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는 그럭저럭... 주인공 3인방을 포함하여 확 끌리는 캐릭터가 별로 보이지 않았다. 페르소나3하고 비교하면 애들이 너무 평면적이랄까. 다들 뭔가 사연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애들인데 그걸로 끝. 막판에 너무나 분명하게 멀티 엔딩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도 한 게임 두 번 이상 클리어하는 게 버거운 나로서는 좀 난감.

전투 파트는 나름 재미있었다. 특히 악마 합체랑 스킬 드로우 하는 재미가 특히 중반까지 쏠쏠. 쓸만한 악마들 키워서 스킬 열어주고, 게이지 모아서 다른 스킬도 달아주고, 그러다가 좀 버겁다 싶으면 합체시키고... 주인공 레벨에 합체 가능 악마 레벨이 연동되기 때문에 쓸만한 상위 악마 나오게 하려고 프리 배틀 진행해서 주인공 레벨 올려주고... 뭐 이런 사이클을 타다보면 스토리 진행 쪽이 부가적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다만 후반으로 가면 역시나 레벨이 깡패... 게다가 스토리는 다 끝나가는 판에 의도적으로 전투 쪽이 늘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산뜻한 맛은 좀 부족한 듯.

이 게임 역시 NDS로 나왔던 원작을 리메이크한 게임인데 3D를 활용한 부분은 오프닝이나 악마 합체 신 정도로 매우 미미하고, 음성이 완벽하게 지원된다는 게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인데다가 루트에 따라서는 8일째 시나리오가 있다는 것 같다. (내가 선택한 루트에서는 8일째 없이 끝났는데, 별로 2주차 하고 싶지는 않아서...)

총평하자면 진 여신전생의 세계관 덕분에 전투를 비롯하여 전반적으로 나름의 색깔을 갖출 수 있었지만 뭔가 세계관을 바탕으로 스스로의 매력을 발휘하는 하나의 걸작이 되기에는 좀 모자란 작품이었다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