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오사카 여행의 기억

여행 후기 2007. 12. 13. 16:40 Posted by 페이비안


오사카 여행 중 인상적이었던 기억들을 정리해봅니다.
동경과는 느낌이 참 다른 도시였고, 금방 좋아졌습니다. 다시 가고 싶어요~! ^^

1. 진한 우유맛이 일품이었던 KIHACHI 소프트 아이스크림

오사카 떠나기 전 관련 정보를 모으다가 발견한 까날님의 일본에 먹으러 가자 블로그 덕분에 칸사이 국제공항에서부터 맛있는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칸사이 공항 2층 町家小路(마치야코지)라는 푸드코트에서 먹었던 KIHACHI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정말 맛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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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국제공항을 그냥 떠나지 마세요~

아이스크림조차도 식권으로 구입하는 게 참 신기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그 덕분에 귀국할 때는 카드도 못쓰고 현금도 모두 소진한 터라 또 못먹은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출국길에 들러서 맘에 들었다면 귀국길에서도 380엔 정도는 남길 것!)

농후우유맛이라는 게 있는데, 이게 말 그대로 우유의 맛이 상당히 '진하고 두텁게' 나서 맛있었던 거 같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저랑 와이프 입맛에는 콘 과자가 좀 쓰더라고요.

여기 말고 오사카성 천수각 앞에 있는 가게에서 파는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맛있었습니다. 거기도 우유가 그냥 우유가 아니라 무슨 고베밀크였던가 지역이름이 붙어있더군요. 이쪽은 콘 과자도 맛있는 편. (300엔)

2. 자꾸 생각나는 가마쿠라 라멘

여러 여행정보를 보면 오사카에서 가장 유명한 라멘집이 두 군데인데, 긴류(金龍)라멘하고 가마쿠라(神座)라멘이라고 하네요. 요새는 긴류는 좀 저물고 있고 가마쿠라가 잘 나간다는 말에 귀가 얇은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가마쿠라 라멘집을 열심히 찾아다녔습니다.

문제는 인터넷에서 뽑은 자료들은 다 챙겨서 갔는데, 정작 가이드북은 놓고 출발해서... 가마쿠라 라멘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무작정 '간판 나오겠지'하고 도톤보리로 갔다는 것. 와이프가 일어를 하는 관계로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찾을 수가 없었죠. 이유인즉슨 가마쿠라 라멘집의 한자가 神座라는 걸 몰랐다는... -_-;;; 나중에 도톤보리를 넘어 신사이바시에서 헤매다가 한국어 방송이 나온 덕분에 겨우 찾아들어가서 먹었습니다.

음음..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결론은 간단합니다. 오이시이 라면이 기본 메뉴이고 여기에 다양한 토핑이 가능한데요. 일본 라면 특유의 돼지 냄새도 거의 나지 않고 면도 꼬들꼬들 맛있고 국물도 대단히 시원하고 맛있었습니다. 이거 또 먹으러 일본 다시 가고 싶을 정도네요.

배가 고파서 사진은 찍는 걸 까먹었습니다. m(__)m 위치는... 음 그게, 우리도 헤매다 찾아서리.. -_-;;;(이 블로그에 쓸만한 정보는 없는거냐!!) 체인점이라 점포가 상당히 많고 도톤보리 거리에도 있으니 한자만 제대로 확인하고 가시면 바로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무책임한 발언)

3. 여긴 전쟁터야! Cafe Break 2층의 풍경

도착한 날 저녁에 도톤보리랑 신사이바시를 대략적으로 훑어보느라 피곤해진 다리를 쉬게 하려고 근처의 커피점에 들어갔습니다. 케익과 커피 자체는 뭐 그다지 특징적이진 않았지만... 인상적인 것은 2층에 앉아 있는 손님들. 대부분이 혼자 온 젊은 여성들이었는데, 하나 같이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화장을 고치고 있더군요. 그야말로 분위기가 전투 전에 무기를 손질하는 느낌이랄까. 토요일 저녁이라는 시간도 시간이니만큼 여기서 데이트 전에 전열을 가다듬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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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의 사진은.. 없습니다. 몰카 금지 ㅎㅎ

4. 친절에 감동했던 오사카성

오사카성 천수각은 우리 입장에서 보면 천하의 몹쓸 녀석인 히데요시에 대한 박물관 비슷한 느낌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총 8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5층까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고, 나머지는 걸어올라가도록 되어 있고요. 그런데 안내하는 분이 우리쪽으로 오더니 따로 안내를 해줘서 따라가보니, 임산부인 것을 알아보고 특별히 8층까지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습니다. 위에서도 내려올 때도 이용할 수 있도록 따로 숨겨진 버튼도 친절히 가르쳐주더군요. 작은 배려였지만 참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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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높은데.. 올라가서 봐도 전망은 개인적으로는 좀 썰렁했다는.

5. 오사카까지 와준 옛 친구

예전에 미국에서 대학원 다닐 때 친하게 지냈던 일본 친구에게 오사카로 여행을 갈 거 같다고 얘기했더니만, 이 친구가 고베 사는 다른 친구도 어짜피 만날 일이 있다며 도쿄에서 신간센을 타고 오사카까지 달려왔습니다. 이 친구와 이야기하는 동안에는 오사카가 낯선 여행지가 아니라 편안한 옆 동네 같은 느낌이 들어 신기했죠. 사는 얘기, 일 얘기, 여자친구 얘기로 짧은 시간동안이었지만 정말 즐겁게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서로 잘 지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친구가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입니다.

6. 야경도 좋고 분위기도 좋았던 공중정원

둘째날 저녁에는 야경을 보러 우메다역 근처(조금 걸어야 합니다.)의 공중정원에 갔습니다. 두 건물 사이에 원형으로 만든 전망대로, 엄청 빠른 엘리베이터를 탄 후에 조금 살짝 무서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밖에서도 시원하게 전망을 볼 수 있고, 내부에서 앉아서 넓게 펼쳐진 건물숲을 보면서 쉴 수도 있습니다. 석양 무렵이 가장 볼만하다고 하는데 야경도 나쁘지는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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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정원에서의 야경을 파노라마 프로그램으로 붙였습니다. 그럴 듯 하군요. 음음.

올라갈 때 티켓을 내니 금박 별모양 종이를 주더라구요. 뭔가 했더니 공중정원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소원을 빌고 달아두라는 거였네요. 이제 태어날 아기와 엄마의 건강이랑 기타 꽤 많은 소원을 두 개의 별에 가득(!) 담아 걸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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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들로 가득한 트리. 낭만 가득!

0. 참고: 여행경비

여행사 호텔팩 (비행기표 + 호텔) 2인, 2박3일 기준 95만원
개인 경비 (마찬가지 2인, 2박3일 기준) 30만원
* 지름신 강림으로 인한 카드 사용 (Wii Fit 등...) 제외 -_-;;

처음에는 후쿠오카를 갈까 생각했었는데, 이미 너무 늦게 알아보는 바람에 예약만료... 이리저리 알아보다 지쳐서 그냥 집에나 있을까 하다가, 도쿄나 후쿠오카에 비해 예약이 쉬워서 선택했던 오사카였지만... 다녀오고 나니 정말 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관서지방 사투리도 나름 재밌었구요. 도쿄 올빼미 여행 이후로 또 다른 일본 여행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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