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 스탁턴: 그 문제는 결국 스토리로 귀결된다. 좀 전에 WoW의 세계관이 얼마나 심오한지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 세계관 속에는, 살짝 언급되었지만 실제로는 깊이 다루어지지 않은 것들이 정말 많다. 바로 그 점이 WoW를 구성하는 설정의 멋진 점이다. 무수히 많은 캐릭터와 무수히 많은 장소들 중에서 하나를 골라, '이 장소는 꽤 재밌을 거 같은데, 우리 한 번 여기를 좀 더 파고들어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이곳에서 일어나는지를 생각해보자'라는 식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작업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몇 가지를 살펴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본 다음, 스토리를 발전시키려면 가장 흥미로운 전개는 무엇일지 생각해보고, 독특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가장 많은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아웃랜드에 대한 컨셉은 불타는 성전 시절에 나왔다. 처음 게임을 만들 때부터 이걸 포함시키려는 이야기는 나왔지만 결국 실현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꼭 다루고 싶었다. 아웃랜드는 스토리 면에서 딱 들어맞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노스렌드를 놓고 보면, 아서스가 그곳에 있었고 그는 분명 엄청나게 중요한 캐릭터이다. 때문에 노스렌드를 다루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노스렌드는 분명 예전부터 언급된 지역이지만, 실제로 그 곳 내에 존재하는 각각의 장소들이나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가 자세히 다루어진 적은 없었다. 개발팀으로서도, 그 세계에 몰입해서 디테일을 만드는 작업은 정말 멋진 일이다. 언급은 되었지만 실제 세부적인 부분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울부짖는 협만'은 이벤트신에 나오는 맵에서 보여지긴 했지만 그게 전부다. 노스렌드 내에 '울부짖는 협만'이 있다는 것이, 브레인스토밍 미팅을 통해 그 안에서의 자세한 스토리를 개발하게 되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작업을 위한 강한 동기를 부여하곤 한다.

IGN: WoW의 성공이 MMO 장르에 끼친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WoW의 성공으로 많은 개발사들이 블리자드가 세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는 점은 바람직한 면이지만, 반대로 많은 이들이 다음 세대의 WoW를 만들고자 하는 바람에 독창적인 작품에 대한 환경은 오히려 나빠진 것 같다. WoW가 미친 영향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셰인 다비리: 많은 사람들이 WoW의 뒤를 쫓으려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사실 경쟁자들에게 사업적 조언을 하는 것이 그다지 내키진 않지만, 당신의 이야기가 전적으로 옳다. WoW의 뒤를 쫓는 것은 제대로 된 전략이 아닐 수도 있다. WoW가 발매된 이후 등장한 많은 게임들이, 이것보다 적당한 말이 없어서 이렇게 표현할 수 밖에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WoW 클론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WoW에서 자신들의 캐릭터에 이미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플레이어들이 다른 세계에서 4년이나 5년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이 시점에서 개발자들에게 주어진 진정한 도전은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을 만드는 일이다. WoW 클론을 양산하는 것은 옳은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IGN: 그럼 블리자드에게 주어진 도전은 무엇인가? WoW의 미래에 있어 당신이 염려하는 부분은? 앞으로 또 5년 간 계속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게임이 어떻게 진화되어야 할지, 또 가장 큰 장애는 무엇인지?

코리 스탁턴: 우리가 항상 논의하는 문제는 게임의 스케일에 대한 것이다. 확장팩의 발매, 새로운 기능과 새로운 요소들의 추가 등으로 인해 게임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이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함을 의미한다. 지금 WoW를 시작하는 플레이어는 단순히 장비를 얻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비를 인챈트해야 하며 이 장비가 소울바운드인지 아닌지를 알아야 하는 등 알아야 할 게 너무 많다. 이 모든 것들이 처음 게임이 발매되었을 때에는 없던 요소들이다. 우리가 계속 확장팩을 붙이고 게임을 확대하면서 게임은 점점 더 복잡해져 가고 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게임을 계속 확장해 가면서, 클래스를 추가하고 기능을 부가하면서도 플레이어의 경험에 무의미한 군더더기가 붙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여전히 우리는 심플한 게임을 지향한다. 게임 속 세계에 부담없이 들어와서 즐기고, 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 친구와 함께 즐기면서 이것이 짐이 아니라 즐거운 경험이 되는 것. 이것이 우리가 항상 생각하는 주제이다.

대격변(Cataclysm)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스탯들을 통합하거나,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은 스탯의 삭제, 그리고 특성 트리에 마스터리 개념을 도입하는 등의 방안에 대해 많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만약 우리가 확장팩을 발매할 때마다 특성 트리에 아래로 3단 씩을 더 늘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트리가 20단 이상 늘어나서 빌드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니까. 우리는 이러한 부분을 검토하여 군더더기를 제거한 깔끔한 모습의 통합을 생각하고 있다.


IGN: 워크래프트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게임과 그 이유는?

셰인 다비리: 나에게는 확실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다. 8년이 넘게 개발에 참여하다보니, WoW는 내 삶에 있어 무척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나를 포함한 팀의 많은 개발자들은 WoW 같은 게임을 그 전에는 결코 만들어 보지 못했다. 당시에는 이걸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해 경험을 가진 사람도 별로 없었고, 모든 것이 배우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이렇게 멋진 작품이 나온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는 WoW가 달착륙과 같은 사건이다. 정말 불가능해보였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 말이다.

처음 작업에 들어갔을 때, 회사의 많은 사람들조차 MMO 게임을 만드는 것이 옳은 결정인가에 대한 회의를 품고 있었다. 당시에는 월 사용료 기반의 게임에 왜 돈을 지불해야 하는지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어떻게 사용자를 끌어들일 것인가?", "이 게임의 목적은 뭔가?" 같은 질문들도 많았다. MMO의 기반이 무엇인지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블리자드의 부사장들조차 몇몇은 그런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도 WoW를 플레이해보고 그 가능성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WoW의 개발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들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코리 스탁턴: 나도 동의한다. 워크래프트 3의 멀티플레이어를 온라인으로 플레이하는 것도 좋아하긴 하지만, WoW에 지금까지 쏟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이를 통해 겪어온 경험들은 결코 되돌리고 싶지 않는 것이 되었다. 많은 개발진들이 개발에 쏟은 시간 못지 않게 게임을 열정적으로 플레이하고 있다. 셰인이 언급한 바와 같이, 이렇게 오랫동안 즐겨온 게임이라면,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것 같다.

IGN: 마지막으로, 진짜 Mr.T나 윌리엄 샤트너 같은 유명인도 WoW를 플레이하는 거 맞나?

코리 스탁턴: 좋은 질문이다.

셰인 다비리: 훌륭한 질문이다.

글: 스티브 버츠(Steve Butts) / 번역: 페이비안 / 원문게시일: 2009년 11월 24일 / 출처: 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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