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해드릴 맛집은 명실공히 서울 시내에서 탕수육이 제일 맛있다고 소문난 삼각지 명화원입니다. 네이버나 다음에 탕수육이나 명화원으로 찍어보면 블로그와 카페 글이 수두룩하게 쏟아져 나올 정도로 이미 널리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한 서른명 들어가면 꽉 차버리는 규모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4시 (게다가 일요일 휴무)라는 극악의 조건을 갖춘 덕분에 가볼까 말까 망설였는데요.

(업데이트: 해당 음식점의 위생 상태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세한 건 트랙백 걸린 글을 참고해주세요.)
 
지난 토요일 우리 첫애가 출산예정일임에도 불구하고 엄마 뱃속이 너무 좋은지 나올 기미가 안보여서, 일단 나오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한참동안 상당히 제약된다는 점을 생각해서 맛난 거 한 가지 더 먹여보자는 취지로, 큰 맘 먹고 찾아갔었더랬습니다.

장인어른, 장모님, 와이프, 저, 그리고 처남까지 모두 준비를 마치고 도착한 시각은 이미 오후 2시. 일단 줄을 한참 설 각오를 해야 한다는 주의사항을 들었던 관계로 별로 놀라진 않았으나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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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우리가 기다리고 한 20분 정도 흘렀을까. 앞에서는 줄어들 기미가 안보이는데 뒤는 꽤나 불어나서 이런 풍경이 되었습니다. 이럴 때 은근히 기분이 좋더라고요. ㅋㅋㅋ 다행히 지난 토요일은 날씨가 너무 좋아 밖에서 덜덜 떨지는 않았습니다. 줄이 하도 기니까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물어보더라고요. 이건 도대체 무슨 줄인지. 하긴 일본에서나 보던, 후줄근한 가게 앞에 줄서기는 상당히 낯선 풍경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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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름대로 정리하시는 직원 분께서 미리 주문을 받기도 하시고, 식사 마친 일행들 정리하면서 뒤의 인원 수에 맞게 테이블도 붙였다 떼었다 해주시고, 우리 뒤에서 얄밉게 두 사람만 왔으니 먼저 들어가겠다는 클레임도 적당히 방어해주시는 등 센스가 만점이시라는. 이쯤에서 명화원 다녀온 사람들의 인증샷 하나 올립니다. 아주 심플하지만 나름 가격은 럭셔리한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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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말고 벽 쪽의 메뉴판을 보니 옛날에는 저 메뉴 외에도 이것 저것 하셨던 거 같은데, 다 흰종이로 가려버리고 저 메뉴들만 남았더군요. 미리 주문해놓은 덕분에 앉은 지 한 5분 만에 주문한 음식들이 차례대로 등장합니다.

먼저 오늘의 목적, 탕수육. 과연 명불허전.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하신 장인어른도 이 정도면 맛있는 축에 속한다고 하실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소스가 자극적이거나 달지도 않고, 튀김옷도 산뜻하고, 안에 들어간 고기도 부드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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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만두도 일품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시켰는데, 이것 역시 맛있었습니다.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가 중국집에서 군만두를 시키면서 항상 상상하지만, 언제나 나온 군만두를 한 입 베어물면서 배신당하고 마는 그런 기대를 제대로 충족시켜주는 맛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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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의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짜장면과 짬뽕의 경우, 면발에 대해서는 그럭저럭 만족 수준. 짬뽕은 국물맛이 끝내주네요. 입안이 따갑지 않은 칼칼함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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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식사를 마치고 난 후에, 보통 중국음식을 먹고 나면 남는 입과 위의 부담감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특히나 짜장면 먹고 입 안이 이렇게 산뜻하기는 처음이네요.

이전에도 꽤 유명했다지만,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칭송을 받으면서 거품이 낀게 아니냐는 말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따뜻한 봄날의 경우에는 한 40분쯤 기다려서 먹는다고 해도 그리 손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요새 회사 근처에서 중국집 자주 가는데, 갈 때마다 먹긴 맛있게 먹어도 언제나 먹고 나면 속이 불편했던 기억들 때문에 점점 비호감 쪽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중국음식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랄까요.

속이 너무 편했던 나머지... 전에 소개해드린 바 있던 삼각지 파크자이의 빈스빈스에 또 갔다라는 부작용이 발생하였습니다. (나름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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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지에 데이트하러 가실 분은 많지 않겠으나, 여친과 또는 남친과 1시간 밖에서 기다리더라도 맛있는 탕수육을 먹고야 말겠다~ 하실 분은, 어거지로 끌려가는 다른 한 쪽을 달래는 방편으로 파크 자이에 있는 빈스빈스나 구스띠모 같은 곳에 데려 가는 것도 괜찮겠네요. (반대파가 남친 쪽이라면 차라리 전자상가에 델고 가는 편이 나을지도...ㅋㅋ)

위치는 4호선 삼각지역 11번 출구고요. 파크자이 맞은편에 화랑들 주욱 있는 부근입니다. (차로 가면 평양집 지나 사거리(?) 너머서 경찰서 바로 지나서 있네요. 주차는 조금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적당히 대셔야 할 듯...) 주소는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1가 14-29 (tel. 02-792-2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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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사진 중에 울 와이프가 숨어있습니다. 힌트는... 놀라운 미인이라는 것! ㅋㅋ

pps. 허걱. 클릭 실수로 댓글금지가 되있었네요. -_-;;; 풀었습니다. (둠헤머님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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