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의 게임

1990년 당시, 닌텐도의 R&D1 팀은 게임보이용 게임에 전념하고 있었고, 미야모토 시게루의 Entertainment Analysis and Development (EAD) 부서가 가정용 콘솔 게임들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요코이가 이끄는 R&D1 팀은 자신들이 개발한 게임보이에 자긍심을 느끼고 있었던 것은 분명했지만, 닌텐도의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슈퍼패미콤(SNES)용 게임을 개발하는 것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었다.


오리지널 메트로이드의 디렉터였던 사카모토 요시오는 슈퍼패미콤용 메트로이드의 개발을 기획하기 위해 게임보이용 메트로이드 II의 개발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아직 닌텐도 경영진들의 승인도 받지 않은 채로 R&D1 내부에 '팀 시카마루'라는 작은 그룹을 구성한다. 카노 마코토 역시 참여한 이 비정규 조직은 시리즈 자체를 혁신했을 뿐 아니라, 2D 게임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어버렸다는 평가를 받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게 된다. 

대부분의 R&D1 소속 프로그래머들이 당시 슈퍼 마리오 랜드의 후속작에 투입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카모토는 예전 R&D1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인하우스 개발 팀인 인텔리전트 시스템즈에서 지인들을 모아 코딩을 시작한다. 그 당시 나온 그 어떤 카트리지보다 더 큰 용량을 가진 슈퍼 메트로이드는 더 많은 지역들, 더 많은 무기들, 더 많은 특수능력, 더 많은 보스, 더 깊은 스토리 등등 모든 면에서 풍부한 볼륨을 과시했을 뿐만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이 게임 개발 베테랑들의 손에 의해 철저하게 다듬어진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그야말로 그 분야에서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4년이라는 시간을 쏟은 역작이 탄생한 것이다.

음산한 시작 화면에서부터 메트로이드 특유의 분위기가 재현되었다. 사무스가 데려온 키드 메트로이드가 과학 연구 시설에서 해적 리들리에게 납치된다. 시작하자마자 시설의 자폭으로부터 단 3분 만에 탈출해야 하는 상황을 연출하면서 사카모토는 게이머들에게 이번 게임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팬들에게 잘 알려진,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초조 동상마저도 가끔씩 사무스를 공격하기도 한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리들리의 뒤를 밟아 사무스가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혹성 제베스. 재건된 해적 기지와 다양한 배경이 펼쳐지는데, 지옥같은 정글, 해저 동굴, 용암 지역 등을 모험하는 사무스에게는 업데이트되는 지도와 숨겨진 길을 찾게 해주는 엑스레이 스캔이 장착되어 더 이상 길을 헤메는 일은 없게 되었다. 사무스는 그래플 빔으로 낭떠러지를 넘어갈 수 있으며 스피드 부스터를 통해 워프 나인의 벽을 통과할 수도 있게 되었고, 에너지를 모아 더욱 강력한 공격을 할 수도 있게 되었다.


사무스가 거대화 되어버린 키드 메트로이드를 발견한 직후 마더 브레인 2.0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일방적으로 밀리는 사무스에게 마더 브레인이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키드 메트로이드가 사무스를 보호하기 위해 마더 브레인을 공격한다. 이로 인해 키드 메트로이드는 죽음을 당하지만 사무스가 이를 처절하게 복수하게 된다.

슈퍼 메트로이드는 게임기 하드웨어가 3세대나 바뀐 지금도 최고의 명작 반열에서 결코 내려오지 않는 게임이 되었다. 게임의 비선형적 구조와 일반적 순서를 무시할 수 있는 지름길들 덕분에 클리어 타임 어택에 도전하는 이들도 무척 많았다. 그러나 슈퍼 메트로이드 역시 타이밍 상으로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게임의 퀄리티에 걸맞는 판매량을 기록하기에는 너무 늦게 등장한 것이다. 슈퍼패미콤 라이프사이클은 이미 막바지에 접어들어, 모두가 닌텐도 64를 기다리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리고... 닌텐도 64에서 메트로이드 시리즈는 단 한 개의 게임도 등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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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러스 맥러린 (Rus McLaughlin) / 번역: 페이비안 / 원문 게시일: 2007년 8월 23일 / 출처: IGN Retro

* IGN.com으로부터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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