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es of Monkey Island Episode 2&3 소감

게임라이프/소감 2009. 10. 13. 12:11 Posted by 페이비안
1편 플레이 이후에 2편은 받아놓고 묵혀뒀다가 3편이 나옴과 동시에 플레이해서 두 에피소드 모두를 대략 3일 정도에 클리어. 여전히 에피소드 하나 하나의 플레이 타임은 좀 짧은 감이 없진 않지만, 퍼즐 자체의 구성은 만족스러운 터라 크게 불만스럽진 않다. 이런 구성으로 좀 더 길게 즐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기야 하겠지만 길이를 늘이기 위해 쓸데없는 요소들을 더덕더덕 붙이는 것보다는 이쪽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두 에피소드 모두 주어진 과제 자체는 매우 심플한데 반해, 이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들이 너무 뻔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어처구니 없지도 않은 적당한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퍼즐 각각을 놓고 보면 난이도 차이가 있지만, 전체로 보았을 때 적정한 수준이라는 의미. 아마 고전 어드밴처 팬들이라면 좀 싱겁다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가 지금의 게이머들이 유쾌하고 가볍게 즐기기에 딱 좋은 수준이 아닐까 싶다. (나를 포함해서...)



섬 하나가 무대였던 1편에 비해 2편은 섬이 여러 개로 늘었으니 좀 넓어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사건들이 일어나는 장면들만 놓고 보면 별반 차이가 없다. 그거야 에피소드형 게임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그 별로 넓지도 않은 공간을 가이브러쉬가 느긋하게 걸어다니는 건 좀... 아무리 주변을 잘 살펴보고 관찰하는 게 중요한 어드밴처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약간 막혀서 이런 저런 시도를 반복할 때에는 뜀박질이 없다는 게 꽤나 답답한 부분. shift+wsad로 냅다 달려보자.

3편에서는 아예 공간 자체가 뭐랄까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그런 답답함은 없었던 듯 싶다. 배경이 배경이니만큼 약간 disgusting한 느낌이 없진 않았지만 그래도 꽤 색다른 느낌이고, 후반부의 배경이 좀 더 신선하고 깨끗하게 느껴지는 효과도 있다고 할까나. 퍼즐도 3편 쪽이 좀 더 마음에 들었다. 특히 인상쓰기 대결은 예전 칼들고 말싸움하는 것 만큼의 임펙트는 없을지 몰라도 인상들 모으러 다니는 방법도 다양해서 괜찮았고.



이제 총 다섯 편 중에서 두 편만 남았으니, 이어서 나올 에피소드 4편에서 후반부로 넘어가는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가 무척 기대되는 부분이다. 일레인과 또 한 사람이 과연 가이브러쉬를 놓고 삼각관계(라고 하기에는 한 쪽은 이미 커플인데.. -_-)가 펼쳐질 것인지, 지금의 리척이 과연 정말 일레인이 평가하듯 아무런 꿍꿍이도 없는 것인지, 지금까지 나왔던 인물들이 다시 등장해서 다른 뭔가 역할을 하게 될런지 등등. (각 에피소드의 주변 인물들은 지금까지는 일회용 캐릭터라는 느낌이 드는데, 그것만이 아니었음 하는 바램이다.)

굵직한 스토리의 흐름이야 뭐 엄청난 반전이나 이런 걸 기대하진 않지만, 지금까지처럼 디테일한 구성이 퍼즐과 적당히 자연스럽게 잘 섞인 구조로 짜여져 있기를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