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콤의 참여


꿈을 보는 섬 DX의 성공 이후, 닌텐도는 다시금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보이 컬러용으로 완전히 새로운 젤다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미야모토는 당시 다른 프로젝트 때문에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닌텐도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아웃소싱의 형태로 캡콤에서 플래그십 스투디오를 이끌고 있던 오카모토 요시키의 손에 맡기기로 결정한다.

이미 게임계의 거물 중 하나였던 오카모토는 또한 젤다 시리즈의 오랜 팬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맡은 프로젝트가 아무런 문제 없이 흘러가지는 않았다. 처음에 그는 첫번째 젤다 게임의 리메이크와 완전한 신작 사이에서 개발 방향을 잡지 못해 헤맸었고, 나중에는 서로 연동되는 세 개의 게임이 하나의 세트가 되는 기획을 생각했다. 이러한 혁신적인 시스템은 그러나 실제로 구현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것으로 판명되었고, 시나리오에 대한 계속되는 수정은 발매일을 점점 뒤로 미루는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그는 트릴로지 계획을 철회하고 단 두 개의 게임에만 집중한다. 젤다의 전설: 신비한 나무의 열매는 대지의 장과 시공의 장이라는 두 개의 타이틀로 발매된 것이다.

무척 길었던 개발 기간에도 불구하고, 두 게임의 그래픽은 '꿈을 보는 섬'을 상당 부분 재활용하였으며, 게임플레이 역시 전작에서 구축된 법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두 게임을 구성하는 시나리오는 매우 야심찬 것이었다. 시공의 장은 시간 여행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며, 대지의 장은 계절의 변화에 기반한 퍼즐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두 개의 게임 모두 이미 검증된 바탕 위에 매우 풍성한 모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게임이 되었고, GBC용 전작으로부터 8년이 지난 탓에 전작에서 재활용된 그래픽은 지루함보다는 오히려 향수를 자극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CD-i로 등장했던 젤다 시리즈와는 달리, 두 개의 게임은 실질적으로 상호 연동되는 게임이었다. 두 게임은 하나의 세트로서 플레이되도록 디자인되어 있었으며 그 순서는 무엇이 먼저라도 관계없었다. 하나의 게임을 클리어한 후 받게 되는 패스워드를 통해, 클리어한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행동이 다음 게임에 영향을 미치도록 되어 있었던 것이다. 개발 당시에는 많은 이들이 이러한 두 개의 게임이 하나의 세트를 이루는 구성이 포켓몬에서부터 시작된, 판매량 올리기용 전략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이 두 게임이 이름 뿐 아니라 본질적으로도 서로 상당히 다른 게임이었으며, 패스워드와 연동은 이 두 게임을 연이어 즐길 수 있도록 팬들을 독려하는 꽤나 괜찮은 방안으로 평가받게 된다. 

젤다 시리즈의 골수 팬들은 CD-i 게임들을 떠올리며 닌텐도가 아닌 다른 개발사에서 만드는 젤다 게임에 대해 무척 걱정했지만, 이러한 걱정은 캡콤에서 결과물을 내놓자 눈녹듯 사라졌다. 신비한 나무의 열매는 게임평론가들에게 꿈을 보는 섬 이상의 높은 평가를 받았고, 두 버전 합계 8백만 카피 이상의 판매량을 보였다. 이를 통해 캡콤과 닌텐도의 생산적인 파트너쉽이 시작되었으며, 캡콤은 향후 몇 년 동안 비공식적으로 젤다 시리즈의 양부모와 비슷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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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라비스 파스 (Travis Fahs) / 번역: 페이비안 / 원문 게시일: 2008년 12월 17일 / 원문출처: IGN Retro

* IGN.com으로부터 출처 표기를 조건으로 전문 번역 허가를 받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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