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해드릴 맛집은 동부이촌동에 비교적 최근에 생긴 인도음식점 '달리'입니다. 동부이촌동은 청담동이나 삼청동만큼 맛집들로 빼곡한 동네는 아니지만, 강남 개발이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아는 사람은 아는' 숨겨진 맛집들이 들어서 있는 작은 동네로 유명하죠. 저층 아파트들이 대부분 고층으로 재개발된 이후에는 더더욱 많은 음식점들이 새롭게 들어서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가격들이 만만치는 않은 편이지요. 음음.. 동네 이야기는 여기서 각설하고.

화창한 토요일 점심에 예전부터 벼르던 인도 카레와 탄두리 치킨을 먹으러 달리에 찾아갔습니다. 예전 유학하던 시절에 둘이서 나이아가라 폭포 구경하다 들린 인도음식점에서 먹었던 빨간 치킨 카레의 맛을 혹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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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음식점답게 내외부 모두 깔끔합니다. 하얀색이 테마라고 드러내놓고 주장하는 듯한 인테리어네요. 메뉴에 꽤 다양한 카레들이 주욱 나와있는데, 주중과 주말 관계없이 오늘의 카레 두 종류와 탄두리 치킨 한 조각, 거기에 난 or 밥을 선택할 수 있는 12,000원짜리 런치세트가 있길래 낼름 골랐습니다. 오늘의 카레에 찾고 있던 치킨 레드 카레 (정식 명칭은 치킨 팅카 마살라?)가 있어서 고민할 필요도 없었더랬죠. (탄두리 치킨을 제외하면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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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두리 치킨은 같이 나오는 화이트 소스를 찍어먹으니 더 맛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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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치킨 팅카 마살라 카레이고 오른쪽이 새우 카레입니다. 매일 오늘의 카레가 달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치킨 카레가 대단히 맛있네요. 일전에 와이프가 그리워하던 그 맛에도 가까운 듯 하고, 와이프 회사 근처의 한남동에서 꽤 유명하다는 인도 카레집과 비교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는 뭐 그저 맛있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네요. ^^;; 새우 커리도 개운한 맛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약간 밍밍한 느낌이랄까요. 어쨌든 밥이랑 난이 후딱 없어지는 밥도둑 카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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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풍의 빵인 '난'입니다. 카레를 올려 먹기 딱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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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인테리어가 왜 이렇게 다 하얀가 했더니만, 나오는 음식들의 색깔과 그릇들의 화려함이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한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푸짐한 한 상이 참 이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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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 음식 나오는 시간이 좀 걸린다던가, 계산하시는 데 시간이 좀 걸린다던가 아직 운영에 세련미가 느껴지지는 않지만 사장님 이하 직원분들이 매우 친절하시더군요. 투박한 친절. 이런 거 좋아합니다 저는. 특히나 작은 동네의 음식점에서는 말이죠.

좀 일찍 나온 터라 저희가 식사를 마칠 즈음에는 테이블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가족 단위로 오는 손님들이 많은 거 같고요. 옆 테이블에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 한 10년 전 우리 가족이 저랬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한 20년 후면 나도 저런 가족을 꾸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더군요.

소개팅 이후 처음 만나는 사람이라던지 같은 '잘 보이고 싶은' 사람과 함께 오기 보다는 '편한' 사람들과 함께 오면 좋을 거 같네요. 날이 좀 풀리면 카레 맛있게 먹고 고수부지라도 들러보는 데이트 코스로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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