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쓰리


터미네이터 2의 엄청난 성공으로 인해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영화사 관계자들에게 그저 묻어두기에는 아까운 자산이 되었다. 제임스 카메론 역시 속편에 대해 몇 해 동안 여러가지 방향으로 검토를 하였으나 그로서는 터미네이터로 더 이상 할 이야기가 남아 있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그의 의견은 말 그대로 그의 의견이었을 뿐이었다. 터미네이터 3는 언젠가는 등장해야만 했다. 너무도 많은 팬들이 이를 기다렸기 때문이다.

제임스 카메론은 터미네이터 3의 각본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터미네이터 프로젝트에서 어떠한 역할도 맡지 않았다. 시리즈의 창시자가 손을 뗀 상황에서 슈왈츠제네거 역시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나, 카메론의 설득으로 아놀드는 참여를 결정한다. (그의 개런티는 3천만 달러였다.) 시리즈의 상징적인 존재가 참여하기로 하자, 드디어 속편의 진행에 탄력이 붙었다.


2002년 T3의 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T2의 개봉일로부터 벌써 10년이나 지난 시점이었다. 감독으로는 조나단 모스토우(Jonathan Mostow)가 지명되었으며 테디 사라피안(Tedi Sarafian)의 초기 각본을 존 브란카토(John Brancato)와 마이클 페리스(Michael Ferris)가 이어받아 각색을 진행하였다. 터미네이터 소설들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T3의 시간적 배경은 T2로부터 8년 뒤로, 최후 심판의 날은 결국 완전히 막을 수 없었지만 시점이 연기되었다는 설정이었다. 새로운 터미네이터로는 크리스티나 로켄이 선택되어 액체 금속과 기계 골격이 혼합된 여성형 로봇이 등장하게 되었다. 로켄이 연기하는 T-X는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나 로버트 패트릭이 맡았던 전작들의 터미네이터들에 비해 공포감 조성의 맛은 떨어졌지만, 그녀의 섹스 어필은 충분히 통할 만한 것이었다. 

존 코너는 20대의 떠돌이로 어머니의 죽음 이후 삶의 방향성을 잃어버린 모습을 보여준다. 터미네이터 2의 마지막에서 보여주었던 의지와 패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상태가 된 그는 최후 심판의 날 이후에도 미래를 회피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새로운 T-800이 그를 보호하기 위해 나타나자, 그는 기계들의 반란이 결국 막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는 것과 T-X가 그를 비롯한 저항군의 모든 멤버들을 살해하기 위해 현대로 보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골수 팬들은 T3가 기존 시리즈와 설정 상 어긋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존 코너의 나이는 세 살, 사라 코너의 경우는 여섯 살이나 많게 설정되었으며, 터미네이터 2(1995)의 이야기로부터 1997년에 이르는 동안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영화 내에서조차 모순이 있었다. 스토리 내의 아이디어들 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T3는 향후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위한 미래를 열어두었다는 의미가 있긴 하지만, 이후의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T3 또는 그 전 시리즈의 설정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T3의 제작에는 아낌없는 제작비가 지원되어 모핑 이펙트 뿐만 아니라 격투 씬과 스턴트를 비롯한 거의 모든 부분에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 이루어졌다. 전체 제작비는 약 2억 달러로, 또 한 번 최대 제작비 기록을 갱신하게 되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보여준 그간의 실적에 비추어볼 때 이러한 투자는 충분한 수익을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번 만큼은 그러한 예상이 빗나가게 되었다. 


영화는 평단에서 잘해야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받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평가는 좀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어졌다. 대부분이 영화의 액션과 특수 효과에 대해서는 칭찬하면서도 스토리에는 엇갈린 평가를 내렸으며 어떤 이들은 T3 자체가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영화라는 혹독한 비평까지 쏟아냈다. 미국 시장에서 1억5천 달러밖에 벌어들이지 못한 T3는 터미네이터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자국 내 수입으로는 적자를 기록했다. 전세계 총 수입은 4억 달러에 이르렀지만 광고비 지출과 극장에서의 반응을 감안하면 T3를 투자 대비 성공을 거둔 작품이라고 평가하기는 힘들었다.

이로 인해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삼부작으로 그 수명이 끝날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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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라비스 파스(Travis Fahs) / 번역: 페이비안 / 원문 게시일: 2009.5.20 / 원문출처: IGN R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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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5.26 22: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번째 잘보고 갑니다

  2. 미련한군 2009.10.27 19: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고보니 터미네이터 1 ~ 3 을 보면 아놀드 형님은 선글라스가 달리지는데 갠적으로 2편 선글라스가 가장 좋앗다능 ㅋㅋ

    • BlogIcon 페이비안 2009.10.28 0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개인적으로 매트릭스의 네오 선글라스가 탐이 나더라는. 물론 아놀드 아저씨의 투박한 선글라스도 멋지지만, 저는 그런 류를 쓰면 군 관련자라는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아서리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