글 더보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