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이를 '아메리칸 드림'에 비유한다. 바닥에서부터 시작하여 시간과 노력을 들여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는 것. 이를 위해서는 다소의 희생도 감내하는 것. 거리에서 살아남을 충분한 능력만 갖춘다면 누구든 명성과 부를 얻을 수 있지만 조심하라. 누군가가 또 당신이 가진 것을 노리고 덤빌지 모르니까.

5천만이 넘는 게이머들은 락스타가 만든 세상에서 이러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또 하나의 드라이브-바이 미션, 또 하나의 차량 탈취 미션, 그리고 또 하나의 범죄를 저지르며 살아간다. 스코틀랜드 지방 출신 한 명, 그리고 잉글랜드 지방 출신 두 명의 개발자가 만들어 낸 GTA는 단순한 게임이 아닌,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반영하는 거울과도 같다.

GTA의 성공을 시샘하며 무수히 많은 모방작들이 왔다가 사라졌지만 그 어떤 것들도 그란 테프트 오토가 그랬던 만큼의 성공 또는 논란을 불러 일으킨 게임은 없었다. GTA 시리즈는 그 이름의 언급 만으로도 주식 가격을 좌지우지할 정도로의 대형 프랜차이즈가 되었으며, 덕분에 수많은 비판자들, 변호사들, 학부모들, 그리고 정치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명성 또는 악명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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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들고 튀어라

게임산업에 있어 불모지에 가까웠던 80년대 중반의 스코틀랜드에 데이빗 존스(David Jones)라는 한 학생이 있었다. 그는 취미로 한가한 시간에 코모도어 아미가용 횡스크롤 슈팅 게임인 메나스(Menace)라는 게임을 만들었고,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한 PC 전시회에 출품했다. 그의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인 여러 제작자들의 제안들 중에서 그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이유로 리버풀에 자리잡고 있었던 사이그노시스(Psygnosis)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주변에 변변한 개발사들을 찾을 수 없었던 존스는 컴퓨터 공학 학위를 따는 동시에 스스로 개발사를 설립하게 된다. 그가 설립한 Direct Mind Access, 줄여서 DMA Design은 1987년에 메나스를 정식 발매하여 좋은 평가를 받는다. 두 번째 슈팅 게임이었던 블러드 머니 역시 성공을 거두자, 존스의 DMA는 사람들을 추가로 고용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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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머 마이크 데일리(Mike Dailly)가 테스트용으로 만든, 작은 사람들이 행군하여 비장한 최후를 맞이하는 애니매이션은 곧 DMA의 첫번째 인기 프랜차이즈로 발전하였다. 레밍즈는 약간은 가학적인 취향을 가미한 퍼즐 게임으로, 발매 당일에 이미 메나스와 블러드 머니의 총 판매량을 합친 것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후속작들과 이식작들만으로 바빴던 존스와 DMA는 수 년동안 레밍즈와 관련되지 않은 게임은 단 두 타이틀만 발매했을 정도로 레밍즈로 인한 사업에 푹 빠져있었다.

그러나 곧 주변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소니가 DMA의 유일한 제작사였던 사이그노시스를 인수하고, 코모도어의 도산으로 인해 DMA의 주 플랫폼이었던 아미가가 쇠퇴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거창하진 않았지만 평가는 좋았던 슈퍼패미콤용 유니레이서스를 개발한 전력을 기반으로, DMA는 미드웨이, 루카스아츠, 레어와 함께 닌텐도의 차세대기인 울트라 64를 위한 "컨텐츠 드림팀"의 일원으로 초대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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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는 닌텐도라는 새로운 제작사와 파트너가 되어 울트라 64 독점 동시발매 타이틀이자 DMA의 첫번째 3D 게임이 될 바디 하베스트(Body Harvest)의 작업에 착수한다.

존스의 새로운 게임은 기존의 닌텐도 게임들과는 성격이 좀 달랐다. 게이머는 갑옷과 무기로 무장한 병사가 되어 배고픈 외계인들로부터 인류를 지켜내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미션은 자유도 높은 설정 속에 이루어지며, 주인공은 맵 상에 보이는 모든 차량에 올라탈 수 있다.
게임 속 캐릭터들이 외계인에게 잡아먹히거나 차량에 치일 때 선혈과 비명이 리얼하게 묘사되는 바디 하베스트는 닌텐도 EAD의 수장, 미야모토 시게루의 승인을 받지 못하게 된다. 미야모토는 잔인함에 대한 표현은 줄이고 퍼즐적 요소를 더 가미하길 바랬다.

그러나 존스의 생각은 달랐다. 강렬한 게임플레이와 자유도 높은 환경은 서로 너무도 잘 맞는 궁합이며, 이러한 게임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그가 추구했던 방향으로 오히려 좀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는 바디 하베스트를 닌텐도 64의 발매일에 맞추는 것을 포기한다. (이 게임은 나중에 미드웨이를 통해 발매된다.)

이 시점에서 DMA는 이미 보다 더 매력적인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프로그래밍 파트에서 탑-다운 시점의 도시 풍경에 움직이는 주인공이 항상 화면 중앙에 위치함으로서 강렬한 스피드감을 제공하는 게임 엔진을 만들었고, 존스는 이러한 엔진을 가지고 게이머가 생생히 살아 있는 도시에서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종의 경찰과 도둑의 잡고 잡히는 게임 디자인을 구상했다. 존스는 여기에 게이머가 경찰이 아닌 도둑의 입장이 된다는, 좀 더 과감한 컨셉을 더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가 아직 남아 있었다. 닌텐도가 바디 하베스트를 마땅치 않게 생각하여 개발이 중지된 상황에서, 존스의 좀 더 과감한 아이디어인 범죄자 주인공과 그가 저지르는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는 시민들에 대해서 찬성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했던 것이다. 존스는 좀 더 과감한 퍼블리셔가 필요했다.

게임과 음악의 경계에서

샘 하우저와 댄 하우저는 런던에 재즈 클럽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둔 형제였지만, 그들의 주된 관심사는 이스트 코스트 랩과 미국의 힙합이었다. BMG 뮤직에 취직한 이들은 영국 뮤지션들을 스카웃하고 서브 라벨 계약을 맺는 일을 하면서 음악 업계에서 크게 성공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BMG에서 1993년에 비디오 게임 디비전을 신설했을 때 그들은 굉장히 큰 꿈을 안고 BMG 인터액티브에 합류하게 된다. 만약 음악이 문화라면 게임 역시 그러하다고 생각했던 하우저 형제는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녹여 넣는 게임을 발굴하고자 했다.

그러나 정작 BMG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이들은 그들의 꿈을 이해하지 못했다. BMG에서 세가 세턴용으로 만든 Exhumed나 Off-World Inerceptor Extreme 같은 허접한 게임들은 하우저 형제의 이상적인 게임과는 상당한 갭을 가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 데이빗 존스가 그들에게 레이스-앤-체이스라는 PC 게임을 들고 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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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GN Re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