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블로깅 라이프를 돌아보며...

카테고리 없음 2007. 12. 30. 22:56 Posted by 페이비안


이제 2007년도 정말 얼마 남지 않았네요. 티스토리에서 오래 가는 블로그를 시작한 게 11월이긴 하지만, 저도 나름대로 올해를 한번 돌아보고자 합니다.

1. 블로고스피어에서의 방황

대단히 개인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사실은 저도 블로깅을 시작한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아직 대형 포털들이 블로그쪽으로 손을 뻗치기 전인 2004년에 www.blog.co.kr 이라는 사이트에서 블로깅을 처음 시작했었더랬죠. 그 때는 개인적인 일상에 대한 감상,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주로 포스팅했더랬습니다. 그 때도 발로 그리긴 했지만 나름 제공되는 그림툴로 그림도 그렸더랬어요. 그 때 처음으로 블로그의 매력, 그리고 이웃 블로거들과의 교감이 주는 재미를 알게 되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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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고스피어에서 헤매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해당 사이트 자체가 제가 군대 제대하고 유학가고 어쩌고 하는 사이에 재정상의 이유로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제 포스트들은 백업할 기회를 놓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고, 그 때 친분을 나누던 분들도 뿔뿔이 흩어져서 몇몇 분들을 제외하고는 다시 만날 수가 없게 되었어요. 아마도 어디선가 블로깅을 계속 하면서 잘 지내고 계시리라 생각은 하지만요.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포스팅과 인연들에 좀 당황스러워서, 네이버 블로그에도 기웃, 테터툴즈로도 블로그 만들어서 깔짝, 이글루스에서도 잠깐, 미투데이도 슬쩍... 걍 그저 그렇게 블로깅을 하면서 지냈더랬답니다. 그러다가 2007년 11월에, 다른 건 필요 없고 그저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블로그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만든 게 바로 오래 가는 블로그가 되겠습니다.

2. 오래 가는 블로그는 오래 갈 수 있을까?

전문성, 절대적인 시간 투자, 남보다 앞선 정보... 이 세 가지 요소가 좋은 블로그를 만드는 세가지 재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 가지 모두를 갖춘 블로거가 운영하는 블로그가 그야말로 극강의 블로그, 그리고 저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분명하게 갖추고 있다면 내노라 하는 파워블로거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저 중에서 어느 하나도 갖추기가 힘들 거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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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찌해야 되는데...?? 블로그 접어?

그럼 어찌해야 하는가? 딱히 수가 있겠습니까. 이럴 때는 시간을 쌓는 수 밖에 없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에 대해, 내가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투자해서, 나름 꾸준히 쓰는 수 밖에 없겠죠. 좋아하는 이야기를 쓰다보니 주제는 게임, 번역, 사진, 책, 여행, 맛집 등등 이리 튀었다가 저리 튀기를 반복합니다. 투자할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글을 다듬는 시간이 부족하고, 아마도 거의 사진으로 분량을 채우고 있습니다. 어쩔 때는 번역글들이 등장하기도 하지요. 아직까지는 나름 꾸준한 포스팅은 지키고 있지만, 일이 바빠지면 어쩔 수 없이 업데이트 주기도 들쑥날쑥하게 될 거 같습니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즐겼던 시간들에 대해서는 자신이 납득할 정도로의 글로 남기자. 그것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그거 하나는 원칙으로 삼고 지냈던 지난 두 달이었습니다.

3. 소통의 시작

티스토리에서 다른 블로거님들과 댓글을 주고 받기 시작한 건, J4blog를 운영하고 계시는 문플라워님의 영향이 무척 컸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블로거님들께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신 문플라워님께 이 포스트를 빌어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

블로깅에 대한, 때로는 단지 블로그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 의미를 넓힐 수 있는 블로깅에 대한 좋은 생각들을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사실은 그런 주제를 다루시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유쾌하게 댓글에 댓글을 다시는 모습에 더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댓글이 단순히 친분쌓기, 교류하기라는 측면을 떠나, 그 자신의 블로그 본문에서 볼 수 없던 모습들, 생각들을 읽게 해주는 도구가 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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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들에게도 수많은 layer가 있고, 그 중에는 댓글로만 볼 수 있는 모습도 있죠.

블로거들이 본인의 색다른 모습을 기꺼이 보여주는 댓글. 그렇게 생각하니 부담없이 다른 블로거님들 글들에 댓글도 달 수 있었고, 그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제 블로그에도 댓글이 쌓여갔습니다. 소통이 의무감이 아닌 즐거움으로 변한 게 올 해 제가 블로그를 하면서 얻은 무척이나 큰 수확이었습니다.

썰렁하고 허접한 블로그에 놀러와주셔서 자취를 남겨주셨던 날퍼님, 한마음님, 쌩쌩카님, 붉닭님, 리넨님,  블랙매니아님, 페니웨이님, NewB님, 꼬이님, 듬직이님, zlznxm님, consturn님, 존 카르페디엠님, Mr.Met님, 봉춘님, 썬샤인님, Naya님, XROK님, 엠의세계님, 릿드님, 쇼란님, 거북거북님, 에코님, 뒷북소년님, 장씨님, 하느니삽님, kokodak님, 와우맨님, Kirye님, 별빛하나님, 홍커피님, Mr.번뜩맨님, 브리드님, i.r.e.l.a.n.d.님, 당그니님, 라라 윈님, 에이르님, Lemon-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저의 세상도 조금 더 넓어졌습니다. ^_^ (여기서 마이너블로그 만의 장점이 나오는거죠. 방문자들이 원체 없으니 댓글 한번으로도 주인장에게 아주아주 강한 인상을 남겨줄 수 있습니다. ㅎㅎㅎ)

4. 2008년에는...

3월에 첫 아이가 세상에 나올 예정입니다. 아마도 세상이 완전히 변하겠지요. 오래 가는 블로그가 육아 전문 블로그가 될지도 모릅니다. 팔불출 블로그가 될 수도 있겠죠. ^^ 하지만 2008년도 무엇이 되었든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블로깅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다 많은 블로거님들과 소통을 하면서... 부족한 제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래 가는 블로그에 방문하신 모든 블로거님들,
2008년에는 건강하시고, 원하시는 일들
모두 이루시는 한 해가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상 발로 쓴 2007년 정리 및 2008년 소망에 대한 블로깅 끝

결론: 2008년에도 횡설수설과 염장 및 음식 테러질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