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소비자들은 회의적인데 정작 공급자는 그 동안의 성공에 취해 자만하는 것. 이는 참으로 위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게임업계에서 감히 따라올 자 없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닌텐도라면 특히나 그렇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을 보면, 다른 두 경쟁업체가 치열하게 싸우면서 받치고 있는 게임 시장의 정점에서 군림하고 있는 닌텐도가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불황에도 끄떡없다고 여겨졌던 게임 시장에도 드디어 서서히 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와중에, IGN AU에서는 최근 게임 업계의 글로벌 세일즈 트랜드를 검토해보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당히 놀라운 것이었다. 여전히 인상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긴 하지만, 닌텐도의 Wii는 그 라이프 사이클의 변곡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지난 12개월동안 두드러지게 뛰어난 게임 타이틀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은, 닌텐도가 어쩌면 너무 자신감에 차서 시장의 흐름을 놓치고 있다는 추측을 낳게 하고 있다.

막강한 수익을 거두는 현재의 영광 그 이면에, 닌텐도의 향후 전망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들에 대해 한 번 살펴보자.

(역주: 개인적으로는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팩트를 너무 단정적인 결론으로 연결하는 글이라는 느낌도 있지만, Wii가 워낙에 잘나간 덕분에 앞으로도 항상 장밋빛일 것이다..라는 부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서 번역 전문을 올려봅니다.)

일본에서 Wii 판매량을 넘어서고 있는 PS3의 약진

3월과 4월은 소니가 PS3를 런칭한 이래로 가장 성공적인 판매량을 보여주는 달이었으며, 16개월만에 처음으로 PS3의 판매량이 Wii의 판매량을 넘어선 기간이기도 했다. 표면적으로 PS3의 판매량 증가는 파이날 판타지 VII: 어드밴트 칠드런 블루레이판의 등장 (그리고 여기에 끼워진 파이날 판타지 XIII의 데모)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Wii의 일본 발매일 현장의 모습. 최근에는 DSi 정도나 닌텐도 팬들에게서 이러한 열광적인 반응을 가져오고 있다.



소니가 파이날 판타지의 최신작을 기다리고 있는 게이머들을 잠재 고객층으로 확실하게 확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데모판 하나가 한 주 동안 62,527대의 판매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같은 주에 Wii 판매량은 13,221 대에 불과했다. 일본에서는 2009년 1월부터 지금까지 총 판매량에 있어 PS3가 Wii의 우위를 드디어 탈환했다.

이러한 사실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일본 시장의 움직임은 전통적으로 향후 비디오게임 시장 트랜드를 보여주곤 했다. 만약 일본의 게임 애호가들에게서 Wii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면 (그리고 그로 인해 게임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면) 이는 조만간 전세계적인 경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닌텐도가 장기적으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일본에서의 PS3 선전에 뭔가 브레이크를 걸어주어야 할 것이다. 

게임과 게임기 판매량의 감소

권위 있는 마켓 리서치 회사인 NPD 그룹의 보고서는 게임 시장의 흥미로운 흐름을 보여준다. 북미 판매상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NPD에 따르면 경제 위기로 인해 게임기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2008년 미국 게임 시장의 규모는 약 14억 달러였고, 이는 전년약 17억 달러 규모 대비 17퍼센트 하락한 수치이다. 반면 닌텐도는 혼자서 전세계적으로 약 56억 달러의 돈을 벌여들였다. 그러나 작년 대비 하드웨어 판매가 증가한 기업은 닌텐도가 아닌 마이크로소프트이다. 닌텐도 Wii가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콘솔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MS야말로 서서히 기반을 다져가고 있는 것이다.

2월과 3월은 비디오 게임 업계에서는 전통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달이긴 하지만, 만약 업계 전체의 침체기가 계속되고 닌텐도 Wii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가정이 현실로 드러난다면, 소니와 MS가 가격 인하 정책 및 Wii와 유사한 주변기기의 발매 등으로 닌텐도의 마켓 셰어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게 될 것이다.

할만한 게임은 어디에?

Wii는 북미 시장에서 지난 2008년 3월에 발매된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이후로 이렇다 할 블록버스터급 '순수' 게임 타이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게이머들,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게임의 매력을 밤새워 설명해줄 수 있는, 이들 코어 유저들을 끌어안을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트랜트 세터로서 입소문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 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닌텐도 Wii가 이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Wii 뮤직은 재밌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게임'이라고 하기 어렵다.



소니는 PAL 지역에서 일종의 노래방 소프트인 싱스타로 캐주얼 게이머와 여성 인구를 확보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러한 성공의 원인 중 하나는 새로운 디스크 또는 싱스토어라는 온라인 샵을 통한 새로운 컨텐츠의 지속적인 제공이었다. 위스포츠 역시 비슷한 컨셉으로 좀 더 포괄적인 계층을 공략하고자 했으나, 새로운 컨텐츠의 제공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심각한 문제로, 위피트 역시 상당한 유저층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으나 이러한 구매자들이 지속적으로 TV 앞에서 Wii를 사용하도록 하는 신선한 컨텐츠의 지속적인 공급은 부재한 상황이다. 매달 새로운 버전의 위스포츠가 등장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히트 게임이 연중 주기적으로 공급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Wii 유직은 닌텐도로서는 꽤나 의아한 판단착오이다. 기타히어로, 락밴드, 싱스타 등의 소프트와 마찬가지로 '집에서의 공연'을 꿈꾸는 이들에게 어필하고자 했던 이 작품은 라이센스 송이나 컨텐츠 업데이트 등 캐주얼 유저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요소가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 트랜드와 혁신을 주도하는 것에 대해 무척이나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닌텐도에서 나온 게임치고는, Wii 뮤직은 덜 익힌 미-투 전략의 결과로 밖에 비추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게임에 들였던 시간과 노력으로 위스포츠 리조트를 좀 더 빨리 시장에 내놓을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소프트웨어의 판매가 하드웨어 판매를 견인한다. 그런데...


소프트웨어 자체가 아예 팔리지 않고 있다면?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니지만, 미국에서의 Wii 소프트웨어 판매량 중 절반은 기타 히어로와 락 밴드의 판매량이다. Cowan & Company 애널리스트인 더그 크루츠에 따르면, 음악이나 스포츠의 유행에 편승하지 않은 개발사들은 Wii로 개발한 게임으로 수익을 내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상황이다. Wii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다른 게임을 구매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 단지 위스포츠만을 계속해서 즐길 뿐이다.

그래서 더그 크루츠는 Wii를 금과 유사해서 바보들을 속이는 '황동석(fool's gold)'에 비유한다. 높은 기기 판매량으로 유저 베이스가 넓다는 것은 본질적으로는 좋은 일이지만, 가장 많이 팔린 기기라고 해서 개발사가 만든 게임 모두가 이러한 유저 베이스의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캐주얼의 극한을 달리는 듯한 Wii의 유저들은 EA같은 메이저 회사마저도 헤매게 만들고 있다. 자사의 프랜차이즈를 Wii에 특화하기까지 해서 게임을 내놓았지만, 정작 너무도 낮은 기기당 게임 구매율로 인해 판매량은 신통치 않은 것이다.

개발에 따르는 기본적인 비용에 더해, 닌텐도의 라이센스 비용과 유연성 없는 판매 정책 등은 개발사에 있어 심각한 이슈이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는 시장에 고만고만한 게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너무나 적은 게임이 성공하고, 나머지는 투자금 회수도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자연스럽게 Wii로 게임을 내는 서드파티들이 줄어들게 될 수 밖에 없다.

DSi로 인한 주의 분산?


지금 게임 업계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휴대용 게임쪽에 몰려 있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으로 거둔 엄청난 성공에 대한 대응 격으로 등장한 닌텐도 DSi가 연일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시장에 이미 풀린 DS가 이미 1억대를 넘어선 와중에, DSi는 애플이 구축한 앱 중심 마켓으로의 진출을 통해 DS 브랜드의 확대를 꿈꾸고 있다.

어느 곳에서나 DSi 이야기뿐이다. 도대체 Wii는 어떻게 되가고 있는건지?


DSi와 아이폰에 대한 미디어의 큰 관심은 반대로 한 때 기술 혁신의 총아라고 불리우던 Wii가 이미 한물 간 뉴스거리가 되어버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Wii의 모션 콘트롤, 채널들 그리고 새로운 컨텐츠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매체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노출이 줄어들면 그만큼 수요도 줄어들게 마련이고, 수요가 줄어들면 판매량도 줄어드는 건 당연한 이야기이다.

E3는 전환점이 될 것인가?

이번 E3에서 많은 이들이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모션 콘트롤과 관련된 중대한 발표를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Wii로 이 분야를 개척한 닌텐도는 이제 또 다른 하드웨어 혁신들로 인해 뒤쳐지고 마는, 선구자의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진짜 중요한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위 스포츠 리조트, 레드 스틸 2, 그리고 몇몇 테니스 게임들이 과연 게이머들에게 모션플러스가 경쟁자들을 뛰어넘는 임펙트를 주는 하드웨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새로운 하드웨어에 대한 발표가 E3 같은 컨벤션에서는 가장 큰 주목을 받게 마련이다. 처음 발표에서 이미 1년이 지난 지금, 모션플러스는 여전히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매력을 유지하고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게다가 소프트웨어 릴리즈에 있어 소수정예의 접근법은 실제로 그 소수의 게임들이 매우 뛰어난 퀄리티로 게이머들을 사로잡을 만한 재미를 가져다주어야만 유효한 전략이지만,  지난 12개월 간 닌텐도가 내놓은 위 뮤직과 동물의 숲 등의 타이틀을 보면 이러한 전략이 과연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다.

2009년 E3는 닌텐도,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세 회사에게 매우 중대한 기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잃을 것이 많은, 지키는 입장인 닌텐도가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가 매우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순수' 게임 타이틀들과 함께 Wii를 미디어의 중심에 다시 세울 놀라운 주변기기가 등장하는 것일테다.

글: 페트릭 코란 (IGN AU) / 번역: 페이비안 / 원문게시일: 2009.5.8 / 출처: IGN Wii

* IGN.com으로부터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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