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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N 특집기사: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역사
글 / 러스 맥러힌 (Rus McLaughlin)
2007년 1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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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세상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미야모토가 처음부터 끝까지 게임의 모든 요소에 대해 관여했던 마지막 게임이 되었다. 개발4팀을 전체적으로 관장하는 업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기 때문에 슈퍼 마리오의 속편 작업에 그의 참여가 제한적이었던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그는 또한 패밀리 디스크 시스템(이하 FDS)으로 발매될 젤다를 최종적으로 다듬는 일에 집중해야만 했다.

FDS는 패미콤에 연결되는 외장 디스크 드라이브였다. 게임소프트의 단가를 낮추는 반면 용량은 다섯배로 확장할 수 있어 게임의 퀄리티를 인상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젤다가 FDS로 발매될 첫번째 게임이었고,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2가 다음 타자가 될 예정이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2는 그래픽에 있어서는 전작과 거의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지만, 난이도가 심각하게 올라간 게임이 되었다. 점진적으로 조금씩 플레이어를 적응시키면서 높아졌던 전작의 난이도에 비해 속편은 타이밍에 맞추어 적을 밟고 넘어가야만 건널 수 있는 구멍이 너무 자주 등장하는 등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장애물들이 등장하는 데다가 후반 스테이지들은 아케이드판 "Vs.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우려먹은 듯한 느낌이었다. 거기에 더해 어떤 버섯들은 먹으면 독이 되는 것도 있었고, 어떤 워프는 오히려 초반 스테이지로 돌아가게끔 되어 있었으며, 날씨 효과로 생기는 미끄럼으로 마리오가 어이없이 구멍에 빠져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각 스테이지의 보스전을 힘들게 이기고 나면, 피치 공주의 수행원인 토드가 나와서 구출해줘서 감사하지만, "공주님은 다른 성에 있어요!"라는 허탈한 대사를 들려준다.

닌텐도는 마리오 2의 난이도가 미국 게이머들이 수용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마리오 시리즈의 지명도가 손상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닌텐도는 마리오 2의 미국 발매를 취소하고 다른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미야모토가 실제로 마리오의 속편보다 더 많은 시간동안 참여했던 '유메 코조: 도키도키 패닉'이라는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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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키도키 패닉'은 4명으로 이루어진 가족(각각 마리오가 가졌던 능력 하나씩을 지녔다)이 판타지 랜드에 유괴된 아이들을 구하러 떠나는 플랫폼형 게임이었다. 4명의 주인공 캐릭터들인 형, 엄마, 누나, 아빠는 각각 마리오, 루이지, 피치, 그리고 토드 캐릭터에 적절히 매칭이 될 수 있었다. 마리오의 카피 캐릭터에 불과했던 루이지는 일본판 마리오 2에서 더 긴 점프력, 짧은 미끄러짐 등 고유의 특기를 가진 것에 이어 유메 코조의 캐릭터에 매칭됨으로서 처음으로 고유의 캐릭터성을 가지게 되었다. 엄마 캐릭터 모델의 특성 덕분에 이제 루이지는 마리오보다 눈에 띠게 키가 커지기도 했다.

물론 도키도키 패닉은 마리오 게임이 아니었으며 게임성도 달랐다. 숨겨진 비밀도 없고, 거북이도 없었으며, 바우저(쿠파 대마왕)도 없고, 불을 뿜는 마리오 등을 만들어주는 파워-업 아이템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적을 밟아서 없애는 대신 적을 들어서 (또는 과일이라 야채를 들어서) 다른 적에 던지는 식으로 적을 상대해야 했다. 마지막 보스인 와트를 물리치기 위해서 마리오는 그의 입에 과일을 던져넣어 목이 막히게 해야 했으며, 결국 엔딩에서는 이 모든 것이 마리오가 꾼 꿈이었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미국 게이머들은 도키도키 패닉을 컨버전한 미국판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2에 열광하였다. 물론 높은 난이도의 일본판이 있었고 이건 원래 다른 게임이었다는 등의 뒷배경은 전혀 알 길이 없었다. 돌이켜보면, 미국판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2는 전체 시리즈를 걸쳐서도 가장 독특한 게임이었다. 일본판과 미국판 모두 다른 기종으로의 이식도 거듭하며 많은 인기를 누렸다. 일본판 마리오 2는 이후 문제가 되었던 요소들을 개량하여 슈퍼 마리오 컬렉션에 'The Lost Levels'라는 이름으로 재등장하였고, 미국판 마리오 2는 게임보이 어드밴스판으로 등장하면서 대폭적인 개선이 이루어져 독특한 게임성은 유지한 채 보다 마리오 시리즈의 느낌을 살리는 쪽으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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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은 미국판 마리오 2의 발매일인 1988년 10월에 일본에서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이 발매되었다는 점이다. 미국 게이머들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후에도 프래드 사비지 (케빈은 12살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아역 배우)가 출연한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 '더 위자드'의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를 잠깐 구경할 수 있었으며 실제 게임이 발매된 것은 그로부터도 2달이 지난 후였다.

미야모토는 마리오 3의 컨셉 기획부터 시작하여 이번에는 보다 깊숙하게 게임의 개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였다. 그는 마리오의 새로운 파워-업 방식에 대해서 처음에는 반인반수 등 신화에 나오는 동물들을 모티브로 생각하였으나 초기 스케치 단계에서 등장한 너구리 꼬리가 달린 마리오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새로운 게임플레이 아이디어가 거기서부터 샘솟기 시작하였으며 미야모토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계속 발전시켰다. 추가적으로 개구리 복장과 너구리 복장이 추가되어 마리오는 이제 비행 능력, 수영 능력 그리고 위장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미야모토는 이러한 능력들을 활용할 멋진 스테이지를 디자인했으며, 지금까지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의 스테이지의 디자인은 비디오게임 역사상 가장 멋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붐붐, 부, 체인 촘스 등 새로운 적 캐릭터들과 월드마다 기다리는 일곱 보스들, 그리고 이제 붉은 머리털로 멋을 부린 바우저가 피치 공주를 구하러 가는 마리오의 길을 막는 기본적인 구조에 파워-업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미니 게임들, 진행 경과를 살펴보고 마지막 월드까지 워프시켜주는 피리 (젤다 II에서 링크가 사용하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도 얻을 수 있는 편리한 맵 화면, 그리고 무수히 많은 숨겨진 요소들 덕분에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는 처음에도 재밌고 몇 번을 반복해도 재미있는 게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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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3는 비디오게임 사상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NES의 판매량에도 지대한 공을 세웠다. 이어질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4는 새로운 이름, 새로운 콘솔 그리고 새로운 경쟁구도 속에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되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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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