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래가 온다

나름의 문화생활 2009. 9. 16. 17:08 Posted by 페이비안
새로운 미래가 온다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다니엘 핑크 (한국경제신문사, 2008년)
상세보기

얼마 전 (한참 전?) 하이컨셉님 블로그에서 진행했던 블로그 개설 1주년 기념 이벤트를 통해 받게 된 책입니다. 하이컨셉님께서 블로그 제목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한 책이라고도 하네요. 기본적으로 좌뇌 중심의 사고에 뛰어났던 이들이 성공하는 시대에서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사용할 줄 아는 이들이 새롭게 주목을 받게 될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는 내용에서 시작하여, 그 근본적인 사회 변화의 이유로 '풍요, 아시아, 자동화'라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이러한 새로운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래인재의 조건으로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놀이, 의미'라는 능력을 갖출 것을 주장하는 책입니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좌뇌가 담당하고, 창조적이며 감성적인 생각들은 우뇌에서 비롯된다는 연구 결과나 이를 바탕으로 하는 우뇌 학습법이니 창조성 기르기 등의 책들도 시중에 꽤 많이 나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자는 한쪽 뇌에 치우쳐서 어느 쪽이 더 좋다는 이야기를 하는 대신에 양쪽 뇌를 균형 있게 사용하는 사람이 두각을 드러낼 수 밖에 없게 되는 미래 사회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내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좌뇌의 중요성이 좀 더 부각되었던 만큼, 양쪽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우뇌의 능력들도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가 진단하는 미래 사회를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인류는 지금 전례 없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정신적인 가치가 중요해 질 것이며, 아시아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지금 제조업이나 건설업을 맡고 있듯이 앞으로는 육체 노동뿐 아니라 왠만한 지식 노동도 아웃소싱하게 될 것이고,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의 자동화로 인해 기능적 업무는 컴퓨터에게 맡겨지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진국의 근로자들은 하이컨셉 재능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예술적이고 감성적인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과 함께 하이터치 재능, 즉 인간 만이 캐치할 수 있는 미묘한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감을 일으키는 재능을 갖추어야 하며, 이러한 재능에 대한 키워드인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놀이, 그리고 의미를 각각 여러가지 예시와 함께 풀어내고 있습니다. 놀이에서는 비디오게임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오는데, '아메리칸 아미'를 모병 활동에 적극 활용하는 사례나, 세간에서의 생각과 달리 비디오게임이 학습 능력에 도움을 주는 부분도 있다는 연구 결과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키워드에 대해서 다양한 사례들이 제시되고 있다는 것은, 저자의 주장에 설득력을 실어줄 뿐만 아니라, 사실상 '새로운 미래'가 이미 우리 주변에서 전개되고 있는 현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이 책의 메인 타겟은 미국의 지식 근로자들이지만, 여기서 소개되는 사례들과 유사한 이야기들은 한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기에 저자가 이야기하는 새로운 미래와 미래인재의 조건은 우리의 환경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읽으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지만, 이제 곧 두 돌이 될 아이가 보다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많은 참고가 될 거 같은 책이어서 좋았습니다. 간단하지만 명료한 사례들은 가벼운 대화용 소재로도 손색이 없고요. 또한 사례들 중에서 언급된 로버트 맥키의 '스토리'라는 책에 호기심이 생겨서 얼마 전에 구입하여 읽어보고 있습니다.

서점에 넘쳐나는, 별 근거도 없이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스타일의 자기 계발서에 비해서 읽는 것 자체도 즐겁고, 읽은 후에도 여러 가지로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무려 공짜로) 접할 수 있게 해주신 하이컨셉님께 감사드리고, 저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