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 Retro: GTA의 역사 (2)

게임라이프/번역 2008. 5. 16. 00:29 Posted by 페이비안
계속해서 이어지는 GTA 시리즈의 역사입니다. 요새 회사도 그렇고 집에서도 그렇고 꽤나 바쁜 관계로 번역 연재가 꽤 지연되었네요. XROK님, 둠헤머님을 포함하여 기다려주시는 분들(두 분 제외하고는 과연 몇분이나 계실까 좀 궁금하긴 하지만서도...)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전문 번역 및 게시에 관한 사항은 IGN으로부터 출처 및 링크 표시를 전제로 허가를 받았으며, 퍼가실 때에도 같은 조건에 번역 출처를 표기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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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N Presents: The History of Grand Theft Auto by IGN Staff, March 28, 2008

레이스-앤-체이스의 2D 그래픽은 90년대 후반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그닥 훌륭하지 않았지만 게임성자체는 기존의 게임들을 가볍게 넘어서는 독창적인 퀄리티를 가졌다. 게이머는 밑바닥 건달에서부터 시작하여 암흑가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차량을 탈취하고 범죄를 저지르고 이에 대한 댓가를 얻는다.

게이머는 게임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차량을 빼앗아 탈 수 있으며 빼앗아서 몰게 되는 포르셰의 조작감과 트럭의 조작감은 확실히 다르게 표현되었다. 더욱 재밌는 부분은 게임 속 세계가 게이머의 선택, 특히나 잘못된 선택에 확실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거리에서 총기를 난사하는 등의 난동을 벌이면 주인공 캐릭터의 지명수배 레벨이 오르게 되고 이에 따라 게이머를 체포하거나 없애려 하는 경찰들이 점점 증원된다.

게임의 진행도는 얼마만큼의 돈을 모으느냐로 판단될 수 있는데, 돈을 모으는 방법은 그야말로 게이머의 선택에 달려있다. 위험하고 수상한 물건을 제시간에 배달하는 미션을 맡거나, 거리에서 시민들을 털던가, 아니면 레이싱 경주에서 우승을 하던가.

이 모든 자유에는 댓가가 따른다. 게이머는 리버티 시티, 바이스 시티 또는 샌 안드레아스의 그 어느 곳에도 갈 수 있으며 걸어가든 차를 타고 가든 상관이 없다. 원치 않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원하는 일은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으로도 달성할 수 있다. DMA는 이러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게임플레이의 가능성에 대해서 계획하고 설계하고 코딩해야 했다. 존스는 처음에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18개월로 생각했으나 결국 개발 착수에서 30개월이 지난 후에나 개발이 완료되었다.

BMG 인터랙티브의 샘과 댄 하우저에게는 존스의 게임이야말로 그들이 그토록 꿈꾸던 새로운 세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엽기적인 센스의 유머를 갖춘 성인 지향의 게임인 레이스-앤-체이스는 이제 배관공과 팩맨 그리고 픽셀로 표시되는 우주선은 졸업하고 싶은 성인 게이머들에게 안성맞춤의 게임이었다. 그들은 즉시 레이스-앤-체이스의 제작을 위한 계약서에 싸인하고 게임의 이름을 그란 테프트 오토(Grand Theft Auto)로 바꾸었다. 그리하여 1997년 발매된 GTA는 사회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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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독일 그리고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은 게임이 발매되기도 전부터 GTA를 비난했다. 브라질에서는 아예 판매가 금지되었다. GTA에는 표현을 순화시킬 외계인, 엘프, 드래곤, 닌자, 공주 따위는 없었다. 오히려 현실의 어두운 면을 마피아 스타일로 더욱 강조하여 드러냈다. 200여개가 넘는 미션들은 하나같이 비사회적 행동들을 부추기는 것들이었다. 심지어 경찰서에 차량 폭탄 테러를 감행하는 미션도 있었다. 어느 시점에서든 게이머는 훔친 차에서 내려 거리에서 난동을 피울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계속해서 강화되는 공권력에 도전할 수 있었다. GTA에서 행동은 결과를 낳았다. 그것이 GTA가 주는 가장 큰 재미의 하나였다.

게이머들은 열광했다. 비선형적 게임플레이는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었으나 GTA의 한차원 높은 자유도는 후줄근한 그래픽을 보상하고도 남았으며 GTA를 둘러싼 비판과 비난은 오히려 게임의 인기를 높이는 네거티브 마케팅으로 작용했다.

드디어 BMG 인터랙티브에도 내놓으라 할 히트 게임이 생겼다. 샘과 댄 하우저는 혹독한 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그들의 셀링 포인트로 삼았고, 비평가들은 비디오 게임의 악영향에 대해 날을 세웠다.

반복되는 시도

GTA의 발매 이후 이식작과 미션 팩들이 속속 등장했다. 플레이스테이션용 첫번째 확장팩인 런던 1969에 이어 PC용으로는 멀티플레이어 데스매치가 추가된 무료 확장팩 런던 1961이 공개되었다. 게이머들이 이러한 확장팩에 몰두하는 동안 DMA와 BMG는 GTA의 속편에 대한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외부 환경의 변화로 인해 계획에 변화가 생겼다.

기업 인수와 합병은 마치 데이빗 존스를 따라다니는 이벤트인 듯 했다. 소니에게 사이그노시스라는 파트너를 빼앗긴 후에 그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자리로 내려와 DMA 회사 자체는 영국 퍼블리셔인 그렘린 인터렉티브에게 매각하였는데, 이는 DMA와 BMG의 계약 관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랑스 퍼블리셔인 이포그램즈가 그렘린을 인수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존스는 만들다 만 GTA의 속편을 남겨두고 회사를 완전히 떠나게 된다.

GTA 2는 좀 더 향상된 그래픽을 갖추었지만 일반적인 유저들의 입장에서는 그닥 큰 변화를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GTA 2에서 중점적으로 발전된 부분은 바로 더 많은 스토리와 컨텐츠가 보강되었다는 점이었다.

시간적 배경은 과거에서 근미래로, 공간적 배경은 일반적인 배경에서 어디에나 있을 법한 도시(도시 이름 자체가 Anywhere City이다)로 바뀌었다. 전자총과 차량 무기 등이 추가되었으며 주인공에게는 클라우드 스피드(Claude Speed)라는 이름도 주어졌다. 그는 라이벌 관계인 세 개의 갱 집단의 중간에서 아슬아슬하게 모두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어느 한 쪽에 조금이라고 기울 경우에는 바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거리에 떠도는 소매치기와 차량탈취범들 역시 주인공에게 호의적이지는 않다. 경찰과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번에는 SWAT 팀의 출동은 물론 탱크를 동원한 군대의 등장까지 번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차량을 빼앗아 페인트 샵에서 재빠르게 도색하는 것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피해갈 수 있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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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where City는 보다 생동감있고, 예측 불가능한, 그야마로 살아있는 도시의 모습을 보여준다. 세이브를 위해서는 교회에 기부해야 한다는 점도 독특한 터치였다. 음악은 GTA1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속편에서는 무빙 셰도우, 에프리콧 레코드 등과의 양 방향 라이센싱을 통해 보다 풍부한 음원을 포함할 수 있었다. Anywhere City의 라디오 방송은 거의 모든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었는데, 이는 하우저 형제의 음악 산업쪽 탄탄한 인맥을 통해 가능한 일이었다.

존스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완전히 고립된 것은 아니었다. BMG 인터렉티브는 당시 확장에 큰 노력을 기울이던 테이크-투 인터렉티브의 완전한 소유주가 되었고, 하우저 형제는 그들의 개인적 성지라고 할 수 있는 뉴욕 시로 자리를 옮겨 BMG 인터렉티브의 이름을 락스타 게임즈로 바꾸었다. 곧 이어 테이크-투가 인포그램즈로부터 DMA를 인수하여 GTA에 대한 권한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하우저 형제는 GTA2에서 보다 큰 역할을 맡았는데, 먼저 클라우드 스피드가 재벌의 마약을 빼앗고 하레 크리슈나를 구출하는 내용의 8분짜리 GTA 2: The Movie를 제작하게 된다. 샘이 프로듀스하고 댄이 각본을 쓴 이 실사 영화는 90초 정도로 줄여져서 게임의 오프닝에 사용되었다. 이것이 하우저 형제가 GTA에 본격적으로 관여하게 된 시작이었다.

GTA 2는 흥행에 있어서도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으나 탑-다운 방식의 그래픽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점으로 남았다. 90년대 중반에 이미 거의 모든 게임이 3D로 넘어가는 마당에, GTA 2는 20세기가 끝나기 단 3개월만 남겨놓은 시점에 발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민망할 정도로 구식의 그래픽을 고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 자체는 훌륭했지만 이제는 게임에 어울리는, 거리의 현장감을 전할 수 있는 그래픽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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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세계, 그리고 그 안의 모든 것

GTA를 최신 게임 트랜드에 맞게 재창조하는 작업에 들어간 DMA는 이미 손도 쓸 수 없이 낡아버린 바디 하베스트의 3D 코드를 보면서 첫 번째 난관에 부딪혔다. 완전 백지부터 새로운 엔진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결국 그들은 쓸 만한 엔진을 빌려서 게임을 제작하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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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사의 상용 엔진에 대한 라이센싱을 하는 대신, DMA는 당시로서는 거의 최초로 일반적인 서드파티 미들웨어를 사용했다. 렌더웨어를 사용한 기초적인 형태의 리버티 시티가 2000년 여름 즈음에 만들어졌으며 아직 이름도 결정되지 않은 주인공(몇몇 소스 코드에서 "클라우드"라고 지칭되기도 했다)이 차를 타고 도시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매달 새로운 요소들이 추가되었다.

날씨가 바뀌게 되었고 밤과 낮이 구성되었다. 어떤 운전자는 차량을 빼앗겼을 때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게 설정되었다. 특정 차량을 탈취하면 보너스 미션이 등장했다. 런던 1961에서 멀티플레이어 요소가 넘어왔지만 게임 디자인이 발전에 감에 따라 다시 폐기되었다. DMA의 개발진들은 경험을 통해 자유도가 높은 열린 방식의 게임 속 환경 구축이 얼마나 쉽고 빠르게 통제 범위를 벗어나버릴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GTA가 보여주는 3D 환경은 그 이전 어떤 게임에서도 볼 수 없었던 깊이와 넓이를 가지고 있었으며 개발진 모두가 이에 대해 만족감을 느꼈다. 그들은 원래의 컨셉을 끝까지 밀어붙여 게이머들이 언제나 어디든 가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게임플레이에 대한 아이디어는 계속 쏟아져 나왔지만 스케줄은 촉박했다.

샘 하우저는 시리즈의 총괄 프로듀서의 역할을 맡게 되었고, 댄 하우저와 제임스 워럴은 스토리와 이벤트 신, 거리를 다니는 시민들의 대화, 라디오 맨트, 그리고 페이크 광고의 각본을 쓰면서 거의 모든 부분에 강렬한 풍자를 집어넣었다. 이러한 풍자는 유명 배우들의 성우 연기와 함께 GTA가 표방하는 권위에 대한 도전을 보다 강렬하게 만들었다. 2001년 10월 2일에 발매될 GTA III는 부모들에겐 공포의 대상, 정치인들에게는 비난의 대상, 그리고 게이머들에게는 게임이 대담한 도전을 펼쳤을 때 무엇이 가능한가를 보여주는 예시가 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 해 9월 11일,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쌍둥이 빌딩이 테러리스트 공격으로 인해 무너졌고 맨하탄은 연기와 먼지로 얼룩졌다. 락스타의 사무실 역시 그라운드 제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갑자기, 뭔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샘 하우저는 GTA III의 발매를 3주 연기하기로 발표하고 곧바로 개발팀 전체가 뉴욕시를 모델로 했던 리버티 시티를 꼼꼼히 재검토하여 부적절한 컨텐츠에 대한 자체 수정에 들어갔다. LCPD의 경찰 차량은 NYPD와 덜 비슷해 보이도록 다른 색이 입혀졌다. 비행기가 등장하는 미션들은 삭제되었다. 학생들과 노인들이 길거리에서 사라졌다. 홈리스이자 무정부주의자인 다켈(Darkel)의 미션들이 대거 삭제되고 오직 그의 아이스크림 트럭 폭탄 관련 임무만 엘 버로(El Burro) 쪽으로 살아남았는데, 이 역시 폭탄 테러 대상이 경찰에서 라이벌 갱스터 집단으로 바뀌었다.

또한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모습 또한 9/11 이후의 세계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어 삭제되었으나 7개월 이후에 등장한 PC 이식판에서는 다시 부활했다.

가장 심한 부분들에 대한 수정이 이루어지긴 했으나 여전히 GTA III는 단지 2개월 동안 2001년 최고 판매 기록을 세우면서 게임 산업 전체를 뒤흔드는 큰 사건이자 혁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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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 III의 스토리는 마치 범죄 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시작한다. 은행 강도 팀의 일원이었던 주인공은 같은 팀에 속해있던 연인의 배신 덕분에 혼자 경찰에 잡히는 신세가 된다. 운 좋게도 감옥 이송 중에 탈출의 기회를 잡은 "클라우드(Claude)"는 리버티 시티의 어둡고 칙칙한 거리로 돌아가 돈, 그리고 복수를 위해 조직으로부터 임무를 받는 밑바닥 인생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 야쿠자와 재벌, 그리고 마약밀매상 등 다양한 인물군상들이 주인공의 범죄 인생에 연관되어 이야기가 흘러간다.

리버티 시티는 그야말로 궁극의 자유도를 갖춘 환경으로, 게이머는 심지어 그 어떤 미션도 수행하지 않고 스토리 진행도 팽개쳐 두고 그저 그 안에서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다. 택시를 빼앗으면 택시 드라이버 미션으로 돈을 벌 수 있으며 경찰처럼 범죄자를 추격할 수도 있고 도심에서의 불법 레이스 경주에 참가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개발진들은 전작의 2D 시점에 대한 옵션도 남겨놓았지만 아무도 쓰지 않았다. 새로운 그래픽을 통해 GTA III의 깊이가 그에 걸맞는 생동감을 찾았기 때문이다.

락스타는 또한 성과 폭력에 대해서 기존의 게임들이 다루는 것 이상으로 과감한 태도를 취했다. 대략 처음 30시간 동안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이 게임에서 가능하고 불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면서, 이 게임에는 사실상 그 어떤 제약도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다음으로 대략 60시간을 넘기고 나면 범죄를 저지른 후에 어떤 골목, 지름길, 그리고 꼼수를 통해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는지를 파악하게 된다.

PS2가 발매된지 대략 1년만에, GTA III는 PS2의 킬러 타이틀의 자리를 거머쥐게 되어 현실과 게임을 구분할 수 있는 성숙한 게이머라면 반드시 플레이해보아야 할 게임이 되었다. 도덕성을 강조하는 사회 집단들에게 GTA III는 새로운 적이었다. 호주에서는 GTA III의 발매가 금지되었고 미국에서도 여러가지 소송이 제기되었다. 월마트에서는 결국 M(Mature)레이트의 게임을 팔 때에는 ID 확인이 필수가 되었다. 지금까지도, GTA III는 역사 상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많이 리뷰되고, 가장 많은 비난을 받는 게임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GTA 시리즈의 진정한 전성기는 이제야 막 시작하려고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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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출처: IGN R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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