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수트라의 게임 플랫폼 역사 시리즈 중 APPLE II의 역사에 대한 번역 연재 그 네번째 이야기입니다. 자유롭게 퍼가시되, 원문 출처, 원문 저자, 번역 출처를 명시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게임 플랫폼의 역사: APPLE II (4)

글/ 메트 바톤 (Matt Barton) & 빌 로기디스 (Bill Loguidice)
2008년 1월 31일 - Gamasutra


APPLE II로 정말 다양하고 멋진 소프트웨어들이 등장하였지만, 이러한 흐름에 편승한 불법복제 역시 기승을 부렸다. 비록 그 이전의 플랫폼이나 당대의 경쟁 기종에서도 불법적인 소프트웨어의 배포에 대한 문제가 있어왔으나, APPLE II의 플로피 드라이브를 통해 소프트웨어의 복제가 더욱 간편해졌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듀얼 카세트 데크를 통해 테잎을 복제할 수 있었으나 이러한 방법은 중간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특히 복제품에서 다시 복제를 만들면 이러한 가능성은 더 증가했다. 반면 디스크를 카피하면 원본과 완전히 같은 복제품을 만들 수 있다. 다양한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적인 복제 방지 장치가 고안되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해커들에 의해 순식간에 돌파할 방법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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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더번드의 에어하트(1986) 같은 후기 작품들은 부드러운 화면 상의 움직임 등 APPLE II 시스템의 그래픽적인 한계에 도전하는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주었다.

"APPLE II 시스템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수 백개가 넘는 흥미로운 게임을 전부 소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 일렉트로닉 게임즈 매거진, 1983년 구매자 가이드

과연 당시 불법복제 문제는 얼마나 심각했을까? 몇몇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만연하는 불법복제와 이에 따르는 수익 감소로 인해 게임 개발을 중단해야 했다. 반면 불법복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 특히 불법복제가 아니고서는 게임을 접할 생각도 없던 컴퓨터 사용자들에게까지 더 많은 게임들이 알려졌다. 당시에는 미리 해보고 결정할 수 있는 게임 데모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온라인에서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APPLE II 소프트웨어가 이미 크랙이 완료된 버전이라는 점은 당시 불법복제가 가져다 준 아이러니한 혜택이라고 할 수도 있다.

카피 프로텍션이 들어간 소프트웨어는 오리지널 매체에서 옮기기가 어렵기 때문에 한정된 수명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물론 당시로서는 카피본을 가지고 있으면 굳이 정품을 구입할 필요성이 거의 없었지만 인포컴, 오리진, SSI 등 많은 제작사들은 정품에 천으로 된 지도 등의 각종 보너스를 갖춘 훌륭한 패키지로 정품 사용을 독려했다. 정리하자면 불법복제로 인한 여파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APPLE II라는 플랫폼 자체의 수명이라는 관점에서는 장점도 있었고 단점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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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굿맨의 Bilestoad(1982)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독특한 시점의 1대1 액션 게임이며, 초기 APPLE II 칼라 팔레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임이지만, 개발자인 마크 굿맨은 심각한 불법복제로 인해 이후의 게임 개발을 포기해버렸다.
 
현대의 APPLE II

지금 시점에서 APPLE II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가장 큰 벽은 시리즈의 다양한 모델 간의 호환성 문제이다. APPLE II의 다양한 모델은 ROM 용량, 키보드 레이아웃, 기본 RAM 설정, 그리고 확장성 면에서 서로 제각각이다.

게다가 APPLE의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많은 유사 시스템이 생산되었는데, 이들과 오리지널 APPLE II와의 호환성도 시스템마다 다르다. 별개의 문제로 APPLE IIgs는 상당히 인상적인 장점들을 갖춘 시스템이지만 구형 시스템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IIgs에 특화된 소프트웨어에는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별로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모델이다. 1990년에는 매킨토시 LC용으로 APPLE IIe 카드도 발매되었으나, 이 두 가지의 조합은 구성하기도 쉽지 않고 설사 구성하더라도 여러가지 자체적인 단점들이 존재한다.

APPLE II 시스템이 미국의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매우 널리 쓰여졌기 때문에, 정품 APPLE II 시스템을 지금 시점에 구하는 데에는 그렇게 큰 돈이 들지 않는다. 대략 100불 이하로도 완벽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을 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옛 추억에 대한 향수로 APPLE II를 구하는 사람이라면 수집품으로서도 가치를 지닌 오리지널 APPLE II를 선호하겠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모델은 APPLE IIe다. APPLE IIe는 세부 버전에 관계없이 호환성과 확장성에 있어 가장 뛰어나지만, APPLE IIe 중에서도 후기에 나온 "Enhanced" 버전과 "Platinum" 버전이 가장 훌륭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Enhanced"는 오리지널 IIe에 더 가까운 디자인을 갖추고 있으며, "Platinum" 버전은 초기 매킨토시나 APPLE IIgs에 더 가까운 키보드와 스타일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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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II 유사품은 다양한 사이즈와 구성을 보여준다. VTech의 Laser 128 EX/2는 확장 메모리와 3.5인치 디스크 드라이브를 갖추었으며 (위쪽), 두 개의 5.25인치 디스크 드라이브를 갖춘 프랭클린의 Ace 1200 (아래쪽)는 APPLE II용과 CP/M용 소프트웨어를 모두 돌릴 수 있다.

독특한 디자인과 작은 사이즈 덕분에 APPLE IIc는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제대로 된 사용을 위해서는 보다 많은 지식이 요구된다. 특히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최적화하기가 조금 더 까다로운 편이다. 유사 시스템에 있어서는 VTech의 Laser 모델이 최고라고 꼽을 수 있다. 사이즈는 APPLE IIc 만큼 작지만 확장성 면에서는 APPLE IIe 수준에 육박하며 호환성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출처: Gamasutra

역시 불법복제의 가장 큰 폐해는 개발자들의 개발 여건 악화라고 할 수 있을 듯. 하지만 APPLE II라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하드웨어를 보다 널리 퍼뜨리고, 오래 유지했다는 장점이 있었다는 내용을 보면서... 닌텐도가 정발 초기 불법 복제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로 하드 보급 대수를 늘리는 데 주력하다가 왠만큼 하드가 뿌려졌다 싶은 최근 좀 이상한 방식으로 불법복제를 잡으려고 한다는 ABSOLU님의 관련글(링크)을 읽었던 기억이 떠오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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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drzekil 2008.02.29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ppleIIe는 하나쯤 갖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군요..

    • BlogIcon 페이비안 2008.02.29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옛기기의 투박함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는 거 같습니다. 돈이 정말 많아지면 방 하나를 80년대 후반 분위기로 꾸며놓는 것도 재밌을 거 같은데, 거기에 빠질 수 없는 소품이 될 거 같기도 하네요. ^^ 그리고 예전에 배우다 만 BASIC을 다시? ㅋㅋㅋ

  2. BlogIcon 으노야 2008.02.29 1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기 저 키보드 전보기인줄 알았어요 ;; ㅋㅋ

  3. BlogIcon 가눔 2008.02.29 1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때나 지금이나 불법복제가 가장 큰 적이군요...

    • BlogIcon 페이비안 2008.02.29 1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겠지만, 아마도 득과 실의 관계를 막 꼬아버려서 노력한 사람에게 댓가가 안가는 구조를 만들어버리는 게 가장 큰 거 같습니다.

  4.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3.01 0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4편이 올라왔었네요...아까 2월 결산글만 보고 4편을 발견못하고 넘어갔었는데..지금와서 발견했습니다..ㅎㅎ
    지금이야 그래도 나름 불법 복제하는사람들도 스스로 불법이라는걸 알고는 있지만 저때만해도 그냥 카피하는게 불법이라는 생각도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던것 같습니다.
    세운상가 가서 돈얼마 내고 게임 카피 해오는게 그냥 당연히 그렇게 하는건줄 아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요..ㅎㅎ 저를 포함해서 말이죠..카피할때 업자한테 주는돈을 그 게임값이라고 생각한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 BlogIcon 페이비안 2008.03.01 18: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땐 정말 그랬더랬죠. 용산전자랜드 3층도 옛날에는 게임 카피하는 가게들도 많았었던 기억이 나네요. MSX용 3.5인치 디스크로 카피본 담아서 집에 가는 길은 참 설레였던 기억이...

      지금도 endisk나 이런 거 다운로드 받기 위한 코인 사는 돈을 영화 구입비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5.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3.01 0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의 둠해머님 말씀처럼
    그 당시에는 게임 카피가 불법이라는 인식이 없었죠.
    저도 카피할 때 내는 돈이 게임 가격인 줄 알았습니다.
    저렴하긴 해도 전자오락실에서 쓰기에는 큰 돈이었으니까요 ^^;;;

    • BlogIcon 페이비안 2008.03.01 18: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품을 구한다는 거 자체가 너무도 어렵던 시절이었으니까요. 동서게임채널인가.. 그 회사가 들어온 이후에나 정품 게임들이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6. BlogIcon 너굴팬더 2008.12.06 23: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저도 오늘 지인으로부터 애플 IIe 오리지널을 선물받아서 공부도 할 겸 이리저리 자료들을 찾고 있었는데, 한글로된 이런 멋진 글이 있다니...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