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처가집에서 약 2년 넘게 살고 있었는데 어제 장인어른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왕년에 쓰시던 필름카메라가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사 알게 되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와이프랑 장롱을 발굴해서 찾아낸 것은 바로 아사히 팬탁스 ME 카메라와 무려 렌즈 3종에 플래쉬(스트로보?)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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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은 이제 카메라는 별로 쓰실 일도 없으시다 하시고, 처남은 이런 기계류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터라, 빈티지 분위기의 이 카메라를 고스란히 인수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웬 떡인지. ^^ 사용 횟수도 그다지 많아보이지는 않고 케이스에 가방까지 넣어서 장롱 속에 고이 모셔둔 터라, 렌즈나 본체에 먼지도 별로 없는 등 육안으로는 상태가 상당히 좋아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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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장착된 렌즈는 MF 단렌즈인 K 50mm, f1.2네요. 웹을 잠깐 검색해보니 발삼(접착제) 문제가 있는 녀석들이 많은 게 흠이지만 밝고 진한 발색이 꽤 평가가 좋은 렌즈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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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두 개의 렌즈. M 100mm f2.8의 경우도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소위 말하는 헝그리렌즈에 속하고, 줌렌즈인 M 35mm-70mm f2.8-3.5는 인물, 풍경 두루 잘 나오는 렌즈라네요. 70mm에서 특히 괜찮다는...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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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쉬까지 갖추니 모양새가 그럴 듯 하네요. 내일 건전지만 새로 사서 필름 넣고 일단 좀 찍어봐야 할 거 같습니다. 과연 어떤 사진을 보여줄 것인지... 아버님께서 너무도 감사하게도 메뉴얼까지 비닐에 넣은 상태로 깨끗하게 보관해주셔서 일단 메뉴얼 독파한 후에 사용법을 하나씩 익혀가야 할 거 같네요. ME는 완전 수동은 아니라는데, 그게 더 안심이 됩니다. ㅋㅋㅋ

좀 궁금한 게, 오랫동안 안 쓰던 카메라의 경우 반드시 수리를 받아야 하는지, 혹시 수리 친절하고 싸게 잘 해주는 곳 아시는 분 있으시면 추천 좀 해주세요..

그리고 이 카메라에 특히 잘 맞는 필름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일반 필름 쓰면 될런지... 누군가 고수님의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_-) (_ _)

장롱 속에는 이거 말고도 카메라가 몇 개 더 있던데 이 물건들에 대해서는 다음에 포스팅을.

PS. 배터리 넣어도 뷰파인더 옆에 불이 안들어와서 고장인가 했더니만, 알고보니 비슷한 크기의 엉뚱한 배터리를 넣었네요. 제대로 된 거 넣으니 전혀 문제 없이 작동... 이제 테스트 샷 찍기 위해 퇴근 시간만 기다리는 중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